중동의 전쟁
아닌 밤에 홍두깨 작전의 정치적 파장
진재일
2025. 6. 23. 01:20
미국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의 작전명칭은 OPERATION MIDNIGHT HAMMER이다. 우리말로 번역이 어려워서 번역기를 돌려보니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던져준다. 먼가 맛깔스럽지 않다. 이리 저리 생각해보다가, 뭔가 상황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보이는 우리말 속담이 생각나서 '아닌밤에 홍두깨' 작전으로 번역하겠다.
사태 발생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지상 시설만 파괴되고 지하 시설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GBU-57은 너무 깊어서 도달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려하지만 실제적인 영향 면에서는 효과적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현재의 평가는 모두 제한적이므로 SAR 영상 등이 공개되어야 피해가 좀더 명료해질 것이다.
국제법 위반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민간 핵 시설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한 테러 행위이며, 이는 이스라엘의 6월13일 공격과 다를 바 없다. 이 공격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목적을 부정하고 국제 질서 자체를 훼손하는 행위로 비판받는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했으며, 군사적 핵 프로그램을 보유한 적이 없다. IAEA의 철저한 사찰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민간 핵 시설을 폭격했으며, 이는 IAEA가 이란의 핵무기 생산을 부인했음에도 벌어진 일이다. 반면, 핵무기를 보유하고 NPT에 가입하지 않은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어려운 이중 잣대는 핵 관련 국제 질서가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트럼프의 이란 공격은 이러한 국제 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다.
미국의 의사결정 문제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기관의 보고를 무시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결정했다. 정보가 의사결정에 필요한 합리성을 제공해주는 것이므로 정보는 법치주의의 핵심요소이다. 정보보고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법치주의의 원칙을 벗어난 것으로 이것은 미국의 제도적 위기이자 바나나 공화국처럼 행동하는 비합리적 의사결정이다. 전쟁선포는 의회의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이를 위반했다. 미국의 정치과정이 얼마나 자기규율을 가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히 마찰 요인이 된다. 이란이 보복을 60일 내에 멈추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이를 면하려면 의회가 이란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수밖에 없다.
EU의 입장
EU 외교 정책 수장 카야 칼라스는 이란이 핵폭탄을 가질 수 없다 고했으나, 이는 이란의 핵폭탄 보유 주장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전을 퍼뜨리는 것이다. 카야 칼라스를 아는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이사람은 변호사출신으로 인구 130만의 에스토이나 총리를 지냈지만, 사실 동장할 두뇌가 안된다. 이런 사람이 EU외교수장이 된 것부터 이상하지만, 저런 트윗을 올릴 두뇌도 안된다. 그런데 핵심은 그녀의 입을 통해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분명히 누군가 써준 것을 읽는 것이다. 가자 지구 문제 등에 대한 EU의 침묵과 더불어 유럽 연합의 신뢰도와 외교 활동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논점의 왜곡
이란은 핵무기 개발 주장은 허위
이란은 핵폭탄을 원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지난 6월 15일 오만에서 6차 협상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논의 과정은 6월 13일 이스라엘의 개입으로 중단되었다. 이 협상의 쟁점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었다. 이란은 우선, 국제적으로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했다고 매우 분명하게 밝혔다. 이란 내부적으로도 핵무기개발을 금지했다. 이란과 러시아 간의 글로벌 전략 협정을 읽어보면,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의 조항을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즉, 이 양자 조약에서도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것이라는 문제는 없다고 분명히 명시했다. 우리는 이란의 전략 교리에는 핵무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핵폭탄 문제는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농축 능력이 쟁점
그리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이유는 핵폭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라늄 농축 능력, 즉 권리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권리는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제4조에 명시되어 있다. JCPOA 제4조는 핵확산금지조약의 규정에 기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핵확산금지조약에는 제4조에 어쨌든 핵확산금지조약에는 민간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가 모든 국가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란은 왜 이 양도할 수 없는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가? 이란은 한번도 군사 핵 프로그램을 가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1988년에 타당성 조사를 했고, 이 '아마드 프로젝트'라는 타당성 조사는 2003년에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이 가지지 않는 것보다 더 문제가 될 것이다"라는 결론으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그들은 핵무기 보유 구상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타당성 조사였을 뿐, 계획은 전혀 없었다.
