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미사일 수출
인도가 22년 필리핀에 BrahMos 대함 미사일을 판매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에도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해상 위협에 맞서는 동맹국 필리핀의 군사력이 증강되는데 대해 매우 환영해왔다. BrahMos 미사일은 어떤 미사일이며,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살펴본다.
India briefs Indonesia on BrahMos supersonic cruise missiles ahead of proposed deal | India News - The Times of India
India News: India and Indonesia are finalizing a $450 million deal for BrahMos supersonic missiles, enhancing bilateral defense cooperation. Indonesian defense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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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hMos 미사일
BrahMos = Brahmaputra 강 + Moscow 강 라는 명칭을 알면 이 미사일의 사연을 잘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아와 인도가 기술협력을 하며 개발한 미사일이다. Brahmaputra 강은 중국의 고산에서 발원하여 인도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주를 거쳐 아삼주로 들어가는 인도에서 가장 넓은 강이다. Moscow 강은 더 설명이 필요없는 모스코바를 구비구비 흐르는 강이다. 이미사일은 중거리 램제트 초음속 순항 미사일이다. 잠수함, 함정, 전투기 및 TEL에서 발사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을 개발하는데는 10년 정도가 걸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러시아의 기술 + 인도의 생산의 합작인데, 러시아의 P-800 Oniks 미사일을 기반으로 개발하였다. Oniks 보다 약간 다운그레이드하여 개발한 것이라 보면 대체로 맞다. 1995년에 인도의 DRDO와 러시아의 NPOM의 합작법인 BrahMos 항공우주를 자본금 2억5000만불(인도 50.5%+러시아 49.5% 지분)을 투자하여 설립하였다. 초창기에는 램젯엔진과 레이더 탐색기 등 65%의 구성품을 러시아가 제공했으나, 현재노느 65%에서 85% 가량을 인도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상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에 설명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러시아의 대함 순항미사일 수출 계약
그런데 2월 4일 인도국방부는 러시아와 인도 잠수함 함대의 전력강화를 위한 신형 대함 순항미사일 계약 사실을 공표하였다. 당연히, 왜 인도가 러시아에게 미사일을 사는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상세한 내용이 없어서 아무 것도 알 수 없으나, 현재의 인도 미사일 능력을 중심으로 한 여러가지 추측을 해본다. 잠수함의 VLS에 탑재할 수 있으면, 구축함급 수상함의 VLS에도 탑재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할 수 있다.
인도의 잠수함 전력
인도는 현재 6천톤급 핵잠수함(SSBN) 2척과 1,800톤~3,000톤급 디젤잠수함 17척을 보유하고 있다. 건조 중인 핵잠수함은 7천톤급 2척과 2천+톤급 디젤잠수함 3척(프랑스와 합작)이 있다. 계획 중인 잠수함은 1만3천톤급의 SSBN 3척, 6천톤급 SSN 6척, 13,000톤급 SSN 1척(러시아 생산, 2025년도 취역 예정) 등 10척이며, 디젤잠수함도 21척이 있다. 극히 일부는 초기 탐색개발 자금투입이 되었으나 대부분은 아직 계획단계에 머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인도의 잠수함 전력이 대폭 증강되고 있는 추세임은 확연하다.
인도의 구축함 전력
VLS가 탑재된 구축함은 최신형부터 구형순으로 나열하면, 대략 7500톤 비샤파트남급(VLS 48개), 7500톤 콜카타급(VLS 48개), 6,200톤 델리급(VLS 32개) 등이 있다. 대함미사일은 현재 BrahMos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
3M14 Kalibr 미사일
2015년 10월 7일카스피해 함대의 게파르드 급 호위함과 부얀-M급 코르벳함에서 시리아의 11개 표적을 공격함으로서 유명해진, 미사일이다. 당시는 지상표적을 향해 공격했지만, 본래는 대함미사일이다. 시리아 내전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매우 활발하게 운용한 Kalibr 미사일은 여러가지 버전이 존재하는데, 특징적인 것은 아음속으로 sea skimming 비행을 하다가 표적 앞에서 급상승, 급강하 및 초음속인 마하 3 이상으로 격동적인 기동을 하는 것이다.
