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무장관 지명자 마르코 루비오의 청문회
트럼프 내각의 인준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지난번 포스팅한 트럼프의 외교안보팀 소개 에서는 필자가 생각하는 팀의 구성과 중요도에 따라 그림을 그려보았다. 앞으로 이들의 인준 청문회를 통하여 향후 외교정책 방향을 가늠해본다.
현지시간 1월 15일 거의 5시간에 걸친 국무장관 상원 인준 청문회에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 청문회의 질의 답변 중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마르코 루비오의 입장이 변한 부분이 있어서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향후를 전망하는데 참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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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루비오는 매파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은 전통적으로 완전한 매파였다. 린지 그레이엄, 고 존 메케인 등과 거의 동일한 노선을 걸어온 사람이다. 미국정부가 타국 정부에 한 일 모두, 즉 타국 정부의 전복 시도와 타국에 대한 침략 등의 모든 일에 대해서 정당성과 필요성 그리고 그에 필요한 지혜 까지도 뒷받침해온 전형적인 매파였다. 따라서 처음 그가 지명되었을 때, 트럼프는 선거때의 공약과 달리 네오콘을 기용하여 과거 정부와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마크 루비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미국은 이전쟁에서 이겨야 하고, 러시아인들을 우크라이나 땅에서 몰아내야 하며, 러시아가 승리하게 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책에 있어서 우크라이나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트럼프와 대척점에 있었던 것이다. 조 바이든은 지난 4년간 전쟁종식을 커녕 전쟁을 선동해왔다.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입장을 옹호
그랬던 그가 놀랍게도 청문회에서 한 발언은 "미국의 공식입장(링크의 54:43초부터 몇 분간만 들어보시라)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서 피를 흘려서는 안된다.(1년 전의 트럼프의 발언). 우크라이나는 인프라가 너무 파괴되어 재건에 몇 세대가 걸릴지 모른다. 수백만명이 떠났는데, 지금 누가 (아무 일자리도 없는) 우크라이나로 돌아오겠는가?" 라고 말하였다. 이 발언이 놀라운 것은 기존의 정치인들과 완전히 다른 발언의 관점에 있다.
트럼프의 접근 방식에의 동조
워싱턴 D.C의 정치인들은 전쟁을 이야기할 때, 항상 전쟁의 지정학적 의미, 전략과 전술의 관점, 전쟁의 목표와 목적에 대한 이야기 등 전쟁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항상 추상적으로 이야기해왔다. 오직 트럼프만이 전쟁에 대해서 피를 흘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으로 죽는 문제를 언급하였다. 즉 전쟁을 말할 때, 항상, 피, 삶의 희생, 사망자 등 전쟁의 끔직한 부분을 열정적으로 먼저 말해왔다. 그런데 마르코 루비오가 빌딩, 도시, 인프라, 사람 등을 거론한 것이다. 이는 놀라운 일이다.
기존의 내러티브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3년간 미국, NATO, EU 등의 국가에서는 독일의 군국주의자와 바보천치 아넬레나 베오복의 녹색당, 프랑스의 마크롱, 영국의 보리스 존슨에서 키어 스타머에 이르기 까지 모두 승리를 정의할 때, 우크라이나 땅에서 한치라도 뺏기면 안되고, 러시아군을 크림반도에서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제하면 안된다는 승리에 대한 비현실적인 입장으로 일관해왔다.
러시아의 입장
러시아는 크림은 물론이고 돈바스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돈바스 지역은 2022년 이전에도 이미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통제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전쟁의 최종상태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한 적이 없다. 그것은 우크라이나사람들이 죽든 영토를 다 뺏기든 미래가 없어지든지 신경쓰지 않았다. 오직 이 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입장약화만 바라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의 현실과 협상과정에 대한 어려움 인정
마르코 루비오는 더 나아가서, "우크라이나는 현재 돈도 없지만, 돈보다 인력이 없다.(돈은 미국이 지원을 해줄 수도 있지만, 인력은 지원할 수 없다. 인력이 없어지면 NATO가 참전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몰아낼 수도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 점령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푸틴이 한 일을 수용할 수 없지만, 전쟁은 끝내야 한다."라고 현실에 대해서 말했다. "마스트 플랜을 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대담한 외교가 필요하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미국도 양보가 필요하다. 양측이 모두 지렛대를 가지지 않으면, 정전(ceasefire, 사격중지)과 평화로 가는 길의 목표달성은 어렵다." 라고 하면서 앞으로 회담으로 가는 길의 지난함을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양보와 패전 암시
마르코 루비오의 발언을 보면, 일단 매우 현실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입장 중에서 가치 판단의 부분은 제외하고 냉정하게 현실적인 부분만을 제시한 것은 트럼프 외교안보팀의 현실인식이 앤소니 블링큰의 비현실적인 인식과는 큰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땅의 상당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최소한 준자치지역이나 동결지역 등을 만들어서 양보하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젤렌스키나 독일의 녹색당이나 영국의 매파들이 하지 못하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은 실패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미국의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물론 러시아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러시아의 요구조건에 도달하려면, 우크라이나, 유럽과 미국 순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일단은 평화회담으로 가는 길에 첫단추를 맞추는데는 시간이 적게 걸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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