확전 및 보복
시대 착오
미국의 약점 중 하나는 매우 강력했던 세계적 패권의 상실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탈냉전기의 패권 시대에 미국은 거의 완전한 확전 통제권을 누릴 수 있었다. 원한다면 확전하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들을 조금씩 공격하고, 시리아나 이라크를 조금씩 폭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싸우는 나라들이 보복할 수 없거나 보복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만약 그들이 미국에 반격하면 미국은 언제든지 훨씬 더 강력한 공격을 가할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란과도 이렇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란을 공격한 후 그는 "이제 평화의 시간이다"라고 말하며 이란에 보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이란을 훨씬 더 세게 때릴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는 국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란은 새로운 적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미국에 대한 보복을 할 것이 예상된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강화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란의 미사일 재고가 얼마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이 만들어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능력 중에 유일하고 조금이라도 작동하는 것은 보잉이 만들어준 애로우 미사일인데, 전쟁이 10일째로 접어든 이스라엘의 피격상황을 보면, 애로우 미사일은 바닥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로우 미사일의 재고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소모량을 보충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의 역할
애로우 미사일은 중국의 희토류와 전략광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신규제작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중국은 자동차용 희토류 수출은 6개월간 재개하지만, 군사용으로는 수출금지를 해제한 적이 없다. 따라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필요한 무기를 만들거나 생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트럼프 진영이 계속해서 중국과의 전쟁을 입에 올리므로, 이제 중국의 기업들은 전략광물을 수출하고 싶어도 중국정부의 규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란의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는 제안하지 않았지만, 중국 스스로나, BRICS, SCO의 회원국들이 세계의 문제가 미국이라고 본다면, 중국에게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중국 스스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중국이 마음 먹으면, 미국의 부채를 덤핑시켜 미국 경제를 붕괴할 수 있으나, 중국 또한 큰 타격을 입으므로 즉각적인 행동은 없을 것이다. 중국은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때를 기다릴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서의 논점은 그것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미국이 더 이상 무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마피아식 패권유지 방식에 대해서 제동을 갖출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동국가들은 분리통치 정채의 영향하에 있어서 힘을 합치지 못하지만, 아랍 국가들이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미국의 '마피아식' 패권 유지 방식에 대한 우려가 있다. 큰 틀에서는 현재의 친미 정책의 수명이 오래가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란을 시작으로 이라크, 사우디, 요르단, 카타르, UAE, 이집트 등 한 때 친미였거나, 현재도 친미 국가들은 미국에 의해 이용되고 버려지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이집트 등은 중국이 조용히 접근하여 미국의 장악력인 군사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법 질서의 중요성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최근 대응에서 민간인 대신 군사 및 의사결정 목표,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여 약점을 드러내고 국제법 적용을 요구하게 만드는 현명한 전략을 사용해왔다. 미국은 냉전이후 국제 관계를 협상이 아닌 '복종'으로 보는 근본적인 오해를 가지고 있으나, 점점 통하기가 힘든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1945년 이후 미국이 주도로 확립한 법 기반 국제 질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규칙기반 국제질서를 들고 나왔다. 누구도 규칙기반 국제질서가 뭔지 모른다. 규칙을 물으면 '거시기'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다극 질서로의 전환
세계가 단극성에서 다극성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단극 질서를 회복하려 하는 반면, 다른 국가들은 다극성을 선호하고 있으며, 이것이 현재 진행 중인 갈등의 큰 원인이다. 만약 이란이 능력이 있다면, 이스라엘에게 한 것 같이 미 펜타콘을 파괴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능력을 가진 나라는 거의 없다. 시도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조만간 그런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은 상상할 수 있다. 누군가가 법기반 국제질서를 재확립하고, 미국이 세계의 지배자가 아님을 이해시킬 수도 있을 수도 있거나 아직 아무도 나서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Don Fanucci 와 같이 그 길을 Don Trump는 그길을 재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란의 다음 수
Don Trump는 아닌밤에 홍두께 작전의 성공을 발표하며 자축하는 자리에서 이란보고 이제 협상에 나서라고 했다. 감격에 겨워한 네타냐후의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내 반정부 봉기를 기대했으나, 이란은 안정적이었다.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서 Don Trump에게 꼬리를 흔드는 대신, 이란의 Abbas Araghchi 외무장관은 푸틴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심각한 회담을 기대한다고 했다. 파키스탄이 이스라엘의 핵에 대한 핵우산을 이란에게 제공하기로 나섰지만, 미사일 요격 지원과 같은 형태가 더 현실적이다. 그러나 상황은 훨씬 급박하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이란의 보복을 기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란이 중동 내에 있는 미군기지에 보복을 하게 되면, 이란의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앞에서 말한대로 확전통제권은 아직도 미국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복권리는 사용하지 않고, 이스라엘에 공격을 지속하는 것은 현명했다. 보복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안심하고 2차 공격을 할 것이고, 보복을 하면, 그것을 명분 삼아 정권교체 작전으로 넘어갈 것이다. 이란은 일단 딜레마에 처해 있다.
미국의 공격으로 상황이 변한 것은 3차 대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2차 대전 이후의 전후 질서를 미국이 스스로 파괴했기 때문이다. 안보와 관련한 핵심적인 제약조건인 NPT를 미국이 파괴함으로써 그동안의 모든 국제 협약은 모두 무효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러시아-이란 간의 협정의 조건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하다. 만약 이란이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는 경우에도 협정이 유효한지,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러시아로 불똥이 튀면 러시아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골치아플 것이다.
러시아와 이란 간에는 북한으로부터 핵탄두를 빌려오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아니면 러시아가 핵우산 제공을 선언할 수도 있다. 또는 러시아가 핵탄두를 직접 제공해줄 수도 있다. 어차피 우크라이나의 전략폭격기 공격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을 러시아가 아는 이상 2026년 2월에 새로 조약을 맺어야 하는 New START는 사문화되었다. 그리고 현재 핵전력은 러시아가 월등하다. 이란의 극초음속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면, 갑자기 이란은 이스라엘을 붕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미국은 사우디를 핵무장 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핵무기에 대한 것이 아니며, 레짐 체인지이므로 외부에서 핵을 빌려와서 핵무장을 하게 되면, 언터처블이 되고 레짐 체인지는 중단되게 된다. 그리고 세계는 핵무장 연쇄반응의 우려도 있다.
국제 사회의 역할
협상 과정 중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국제 사회가 정치적 신호를 보내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행동에 강력히 대응해야 하지만, 현재는 어느 때보다 진영이 갈라져 있다. 공격을 한 서방의 압박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이 향후 진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이스라엘-미국이 공세, 이란이 반응하는 모습이다. 언제까지 이런 형세가 진행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말을 아꼈던 러시아의 푸틴이 뭔가를 선언하기는 해야 할 것이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미국와 이스라엘의 후속될 레짐 체인지 작전에 대해서 생각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