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 비교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이스칸데르-M
진재일
2025. 5. 27. 00:00
작년 ATACMS의 러시아 본토 공격 승인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9월에는 당시 신임 스타머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여 바이든 대통령에서 스톰쉐도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의 사용승인을 받으려 했으나 불발에 그쳤고, 11월에는 승인을 받아 브랸스크에 사용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당시 3차례 관련하여 포스팅한 적이 있다. 게임체인저, 레드 라인, 에스칼레이션 등의 엄청난 정치적인 광고효과에도 불구하고 막상 실전에 사용된 뒤로는 거의 모든 미사일이 러시아 방공망에 요격되었다. 그 뒤로 서방의 뉴스에서는 이 무기들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1.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이스칸데르-M
ATACMS에 대응하는 러시아의 무기는 이스칸데르가 있다. 전술지대지 미사일에는 MTCR이 있으므로 수출용 버전과 국내용 버전은 차이가 나는데, 이스칸데르-M은 국내용으로 사거리 500km에 이른다. ATACMS와는 달리,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얼마전 패트리어트 포대를 격파하였고, 엊그제는 안토노프 항공 기지도 격파하였다. 동급의 미국 무기 ATACMS/PrSM와는 성능차이가 확연히 나며, 동시에 서방과 러시아의 방공체계의 효과차이도 두드러지게 되었다.
X의 Ruslan Musychuk님(@ruslan_muzychuk)
One of the loudest nights in #Kyiv—likely the most massive drone attack the capital has ever faced. Per Ukraine’s Air Force, Russia launched 14 Iskander ballistic missiles and 250 attack drones across Ukraine last night. #KyivUnderAtt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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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제공한 러시아 공습의 명분
이 같은 러시아의 공격의 배경은 전승절 전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의 드론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에 대한 지속적 공격이 있다. 수백 기에 달하는 드론이 러시아를 향해 발사되었고, 이로 인해 모스코바 일대의 공항은 자주 마비가 되고,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민간인이 피해를 입는 등, 러시아의 일상에 지장을 주게 되었다. 그리고 러시아의 무기생산 공장에 대한 공격도 하였다. 그런데, 무기생산공장에 대한 공격은 전시에 합당한 표적이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은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한다. 이는 러시아로 하여금 자위적 보복이라는 명분 아래 전면적 공습을 정당화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단순 보복을 넘어서 전국적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드론 도발에 대한 러시아의 전략적 전환
실제로 러시아는 이 드론 공격에 대응해 훨씬 더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공습 작전을 개시하였다. 이는 보복이라는 정치적 정당성을 무기로 삼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포괄적 타격을 합리화하고, 동시에 전선을 유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 심리적 효과도 노렸다.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무력의 충돌이 아니라, 전술적 반응을 전략적 기회로 변환해내는 의사결정 능력이다. 이 점에서 러시아는 드론 도발을 기회로 삼아, 자국의 대응 능력과 지속적인 작전 수행 여력을 과시하고자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 공습과 서방 방공망의 한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대규모 공습을 통해 자신들의 군사력과 전략적 우위를 과시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NATO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첨단 방공 시스템의 한계와 무력함이 드러났다. 키에프를 포함한 주요 지역의 방공망이 실제 전장에서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키에프 외곽에 위치한 안토노프 항공 공장이 러시아의 정밀 미사일 공격에 의해 정확하게 타격되었다. 서방이 제공한 방어체계가 러시아의 고속·고정밀 타격 무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정치·심리전 효과
결과적으로 이 공격은 단순한 타격 이상으로 정보전과 심리전의 성격을 동시에 갖춘 작전을 한 것이다. 러시아는 이를 통해 서방이 지원한 무기 체계의 무력함을 입증하고, 나아가 러시아가 여전히 전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정치적·심리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전략적 효과
또한 이 공습은 단순히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드론 격납소, 탄약 저장소, 철도 및 에너지 기반시설 등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능력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키는 전략적 타격이었다. 러시아는 이러한 연쇄적 공격을 통해 “우리는 전장에서 후퇴하지 않고 여전히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려 했고, 동시에 우크라이나 국민과 지도부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이 공습은 군사적으로는 전쟁 능력의 차단, 전략적으로는 전장 주도권 유지, 심리적으로는 공포와 무력감 확산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고차원적 행위였다고 볼 수 있다.
2. 미사일 정확도와 드론 공격의 전략적 해석
러시아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정밀 유도 미사일의 성능에 대해 꾸준히 높은 평가를 내려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운용된 이스칸데르(Iskander)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크루즈 미사일들은, 초기 전쟁 발발 당시부터 이미 높은 정확도를 보장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서방의 일부 미디어와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미사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정밀해졌다고 보도하지만, 러시아 측은 그러한 주장은 과장된 평가일 뿐이며, 미사일의 성능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실전 명중 기록과 전략적 효과라고 강조한다.
러시아의 성공척도: 최상위 목적 달성에 미치는 영향력
즉, 러시아는 “기술적 수치의 변화”보다 “목표 달성률”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이 논리는 단순히 ‘미사일이 얼마나 오차 없이 목표에 도달했는가’가 아니라, 군사·정치적 목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그 무기가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발휘했는가에 초점을 맞춘 사고방식이다. 전장에서 무기 체계의 유효성은 반드시 정량적 성능과 비례하지 않으며, 타이밍, 심리전 효과, 인프라 타격의 범위 등 종합적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방에서 사용하는 척도가 전술적, 작전적 효과 평가 차원에 머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관점
이러한 관점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전술적 교란을 넘어서, 전략적 국면의 전환 신호로 인식한다. 특히 러시아 본토를 직접 겨냥한 대규모 드론 공격은, 단순한 군사적 타격 목적이 아니라 러시아 내부의 심리적 불안 조성, 체제 내 허점 노출, 그리고 국제 여론 환기 등의 다층적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단순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정당한 보복의 명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러우전을 보는 큰 그림: 비대칭 전략 대 과잉 응징 전략
더 나아가 이 상황은 러우전이 단지 참호전의 소모 국면이 아니라, 전략적 정보전과 심리전의 복합장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작은 손실로 큰 효과를 기대하는 비대칭 전력의 사례”지만, 이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훨씬 전통적이며도 압도적인 ‘과잉 응징’ 전략으로 나타났다. 이런 과정을 통해 러시아는 드론이라는 새로운 위협 유형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하고 이를 전체 전쟁 국면에서 재배치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여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