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협상 Negatiation

협상으로 가는 길 #1 준비

진재일 2024. 12. 3. 00:40

협상의 준비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중단하겠다는 공약 만큼, 협상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Kieth Kellogg라는 예비역 장성을 미국의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특사 추정 후보자 United States Special Envoy for Ukraine and Russia Presumptive nominee로 지명하였다. 이 사람은 트럼프 1기 때 마이크 팬스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고, 마이클 플린 장군 대신 NSA 대행을 한 정도로 트럼프와는 가까운 사이이다. 그러나 그는 다소 독특한 주장도 한 만큼, 그가 얼마나 역할을 할 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생각에 회의를 품고 있고 있다. 일단 그가 이끌 협상단의 역할에 대해서는 좀 더 정리되는 대로 포스팅하기로 하고, 지금은 일단 과거의 협상에 대해 먼저 살펴보았으면 한다.

 

1차 민스크 협정

유로마이단을 통해 2014년 2월 22일 빅토르 야누코비치를 탄핵하여 불법으로 쿠데타를 완성한 우크라이나 의회는 2014년 6월 7일 선거를 통해 페트로 포로센코를 대통령으로 뽑을 때까지 올렉산드르 투르치노우 의회의장을 대통령권한대행으로 하여 정부를 이끌어 간다. 이에 대해 도네츠크 자치공화국과 루한스크 자치공화국 중심으로 친러시아계의 시위가 확산된다. 이런 중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의 분쟁이 시작된다. 8월에 들어서는 분쟁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되는데, 이에 대한 서방의 기록은 러시아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지만, 객관적인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다. 대체로 러시아군이 아닌 PMC가 개입했다는 주장도 있으나, 정확한 것은 후일에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분쟁이 격해지자, 돈바스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협정을 맺게된다. 이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럽 안보 협력 기구(OSCE)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3자 접촉 그룹에 의해 초안되었으며, 소위 노르망디 포멧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지도가 중재하였다.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광범위한 회동을 가진 후,  2014년 9월 15일 3자 접촉그룹과 DPR, LPR의 지도자들이 협정에 서명했다. 이 합의는 이 지역에서 전투를 중단시키기 위한 이전의 여러 시도에 따른 것이며 즉각적인 휴전을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2차 민스크 협정

1차 민스크 협정은 싸움을 멈추지 못했다. 다시 싸움이 격해져 해를 넘겨서는 2015년 1월 21일 DPR군대가 도네츠크 국제공항을 점령하는 등, 우크라이나군이 열세를 보이게 된다. 그후에도 계속 우크라이나군이 밀리자,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와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2월 7일에 새로운 평화 계획을 발표한다. 이에 2015년 2월 15일에는 2차 민스크 협정이 맺어지면서 다시 한번 더 협정이 맺어졌다. 2차례의 협정내용은 간략하게 요약하면, 휴전과 장거리 무기를 뒤로 물리는 보안구역의 설치, 무장해제, 2015년 말까지 DPR, LPR에 대한 특별지위 인정 우크라이나 개헌, DPR/LPR 선거실시 등이나 우크라이나는 단 하나도 이행하지 않게 된다.

 

후일 메르켈은 이 협정이 우크라이나군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술수였다는 것을 밝혔다. 아직도 이런 메르켈의 실토를 서방언론에서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2015년 2월 11-12일 민스크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한 벨라루시, 러시아,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지도자들

 

OSCE 감시

OSCE 대표인 스위스의 하이디 탈리아비니는 2차례의 협정에 모두 서명한다. 따라서 협정에 대한 감시의 책임은 OSCE가 총괄을 맡았다. OSCE는 2022년 3월7일자로 우크라이나의 임무를 종결한다. 그간에 일어난 협정위반은 수도 없었으며, OSCE가 감시한 2014-2022년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군의 사격으로 돈바스지역의 민간이 사망자수가 14,000명을 상회한다. 

 

특기할 만한 일

2022년 2월 24일 이후, 서방에서 우크라이나전쟁을 묘사하는 변치 않는 표현은 'Russia's unprovoked and unjustified full-scale invasion and war in Ukraine' 이다, 번역하면 '러시아의 도발되지도 않고 정당하지도 않은 전면적인 우크라이나의 침공 전쟁'이다. 즉 우크라이나는 가만히 있는데, 러시아가 느닷없이 침공했다는 것이다. 지난 8년간 협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는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도발하지 않았다는 우크라이나

그런데 정말 'unprovoked'일까? OSCE의 기록을 보자. 2월24일 이전의 1주일간의 기록을 살펴본다. 2월 17일부터 사격금지 위반건수가 급증한다. 600건, 850건, 1550건, 2350건, 2000건, 1800건 등 2021년 평균인 220건이나, 그전 30일 평균인 210건 등에 비해 급증하였다. 폭발건수도 5배 이상 급증한다. 여기서 정확한 숫자를 언급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추세만 봐도 충분하다. 보고서들의 출처는 https://www.osce.org/files/2022-02-16%20Daily%20Report_ENG.pdf?itok=36184 링크를 타고 일자별로 검색할 수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말하는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까지 1주일간의 기록은 'unprovked'의 정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사전을 뒤져봐도 'provoked'에 적합한 숫자의 도발이다. 사격과 폭발이 난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의로 공격을 유발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OSCE 2022-2-17 일일보고서의 사격금지위반 건수

 

OSCE 2022-2-18 일일보고서의 사격금지위반 건수

 

OSCE 2022-2-19 일일보고서의 사격금지위반 건수

 

 

OSCE 2022-2-21 일일보고서의 사격금지위반 건수
OSCE 2022-2-22 일일보고서의 사격금지위반 건수
OSCE 2022-2-23 일일보고서의 사격금지위반 건수

 

우크라이나의 2022년 3월 중순 공격계획과 맞불 작전

2022년 3월 러시아군은 돈바스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계획문서를 발견하여 이를 공표한다. 이 시기에 서방에서는 거꾸로 푸틴이 유럽에 전쟁을 시작할 계획문서를 발견했다고 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시작일 뿐이라는 보도를 한다. 프로파겐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네러티브만이 중요하다. 

 

신뢰의 문제

앙겔라 메르켈의 실토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유럽 전체가 푸틴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자, 민스크 협정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어떻게 푸틴과 협정을 맺을 수 있느냐는 압력에 사실은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해 푸틴을 속이는 협정을 맺었다는 것을 털어놓은 것이다. 메르켈은 독일 내 또는 EU내에서는 방어했을 지 모르나, 이제 푸틴은 러시아 내에서 완전히 바보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러시아 내에서, 그리고 요즘 형성되고 있는 BRICS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에서는 서방에 대해 어떤 신뢰도 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아주 중요하다. 2025년 이후 여러가지로 미국은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각종 압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압력을 어디까지 받아야 되는 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말을 들으면 끝일까? 약속은 지킬까? 상대가 이런 생각을 하면 미국의 말발이 먹혀들지 않는다. 이 같은 신뢰상실의 연장선 상에서 Kellogg 특사는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협상전망에 대해서는 분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