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alation(분쟁확대)은 행위자들의 상황과 인식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므로 Escalation과 관련해서는 지속추적이 필요하다. 지난 번 포스트에서는 스톰쉐도우의 러시아본토 공격 사용 승인과 관련한 쟁점을 다루었다. 스톰쉐도우의 공격이 러시아에게 군사적으로는 큰 문제가 아니다는 것과 러시아는 비군사적 제재라는 카드가 있다는 점을 중심으로 생각할 때, 약간의 프로파겐다 스턴트로 보인다는 생각을 말했다. 오늘은 그 이후에 일어난 중심으로 약간의 다른 관점에서 살펴본다.
푸틴의 경고
푸틴은 현지시간 9월 12일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공격을 허용하도록 서방에 요청하고 있는데, 허락한다면 서방이 러시아와 직접 싸우게 되는 것이며, 이같은 움직임이 전쟁의 성격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하는 미사일은 스톰쉐도우/SCALP 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ATACMS도 해당되고, 앞으로 JASSM, 독일의 TAURUS에도 적용된다. 영국은 이미 허용하는 분위기였고, 프랑스와 독일은 이미 지난 5월 SCALP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한 바 있다. https://edition.cnn.com/2024/05/28/europe/ukraine-french-weapons-russia-macron-intl-hnk-ml/index.html
그럼에도 미국의 결정을 기다리는 모습에서 이 모든 움직임은 사실상 전쟁의 주체가 우크라이나도, NATO도 아닌 미국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세부기술적으로는 이런 무기를 인도받을 때, 이미 우크라이나 영토내의 표적에 대해서만 사용하겠다는 조건을 달았겠지만, 실제로는 NATO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 우크라이나는 주권이 없는 나라처럼 보인다. 한발 더나아가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이미 사용해도 된다고 했는데도, 다시 미국에 물어봐야 하니, 프랑스와 독일도 주권의 상당부분이 없는 나라인다. 영국도 마찬가지이다. 미영 양국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에까지 가서 뭔가를 협의하는 연출을 보였으나,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푸틴의 논리
푸틴은 "위성 표적 데이터와 미사일의 비행 경로에 대한 실제 프로그래밍은 우크라이나 자체 능력이 없어 NATO 군인이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움직임은 키예프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하는 국가를 직접 전쟁으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것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러한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NATO 회원국들이 군사 충돌에 직접 연루돼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다. 이 결정이 내려진다면 나토 국가, 미국,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 이상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될 것이며, 물론 이것은 분쟁의 본질과 본질을 크게 바꿀 것이다." 러시아는 새로운 위협에 기반해 푸틴이 말한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푸틴은 그 조치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과거에도 서방의 적들을 러시아 무기로 무장시켜 해외에 있는 서방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방안을 언급했고, 지난 6월에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타격 거리 내에 재래식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장거리 미사일의 중간유도 방법
스톰쉐도우 등 거론되는 장거리 미사일들은 중간유도과정에서 관성항법, 위성항법과 지형대조항법 등을 사용한다. GPS의 경우는 민간이 사용하는 C/A 코드가 아닌 P(Y)코드를 사용한다. 각 위성은 P(Y) 코드의 1주일 분절의 PRN (Pseudo Random Number, 6.1871×10^12 칩, 약 720.213 Gb)을 토요일 자정에 초기화하여 전송한다. 266일 마다 반복되므로, 이 PRN은 38주에 한 번씩 반복되는 셈이다. 이 코드는 항기만(anti-spoofing)을 위해서 암호화 한다. 이 암호를 decrypting 하기 위한 코드와 표적위치를 장입해야한다. 러시아도 Glanoss를 이용한 무기들이 많으므로 절차는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된다. 비행장과 같은 표적 위치는 그다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비행장은 통상 몇 백만평 이상의 규모이니까, 표적의 타격지점(DMPI,Desired Mean Point of Impact)을 고르는 일은 근실시간 정보가 필요하다. 이 근실시간 정보는 정보수집수단으로 수집하여, 정보유통망을 통해서 유통한다.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구축하기는 매우 힘들고 NATO의 C4ISR 자산과 인프라를 사용해야 한다. TERCOM(지형대조항법)을 위해서는 지형정보도 장입해야 한다. TERCOM은 디지털화된 지형정보를 실제지형과 대조하여 진행하는 항법이다. 디지털화된 지형정보는 위성을 통해서 downlink를 받아야 한다. 이 위성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이같은 능력이 없다. 따라서 영국 총리가 미국대통령에게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위성정보는 지형정보와 함께 러시아의 방공무기들의 위치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이를 회피하는 경로를 설정할 수 있다. 순항미사일은 속도가 아음속이므로 방공무기에 취약하다. 따라서 항로 중간 중간에 중요한 Waypoint들에 대한 지형정보가 없으면 제대로 표적을 찾아갈 수가 없다. 그러니까 스톰쉐도우 등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는 NATO군인이 수행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되며, 이는 NATO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이 된다. 분쟁의 본질을 바꾼다는 푸틴의 논리도 다 맞다. 여기까지는 논쟁할 것도 없다. 그냥 사실이다.
러시아의 대응에 대한 고민
정말 문제인 "적절한 결정"이 뭔가에 대해서 지난 주에 많은 논의를 했을 것이다. NATO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직접적 공격에서부터 핵무기의 사용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을 것이다. 이 논의에서 영국, 폴란드, 미국의 입장은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러가지 정황상 영국은 러시아의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이고, 폴란드는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문제는 미국인데, 어떤 일이 있어도 미국을 전쟁에 끌여들이고야 말겠다는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기로에 서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미국은 심정이 복잡했을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핵 독트린을 수정하는 과정에 있으며, 푸틴은 내부로부터 우크라이나에서 NATO 침략을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 핵무기 사용의지를 명시하라는 압력을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번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러시아는 또한 현재 중국과 함께 해군훈련을 수행한바 있고, 주요 원자재 수출제한을 고려중에 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22년에 스스로 러시아산 타이타늄 수입을 금지한 자체 제재를 통해 보잉이 겪고 있는 문제를 잘 알고 있을 백악관은 원자재 수출제한에 대해서도 걱정되었을 것이다. 러시아 내부의 강경파들은 푸틴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서방에게는 푸틴이 약한 것으로 비치는 것이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이번 푸틴의 레드라인이 진짜 레드라인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당초의 기대와 달리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백악관으로부터 제한을 해제한다는 결정을 듣지 못한 채 미국을 떠났고, 미국은 푸틴의 위협을 심각하게 생각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영국에서는 이달말 유엔총회에서 다시 미국과 만나서 논의할 기회가 있음을 말하며, 단지 연기된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쟁광으로 비쳐진 바 있는 존 볼튼은 바이든이 푸틴에게 위협에 대한 보상으로 스톰쉐도우를 내줬다는 식의 표현을 하고 있다.
푸틴의 협박이든 아니든 우크라이나는 분명 버림을 받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아니면, 이 모든 것을 알고도 돈이라도 한 푼 더 받아내기 위해서 젤렌스키가 북을 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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