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 연구소에서 만든 것(2022년 1월 25일 작성)으로 보이는 비밀 문서가 2022년 9월 인터넷상에 떠돌았다. 형식적으로는 비밀문서의 요약부분이 유출된 형태로 떠돌았다. 요약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독일의 약화, 미국의 강화
미국경제의 현재 상태는 외부로부터 재정과 물질적인 지원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과 2021년 Covid 봉쇄 기간에 현금을 무제한 찍어내었던 것처럼 최근 연방준비제도위원회가 규칙적으로 의지해온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외부 부채와 달러 공급이 급증했다.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제 상황으로 인해 다가오는 2022년 11월 선거에서 상하 양원에서 민주당의 지위 상실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는 어떤 비용을 치르고도 피해야 하는 대통령의 탄핵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경제체제, 특히 특히 은행체제 안으로 자원이 유입되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 EU와 NATO에 대한 책무로 묶여 있는 유럽국가들만이 미국에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비용을 야기하지 않고 이 같은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
주된 장애물은 독립성이 증가하고 있는 독일이다. 독일은 여전히 주권이 제한된 국가이지만,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이 같은 제한 사항을 걷어내어 왔으며 완전한 독립국가로 전이해오고 있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천천히 조심스럽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연장선으로 추정해보면,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이 가속적으로 악화되면, 속도는 심각하게 빨라질 수도 있다. 독일의 경제적 독립에 기여 하는 한 추가적인 요소는 브렉시트이다. EU구조에서 영국이 빠져나오면서 다국정부 간 의사결정에서 미국의 협상 영향력이 상당히 상실되었다.
대체로 이 같은 변화의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다. 만약 어느 날 우리가 유럽을 포기하면, 독일과 프랑스는 완전한 정치적인 합의체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와 과거 ESCS가입국가를 포함한 다른 오래된 유럽국가들은 일정한 조건 하에서 합류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EU 체제 밖에 있는 영국은 독일-프랑스의 압력에 버티기 힘들 것이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궁극적으로 유럽은 미국에 대해 경제적 경쟁자뿐 아니라 정치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만약 미국이 상당한 기간 국내문제에 몰입되어버리면 과거의 유럽국가들은 미국 지향적인 동유럽국가의 영향력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과 EU 경제의 취약점
만약 독일이 통제된 경제적 위기를 경험하기 시작한다면,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자원의 유입에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EU의 경제발전 속도는 거의 대안이 없이 독일경제의 상태에 의존하고 있다. 가난한 EU 국가들에 대한 지출로 인해 정면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독일이다. 현재 독일 경제모델은 양대 축에 기초하고 있다. 그것은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와 핵발전소 가동으로 인해 값이 싼 프랑스의 전기에 대한에 대한 무제한 접근이다. 이중 전자의 중요성이 상당히 더 크다.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독일경제와 간접적으로는 EU 전체에 파멸적일 수 있는 체계적인 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프랑스의 에너지 부문은 머지않아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기 시작하게 될 수 있다. 러시아가 통제하는 핵연료 공급의 예상되는 중단이 사헬지역에서의 불안정적인 상황과 결합하여 프랑스 에너지 부문은 호주와 캐나다의 연료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이다. AUKUS의 설립과 함께, 압력을 행사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슈는 현 보고서의 범위를 넘어선다.
통제된 위기
연정의 제약조건으로 인해, 독일의 지도부는 국가 내의 상황에 대해 완전한 통제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정교한 행동으로 인해, 철강 및 화학 산업의 로비스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Nord Stream 2 파이프라인의 가동을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생활 수준이 급격히 악화된다면, 지도부는 정책을 재검토하고 유럽의 주권과 전략적인 자치의 구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독일의 러시아 에너지 공급에 대해 거부를 보장하는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양국을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분쟁에 개입하게 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추가적인 행동은 러시아로하여금 불가피한 군사적인 반응을 유도할 것이다. 미승인된 돈바스 공화국들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엄청난 군사적 압박에 대해 러시아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군사적인 대응이 시작되면, 러시아를 공격자로 선언하고 사전에 준비된 경제적 제재 패키지 전체를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 대해 푸틴은 러시아의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위시한 제한된 제재대응책을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EU국가들이 입을 피해는 러시아가 입을 피해와 비교될 만할 것이다. 독일을 위시한 몇몇 국가들은 더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독일이 이 같은 함정에 빠지기 위한 선결 조건은 유럽에서 녹색당과 이데올로기의 지도적인 역할이다. 독일 녹색당은 열광적은 아닐지라도 엄청나게 교조적인 운동으로 이들이 경제적인 주장을 무시하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런 점에서 독일 녹색당은 유럽의 나머지에 있는 녹색주의자들을 상당히 능가한다. Annalena Baerbock과 Robert Habeck과 같은 그들의 지도자들의 개인적인 특성과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그들이 저지른 실수를 시의적절하게 인정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간주해도 좋다.
