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아 사태에 대한 정리
시리아의 급속한 붕괴에 대해서 모두 놀랐다. 13년간 지속되었던 군사력의 균형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20만명의 시리아 정부군이, 1.5~2만명의 HTS에 의해 무사통과 당한 것이다. 2013부터 2024년 12월 6일까지 무려 11년 반을 시리아에 개입해온 이란과, 2015년부터 개입해온 러시아군이 있는데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러시아는 공군과 약간의 지상군, Tartus 항구를 이용하여, 보급을 이어오고 있었다. 일단은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 이스라엘의 천재적인 전략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를 10일만에 거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도 의외여서 좀 더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단 2개의 글을 포스팅을 할 계획이다. 첫 번째 글은 현실을 받아들여서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두 번째 글은 다소 황당한 현상에 대해 음모론적인 상상을 추가하여 해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다. 우선 나타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해석해본다.
모두가 놀란 급속한 붕괴
시리아 정부의 급속한 붕괴에 모두가 놀랐다. 정치적 붕괴는 종종 이런 식으로 일어난다. 여론조사가 정권을 지지한다고 해서 정권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정권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 소리를 억누를 수가 있다. 이런 점은 역사적으로도 많이 있었고, 북한 같이 외관상 공고한 체제도 마찬가지이다. 붕괴는 말 그대로 어느 순간에 일어나는 댐의 붕괴와 같다.
아사드의 문제
바샤르 아사드는 물러나기 전까지는 위대한 지도자였다. 내전에서 승리했고, ISIS로부터 영토를 탈환했으며, ISIS를 대부분 제거했다. 이란과 러시아의 지원이 있었지만, 그와 그의 군대, 그리고 그의 정부가 대부분의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 반면, 2년 동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IS에 대해 뭔가를 하려고 애썼던 미국은 완전히 실패했고, 러시아는 미국이 실패한 곳에서 성공했다.
뒤돌아봤을 때, 아사드의 가장 큰 문제는 승리한 후, 정치개혁과, 전체국민을 포용하는 개헌 대신에 안주한 것이다. 알라위트 일족의 지위를 확보하는데 시간을 소모했고, 수니파와 쿠르드족을 더욱 소외시켰다. 그 결과 시리아정부는 수니파와 쿠르드족뿐만 아니라 드루즈족, 기독교도, 시아파, 예지디족 등 다양한 인종의 지지를 잃었다.
그 다음 문제는 아사드의 승리가 불완전했다는 것이다. 시리아는 유전을 불법점거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쫒아내지 못했다. 석유생산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었던 시리아는 대신, 이란의 지원으로 시리아에 석유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다. 그런데 이란의 관대함은 2023년을 끝으로 갑자기 중단되었다. 이때부터 이미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시리아 경제는 꾸준히 나빠졌다.
세 번째 문제는 내전이 끝나고 모든 ISIS 잔당이 가족과 함께 버스로 이동한 이들리브 지방에 있었다. 그곳에서 잔당들은 패자부활전을 치러 점차 서로를 먹어치웠고, 결국 가장 뛰어나고 강한 자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만 남았다. 이 조직은 터키, 미국, 영국과 호감을 사서, 새로운 군사기술인 드론을 제공받았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나치에게 드론 기술 사용 훈련을 받아왔다. 하지만 HTS는 전투원이 1.5~2만 명 정도로 추산되어, 시리아 크기의 나라를 점령하고 통치하기에는 너무 작다. 그렇지만,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정부 통제 하의 시리아를 사실상 전부 점령할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유일한 이유는 사실상 방해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군의 아프칸 철군 당시의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간의 관계 처럼 미리 연락하여 협력하기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 알레포Allep 시에서 멀지 않은 이들리브Idlib 지방의 국경은 흐메이밈Hmeimim 공군 기지에서 날아온 러시아 공격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군대가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리아 군대는 위치를 포기하고, 군복을 벗고 도망쳤으며, 무기와 갑옷을 진군하는 HTS에 버려두었고, 러시아 조종사들은 할 일이 없게 되었다.