BrahMos-2과 Zircon
BrahMos-2라고도 알려진 위의 계약에 대해서는 Oniks가 아닌 Zircon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라서, 인도에게 공급하면, 그 기술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한다는 이유로 러시아는 꺼려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사실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은 구소련 1960년대부터 구상되어 온 것으로 구소련의 붕괴과정에서 순탄치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인 논의에서는 미국보다도 15년~20년 이상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즉 2040년~2045년이 되어야 현재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수준의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의외로 엔진분야가 아는 소재분야가 핵심기술을 이룬다고 한다. 마하 10이상의 고속비행을 견뎌야 하는 소재의 개발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마하 6~8, 1,000~1,500km 그 중간의 어느 수준의 조합
인도와 러시아 관계는 1950년대 구소련 시절부터 현재의 러시아간 원만하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후에 전략적 협력 수준이 더 높아졌다. 현재 Zircon은 마하 13 이상도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러시아는 인도에 마하 6정도와 사거리 1,000km정도로 제한하는 버전을, 인도는 마하 8~10에 1,500km를 요구하는 등의 말이 있었으나, 어느 것도 확인할 수는 없다. 인도는 동해/서해 함대 2개가 있는데, 서해함대에 이 능력을 구비하면 대략 아라비아만을 통제할 수 있다. 잠수함의 경우는 거리가 매우 늘어날 것이다.
targetting 능력
미사일 사거리가 늘어나도, 표적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 미사일의 운용범위는 제한된다. 1,000km 정도의 표적을 실시간으로 획득하기 위해서는 위성능력이 필수적이다. 위성의 집합적 운용constellation이 필요하다. 현재 러시아는 이 능력을 갖고 있으니, BrahMos-2 계약에는 위성 표적 제공과 관련한 내용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효과성이 제한된다. 그리고 러시아가 운용통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인도도 targetting 능력을 보유할 것이므로 인도에게도 당분간의 표적정보 지원만 받으면 되므로 양측이 수용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인도는 찬드라얀 등 위성발사, 우주 탐사 프로젝트, 위성운영 등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 부터 항법위성체계인 독자적인 IRNSS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targetting 능력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인도의 BrahMos 수출의 의미
필리핀에 수출할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은 대단히 환영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그다지 환영할 일이 아닐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025년 부터 BRICS의 10번 째 정회원 국가가 되었다. 현재 BrahMos의 수출은 단순히 몇 $4.5억불의 계약의 의미를 넘어선다. 필리핀의 경우는 개발비용 환수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인도네시아의 수출부터는 상당한 산업기반을 확충하는 의미가 있다. 미사일의 경우는 수출할 때마다 버전을 바꿀 수 있으며, 따라서 BrahMos-2의 기술에 인도가 상당히 접근한다면,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술적 능력의 축적기반이 확산됨을 의미한다.
빨라지는 미사일 확산
현재까지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정도가 실전배치나 발사시험을 한 수준이라면, 서방에는 어느 나라도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해상교통로가 분포하고 있는 서태평양과 수에즈로 연결되는 SLOC이 엄청나게 무장되는 것이다. 이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후티반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6개월 이상을 미국의 항모전투단이 파견되어 있으면서도 결정적인 역할에 힘겨워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 SLOC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큰폭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기뻐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사일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때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90년대에 핵기술과 함께 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그 기술을 IRBM, ICBM 등 핵과 연계시키는데만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되돌아보면, 북한은 미사일 시대의 도래를 예상하고, 선제 투자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재래식 전력으로는 한국이나 미국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므로 비대칭성의 전력에 투자를 한 것을 우리가 놓쳤을 수 있다. 물론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기술은 우리나라도 상당하다. 그러나,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MIRV, MaRV 같은 기술은 먼저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 미사일은 비닉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서, 일반 국민들은 현재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없다. 물론 잘 알아서 대응하리가 생각하지만, 거시적인 기술발전 추세에 맞추어, 우리의 미사일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