따라서 푸틴의 공격적인 전쟁에 대한 언론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녹색당을 제재에 대한 열성적이고 강성의 지지자로 형성하여 ‘전쟁당’으로 만드는 것이면 충분할 것이다. 이로 인해 제재 체제는 방해받지 않고 도입될 것이다. 현 지도부의 프로정신의 부족으로 인해 선택한 정책의 부정적인 영향이 충분히 명백해지는 미래에도 정책적 후퇴가 불가능할 것이다. 독일 집권 세력의 연정 파트너들은 최소한 경제적 문제의 짐이 정부 위기 유발에 대한 염려보다 더 무거워질 때까지는 그들의 동맹을 따를 것이다.
그러나 SPD(사회민주당)와 FDP(자유민주당)가 녹색당에 대항할 준비가 된다고 해도, 차기 정부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충분히 빠른시간 내에 정상화할 가능성은 눈에 띄게 낮다. 독일이 우크라이나 군에 대한 무기와 군사장비들의 대규모공급에 동참하게 되면, 러시아의 강한 불신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협상 절차는 매우 길어질 것이다. 만약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범죄와 러시아의 공격이 확인되면, 독일 정치지도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강화된 제재 패키지에 대한 EU 파트너들의 압력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로 인해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협력에는 충분히 긴 간극이 발생하게 되며, 독일경제의 대규모 운영자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예상되는 결과
러시아 에너지 공급의 감소(이상적으로는 공급의 완전한 절반 축소)는 독일 산업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주택과 공공시설의 겨울 난방을 위해 러시아 가스의 상당량을 전환할 필요는 공급부족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산업체들의 가동중단은 제조업을 위한 구성품과 부품의 부족, 공급망의 붕괴와 궁극적으로는 도미노효과를 을 초래할 것이다. 가장 큰 경우 화학, 금속가공, 기계 제작 공장들이 에너지 소모를 축소할 여력이 사실상 없어 완전히 가동 중단될 수 있다. 연속 사이클로 가동하는 공장들이 중단되면, 파괴를 의미한다.
독일경제의 누적 손실은 근사적으로만 추정가능하다. 러시아 공급의 제한이 2022년에만 국한된다고 해도 그 결과는 수년간 지속될 것이며, 전체 손실은 2,000억~3,000억 유로에 달할 것이다. 독일경제에 충격적인 일격을 가할 뿐아니라, EU 전체 경제의 붕괴는 불가피할 것이다. 우리는 경제성장속도의 감소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5-6년간 지속적인 침체와 물자생산 부분에서만 GDP의 감소 폭이 3-4%이르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같은 붕괴는 불가피하게 금융시장에 패닉을 불러오고,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유로는 불가피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달러보다 싸질 것이다. 유로의 급격한 추락은 유로의 세계전역에서 유로의 매도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불량통화가 될 것이며, 세계 모든 국가가 보유 외환고에서 유로의 비중을 급격히 축소할 것이다. 이 같은 간극은 우선적으로 달러와 위안화로 보충될 것이다.
지속된 경제침체의 또 다른 불가피한 결과는 생활수준의 급격한 추락과 실업의 급증(독일에서만 200,000~400,000명까지 발생 가능)이고 이로 인해 숙련노동자와 고등교육 받은 청년들이 탈출할 것이다. 이 같은 인원들은 말 그대로 미국 이외에는 다른 목적지가 있을 수 없다. 다른 EU 국가들에서도 소규모이지만, 그래도 상당한 이주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고려 중인 시나리오는 국가의 재정적 체질을 간접적으로 그리고 대부분은 직접적으로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다가오는 경제침체의 추세를 되돌릴 수 있고, 더욱이 당면한 경제적 염려로부터 관심을 돌려서 미국 사회를 통합할 것이다. 이는 다시 선거 위험을 감소시킬 것이다.
중기간(4-5년)에는 주요산업에서 자본의 유입, 방향이 바뀐 공급망의 흐름, 감소된 경쟁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7-9조 달러의 누적된 경제적 혜택을 누릴 것이다. 불행히도, 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중국 역시 중기적으로 혜택이 예상된다. 동시에 유럽의 미국에 대한 깊은 정치적 의존성으로 인해 개별 유럽국가들이 중국에 접근하려는 시도는 효과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다.
