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미국의 쇠퇴, 복잡한 현실,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

진재일 2025. 7. 12. 11:31

미국은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카이로선언과 포츠담 선언 등에서 일제로부터 해방으로 이어지는데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한미동맹은 우리가 오늘까지 성장해오는데, 안정판으로서 그리고 시장에 대한 접근 등으로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위비 분담금, 반도체 동맹, 관세폭탄 등 미국의 우리에 대한 태도도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향방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어떤 관계를 지향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논의가 심화되고 있다. 한때 독보적인 초강대국으로 불리던 미국은 현재 여러 내부 및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국제 질서 전반에 걸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쇠퇴는 단순히 경제적, 군사적 지표의 변화를 넘어, 리더십의 질, 국내 정치의 혼란, 그리고 특정 세력의 과도한 영향력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나타나는 현상이다. 본 표스트에서는 달러의 무기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리더십의 질적 저하, 이스라엘의 영향력, 그리고 딥 스테이트의 역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의 쇠퇴를 분석하고, 그 함의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1. 달러의 무기화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변화

미국은 오랜 기간 동안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을 통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시스템은 본래 글로벌 무역과 자금 이체를 원활하게 하는 공공재적 역할을 수행해야 했지만, 미국은 이를 특정 국가를 제재하고 처벌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달러의 무기화가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러시아가 SWIFT 시스템에서 배제되었을 때, 많은 이들은 러시아 경제의 붕괴를 예측했지만,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살아남았고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나은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이란 역시 수십 년간의 제재 속에서도 버텨왔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은 역설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금융 시스템을 모색하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구성된 BRICS는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에 서 있다. 이들은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하며 달러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 도전하고 있다. 이는 당장 미국 달러의 지위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의 금융 패권에 균열을 일으키고 다극화된 국제 금융 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각국은 자국의 경제 안보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열어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 트럼프 시대의 관세 정책과 무역 시스템의 혼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미국의 무역 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고 글로벌 공급망에 예측 불가능성을 더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미국의 관세 부과는 특정 제품이나 산업을 대상으로 하거나,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러한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넘어, 광범위하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국제 무역 질서를 교란했다. 예를 들어, 한국, 일본, 브라질 등 동맹국들에게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로 부과하는 등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종종 Truth Social과 같은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표되는 등 매우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국제 사회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도, 이러한 관세는 미국 내 산업을 보호하기보다는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고 기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이 국제 무역의 선도자로서 가졌던 신뢰를 훼손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3. 리더십의 질적 저하와 국가적 위기

미국의 쇠퇴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리더십의 질적 저하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통령들은 과거의 존경받던 리더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에 대한 논란은 그의 행정부 운영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과 즉흥적인 정책 결정은 국내외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과거 헨리 키신저와 같은 인물들이 보여주었던 냉철한 계산력과 전략적 사고는 현재 미국의 리더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들은 종종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이는 미국의 국익에 장기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 이러한 리더십의 부재는 국내 정치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쇠퇴하는 제국의 질병으로 비유하며, 로마 제국의 몰락기에 나타났던 리더십의 혼란과 유사하다고 진단한다. 리더십의 질적 저하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4. 이스라엘의 영향력과 미국의 대외 정책

미국의 외교 정책, 특히 중동 정책에 이스라엘이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심대하다. 시온주의는 단순히 이스라엘의 존재를 지지하는 것을 넘어, 미국의 국가 이익보다 이스라엘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미 의회와 행정부 내에는 이스라엘 로비 단체 AIPAC의 강력한 영향력이 존재하며,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거의 무조건적인 지지로 이어진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입장, 그리고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옹호하는 모습은 이러한 영향력을 방증한다.

 

최근 가자지구 사태에서 이스라엘의 강경한 군사 행동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비등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옹호했다. 심지어 이스라엘의 행동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권 운동가나 국제 기구 관계자들에게 미국 정부가 제재를 가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많은 이들은 미국의 정책 결정이 자국의 가치나 국제법보다 특정 국가의 이익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영향력 행사는 장기적으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도덕적 권위를 상실하게 만들고, 자국의 위상과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 딥 스테이트와 기득권층의 그림자

미국의 쇠퇴를 설명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Deep State와 기득권층의 존재이다. 이들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 집단으로, 정치와 경제 시스템 전반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중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수십 년에 걸쳐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주요 기관에 자신들의 인맥을 심어놓는 등 체계적인 기반을 다져왔다.

딥 스테이트와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권력과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영원한 전쟁(Forever Wars)과 같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미국의 막대한 자원을 소모시키고 국민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럽의 대중들이 전쟁에 대한 지원에 지쳐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부와 딥 스테이트는 지속적으로 자원을 투입하며 국민들의 의지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행동은 국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며, 결국 국가 시스템 전반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결국 시스템의 붕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론: 복합적인 위기 속의 미국

미국의 쇠퇴는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이다. 달러의 무기화로 인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변화,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무역 질서의 혼란, 리더십의 질적 저하, 특정 국가의 과도한 영향력, 그리고 딥 스테이트와 기득권층의 은밀한 작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얽혀 현재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 내부의 사회적 불만과 인프라 노후화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국민들은 더 이상 자국의 정부가 자신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불필요한 해외 개입과 자원 소모에 몰두한다고 느끼고 있다. 이는 결국 미국 사회 전반의 염증과 시스템 붕괴에 대한 체념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강력한 국가이지만, 과거와 같은 독보적인 지위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 앞으로 미국이 직면할 미래는 이러한 복합적인 위기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해결하는지에 달려 있다. 내부적 단합을 회복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며, 국제사회와의 신뢰를 재건하는 것이 미국이 쇠퇴의 길에서 벗어나 다시금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전 세계는 미국의 쇠퇴가 가져올 새로운 국제 질서의 혼란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