HTS의 장악 이유
HTS가 방해받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 잔혹한 지하디스트가 시리아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사드 정부와 그의 알라위트 일족은 너무나 비겁하고 무모해서 대부분의 시리아 국민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신경 쓰지 않고 그들을 없애고 싶어했다. 대부분 정부에서 1급 수배 테러리스트 (미국무부는 그에게 현상금 1000만불을 걸고 있다)인 아부 모하마드 알-줄라니(al_Julani, al-Jolani, al-Golani 등 외신들은 다양한 표기를 하지만, 그 집안이 골란고원 출신임을 말한다.) 가 이끄는 HTS는 평화롭고 화해적인 척하며, 모든 종교와 민족 집단, 심지어 아사드 정부에 의해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분노한 쿠르드족에게도 관대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약속할 만큼 영리했다. 며칠전 CNN은 미국무부의 현상수배자인 알-줄라니를 인터뷰했다. 이것은 CIA가 그를 세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모두 CIA가 준비해준 것으로 생각되며, 그가 실제로 영리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
헤즈볼라의 약화
HTS의 난동을 가능하게 한 또 다른 요인은 남부 레바논에서 교전 중이었던 헤즈볼라의 저항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알레포로 진군을 시도한 몇몇 헤즈볼라 부대는 이스라엘 공군의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알레포에 헤즈볼라가 더 많이 주둔했어도 HTS의 진격을 막을 수 있었을지는 불분명하다. 주민들은 시아파와 이란의 영향력에 상당히 지쳐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지원의 한계
시리아인이 아사드 정부를 방어할 의사가 없었으므로, 이란과 러시아뿐도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푸틴이 2015년에 "우리는 시리아인보다 더 시리아적일 수 없다." 말한바 있듯이, 러시아인는 시리아를 충분히 도왔다. 물론 자신들을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당시는 ISIS가 확산되는 중이라서, ISIS가 러시아 국경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은 자신의 목적이 될 수 있었다. 공습과 일부 지상군을 사용하여 이 위협을 무력화했고, 현재 해체된 바그너 그룹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바그너 그룹은 시리아 군을 정비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물론 일부 성공은 있었지만, 시리아인들은 최소한 러시아 기준으로는 완전히 무능한 군인이었다. 지역 주민을 수색하고 강탈할 수 있는 검문소를 세우는데는 관심이 높았지만, 총격이 시작되자마자 도망치는 군인들이다. 그들의 장군은 모두 아사드 일족 마을의 알라위트인들로 채웠는데, 장교로는 쓸모가 없지만 반역할 가능성은 적었기 때문이다. 그 후 러시아인들은 흐메이밈Hmeimim 기지에서 시리아 지상군을 방어하기 위해 출격했고, 지중해 훈련과 아프리카에 대한 다양한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타르투스의 해군 기지를 사용했다.
결과 평가
일어난 일은 확실히 아사드에게 패배였다. 그는 가족과 함께 현재 모스크바에서 있다. 하지만 그의 수하에 있었던 다른 사람들은 패배했다. 승자는 있을까? HTS는 승자일까? 현재는 승자로 알려져 있지만 얼마나 오래갈 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들이 새로운 내전을 진압할 수 없다면, 이전의 알 카에다와 ISIS 지하디스트와 같이 결국 사라질 것이다.
이스라엘이 승자일까? 아마도 시리아 남부의 일부 영토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고(이미 골란 고원의 나머지 지역을 점령했음) 거기에 거주하는 드루즈 소수 민족은 이스라엘의 통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이스라엘은 국경에 불경스러운 혼란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전에는 어느 정도 질서가 있었다. 이미 14개월 간의 가자 대량 학살과 레바논 침공으로 과도하게 전선을 확장한 이스라엘군은 지쳤고 전투력이 고갈되었다. 새로운 시리아 내전에 맞서 싸우도록 강요받으면 장비, 병력, 물자 등 군사력을 구성하는 자원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
터키가 승자일까? 분명히 터키는 승자처럼 보인다. 적어도 일부 아사드 정권 하에 사는 것보다 망명을 선택한 시리아 난민 인구를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시리아인들은 이미 터키에서 나와 알레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리아 난민 위기해결은 에르도안의 선거 공약이었고, 이대로 진행되면 그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다. 터키는 그동안 idilib에 있는 400만명의 인구 중 90% 에게 인도적지원을 하였다. 이 것은 엄청난 부담이었는데, 시리아가 안정을 찾는다면, 이 부담을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터키는 터키 국경을 따라 쿠르드 지역을 합병하여, 국경을 넘어 동부 터키로 확산될 수 있는 쿠르드 자치권의 출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터키는 외교적인 문제에 봉착해야 한다. 러시아와 이란의 등에 칼을 꽃은 것이다. 이 문제는 두 번째 포스팅에서 다룰 것이다.
반면 이란은 이 모든 것에서 패배자처럼 보인다. 이란이 힘들게 건설하고 알레포에서 예멘까지 뻗어 있는 시아파 초승달은 이제 혼란에 빠졌고, 주요 전투력이었던 헤즈볼라는 크게 약화되었다. 사실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하마스를 위해서 엄청난 희생을 하였다. 아마 이해관계를 떠나서, 숭고한 희생만을 따지자면 역사상 유래없는 이타적인 희생이라고 볼 수 있다. 헤즈볼라에게 지원할 수 있는 루트가 사실상 봉쇄당한 상태이므로 이란에게는 큰 손실이다.