보고서의 진위 여부
이에 대해서 RAND연구소는 나중에 가짜 보고서라고 발표하였지만, 당시에는 이 문서의 신빙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이 문서에 관하여 최초로 보도한 언론은 스웨덴의 Nya Dagbladet 였다. 당시, 필자는 해당 기사의 선임 기자인 Marcus Anderson에게 메일을 보내어, 왜 가짜인지를 설명한 바 있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이다.
- The contents of (the executive summary of) the report contradict what US has been doing in the context of US Alliance Management since the end of the WW II.
- The prototype of the report doesn’t coincide with the RAND report template. Headings, sponsor(s) and author(s) cannot be omitted.
- The ‘scenario’ is not a so-called scenario. The document refers scenario as if it is a policy alternative. Usually, research proceeds by (1) stating policy objectives, (2) describing policy setting environment, the uncertainty of which sets to search possible scenarios of future events, (3) considering potential policy alternatives, (4) then evaluating the alternatives over the scenario space, (5) selecting and recommending the superior policy alternative(s) and (6) mentioning some caveats in implementing the selected policy. The document does not mention any of them.
- Classified documents are written in a certain way, not like this one. Cover, head line and tail line should contain classifications. Every sentence should be designated at the end by the classification level. (U), (C), etc. In every organizations, there are certain templates for classified documents, beside which you cannot write any classified document.
- You should have noticed that the distribution list was fake at a glance. DNC is a joke. Policy making is considered by the administration not by law-makers. Law-makers selects policy related law. DNC w/o RNC is also a joke. By the way even though RAND is a politics-neutral institution, Brookings would be a lot closer to DNC than RAND. So the project for the report should have been directed to Brookings instead of RAND. Apparently someone must have related RAND regarding the infamous 2019 report, which was sponsored by the US Army. The Services can sponsor such a research because they have to consider all kinds of war games on potential adversaries, against whom they could do the real dirty work for the country in the future. But not the WH nor DOS. Their primary tool is diplomacy. Of course the Services can recommend the policy to the national leadership. The CJCS is the one who does the job on occasion. So the writer of the fake document must not know how the things proceed in the policy making world.
- The contents are so poor that you should’ve noticed it’s fake at a glance. It’s not a research report. It’s just a talking point in the pub between close buddies.
- Of course the contents of the report can be the byproducts of US’ Ukraine/Russian/Eurasian Policy. There is also a fairly good chance of intentional policy making. But that doesn’t make the fake document a real one. Policy making is a very serious job. Don’t be pooled again!
Nya Dagbladet의 대응
그 기자는 필자의 이메일과 같은 몇가지 반응을 접수한 뒤에 나중에 그에 대한 재차 보도를 한 바 있다. 보도 내용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그 문서의 가짜 여부가 아니고 그 내용의 가짜 여부였다. 그런데 내용은 상당히 신빙성 있게 보였다. RAND에서는 그 내용에 대해서는 어떤 코멘트도 없었다.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보고서의 내용과 비슷하게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독일의 경제는 회복불능상태에 머물고 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공장을 미국과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
통찰이 필요한 시점
이번 전쟁을 기획한 세력의 목표는 독일을 주저 앉히기 위한 것이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보고서는 거짓이라도 내용은 참인 것으로 보인다. 본래 NATO의 초대 사무총장 이사미 경은 NATO의 설립 목적을 러시아를 왕따시키고, 독일을 주저 앉히며, 미국을 참여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유럽을 전쟁에 끌어들여서 러시아를 치게 하는데, 만약 러시아가 패배하거나 약화되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유럽의 제조국가들에서 제조업들을 빼서 미국으로 옮기면 미국은 이익을 본다는 보고서를 보면 현 사태를 쉽게 바라볼 수 없게 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와 자원 가격이 급등하여, 자원국가들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누리고, 제조국가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흐름에 말려들고 있다.
전쟁은 엄청난 자원을 동원하여 수행하는 것이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런지, 누가 이익인지 누가 손해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황에서 상황파악이 힘들다. 이를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전체를 통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국가 안보를 다루는 직업이든지, 국제정치를 다루는 직업에 있든지, 투자와 비지니스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든지 지정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그 누구라도, 기본으로 돌아가서 전체를 통찰할 줄 알아야 한다. 전쟁은 언론도 속이고 국가도 속이고 속고 하는 아수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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