이란은 세속주의국가가 아닌 신정국가인 탓에 이 문제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세속국가라면 허영심에 가까운 이슬람 혁명 수출이라는 프로젝트가 신정국가인 이란에서는 국가 이념의 핵심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이념은 중요하며 국가가 이념의 핵심 요소를 잃으면 국민의 열정과 헌신도 함께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이념의 수출에는 너무나 많은 댓가와 비용이 따른다. 따라서 이란은 이슬람 혁명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런지 큰 결심이 필요할 것이다. 이슬람 혁명을 포기하고 세속국가로 전환하면, 국민들은 잘 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혼란은 상당부분 진행될 것이고 지난 45년보다 더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물론 현재의 이란에 이 문제가 던져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이란 편이 아니다. 시리아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이란 국민들도 피곤하게 되면 어쩔 수 없다.
러시아는 승자일까, 패자일까?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에는 크게 3가 목적이 있었다. 첫째, 러시아는 ISIS가 러시아 국경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했고, 미국이 실패한 부분에서 성공했다. 둘째, 러시아는 공군과 여러 가지 새로운 무기 시스템을 시험했다. 셋째, 러시아의 놀라운 성공은 미국에 큰 멈춤을 주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불가피한 갈등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거의 7년을 벌었고, 미국이 마침내 2022년 초에 돈바스 대리전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을 때, 불가피한 맹공격에 맞서기 위해 경제적, 군사적으로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측면에서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은 큰 성공이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아사드를 잃었다. 사실 시리아는 러시아 정부에 이익이라기보다는 비용과 부채에 가까웠다. 그러나 BRICS, SCO 등에서 리더십을 보이는 러시아로서는 아사드를 홀대할 수 없으며, 시리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타르투스에 있는 해군 기지와 흐메이밈에 있는 공군 기지를 대피시키고 폐쇄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흐메이밈 공군 기지는 이제 시리아 군대가 공중 지원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런 목적이 없으며, 2017년 49년간 사용계약을 갱신한 타르투스 해군 기지는 시리아의 새정부와의 계약승계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INSTC을 가동 중인 현재,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로 가는 길에 재보급 지점으로 필요적인 것은 아니다. INSTC는 철도와 해상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뭄바이를 연결하며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또는 카자흐스탄, 이란을 통과한다. 부동항문제도 크림을 합병함으로써 해결된 상태이다. 따라서 시리아 군사 기지를 폐쇄하는 것은 러시아 정부에 있어서 가치 있는 것을 희생한다기 보다는 비용절감 조치를 시행하는 것에 가깝다.
진공상태
아사드가 물러나면서 시리아 내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1.5만~2만명의 HTS가 시리아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담 후세인 제거 후의 이라크나 가다피 제거 후 리비아 등과 가까울 것이다. 아마도 시리아는 리비아에 가까울 것이다. 내전이 다시 일어난다면 시리아는 주변 국가, 특히 중앙아시아에서 온 지하디스트들을 다시 빨아들이기 시작할 것이고, 젊은 바보들의 무덤으로 가득찰 것이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서 취업 허가가 만료되었거나 불법 이주 노동자들을 추방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제 그들은 갈 곳이 생겼다. 시리아에서는 CIA가 고용한 용병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일도 있었다. 용병들에게 충성심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쪽과 계약을 하기 때문이다. 확인이 필요하지만 들리는 소문에는 시리아 정부군 장군의 봉급이 월 $40인데 비해, HTS의 병사 월급이 $2,000 이라고 한다.
* 참고: Putin의 2015년 발언 출처(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50971)
Vladimir Putin: What about the military operation? We said a long time ago that we will carry out air strikes to provide support for offensive operations by the Syrian army. And that is what we have been doing while the Syrian army conducts their operations.
By the way, I have recently said publicly – the idea was proposed by Francois Hollande – that we should try to pool the forces of the Syrian army and at least part of the armed opposition in the fight against ISIS. We have succeeded in working towards this goal, even if partly.
At the least, we have found common ground with these people. This part of the Syrian opposition, these irreconcilable and armed people want to fight against ISIS and are actually doing so. We are supporting their fight against ISIS by delivering air strikes, just as we are doing to support the Syrian army. When we see that the process of rapprochement has begun and the Syrian army and Syrian authorities believe that the time has come to stop shooting and to start talking, this is when we will stop being more Syrian than Syrians themselves. We do not need to act in their place. And the sooner this happens, the better for ever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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