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 비교/중동의 군사력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효과 분석 - 두 번째

진재일 2024. 10. 6. 23:13

지난번에 포스팅한 글에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 기술의 관점에서 당사국들의 발표와 SNS의 비디오 등을 대조 평가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사이에 OSINT를 기반으로 한 탄착점 분석들이 몇 개 추가 되어서 이를 바탕으로 분석을 업데이트한다. 이번 공격은 미사일방어와 공격의 효과를 검정할 수 있는 정말로 귀한 기회이므로 전 세계의 분석가들이 초미의 관심으로 분석을 할 것이다. 분석의 관점은 이스라엘의 통합미사일방어망 효과, 이란의 공격능력 특히 지역사격 능력과 점사격 능력 등에 있다.

 

자료 검열

일단 미국과 이스라엘은 상업용위성회사들의 위성영상을 매우 높은 수준의 검열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을 작성하는 시점까지는 총 5군데 공격 지점(모사드 본부, 텔노프 공군기지, 하츠하림 공군기지, 네바팀 공군기지, 오브다 공군기지) 중 네바팀 기지과 오브다 기지 2곳만 위성사진이 공개된 상태이고, 하츠하림, 텔노프에 대해서는 위성사진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공군기지에 몇 군데 탄착되었지만 항공작전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이스라엘의 추가발표와는 달리 뭔가 피해가 조금은 더 심각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가능하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 목표 5군데의 위치

 

이스라엘의 통합 미사일 방어체계

이스라엘은 90년대 부터 매우 정교한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였다. 걸프전 때는 미국의 패트리어트 시스템으로 방어하였으나, 그 이후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이언 돔의 경우는 2006년 레바논 침공 때,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개발한 체계이고, 애로우2, 애로우3, 데이비즈슬링 등 다층방어망을 형성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시리아, 요르단에 주둔한 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THAAD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배치사실과 배치장소 등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번에는 미군의 SM-3도 발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남한의 4분의 1보다도 더 좁은 면적에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니, 세계 최고의 미사일방어망이라고도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

 

공격에 사용된 이란 미사일

이란은 재래식 억제의 일환으로 엄청난 양의 탄도탄을 보유하고 있다. 정확한 수량은 알 수 없으나, 혹자는 3000발이라고도 하고 수십만발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란은 79년 혁명이전에는 미국과의 사이가 좋아서 미군의 무기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혁명이후 미국과의 관계 단절로 미국산 전투가, 수송기, 공격헬기, 수송헬기 등에 대한 부품조달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서 무기가 노후화되고, 러시아제 무기를 간혹 가지고 있으나, 거의 최근까지도 러시아가 서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에 대한 무기수출을 자제해왔다는 점에서, 이란은 자체적으로 무기를 생산하여 조달하였다. 그래서 공군력 대신, 무인기 및 탄도탄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아마도 수만 발의 탄도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 그 중에 상당부분은 사우디와 이라크 등에 대비한 단거리 미사일SRBM일 것이고, 이스라엘에 대비한 중거리MRBM과 준중거리IRBM 등은 최근에 많이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위협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EMAD는 1700km 범위(MRBM) 750kg 탄두, MIRV(다탄두 진입체), CEP10m 급으로 알려진 상당히 정확한 신형 모델이다.

KHEIBAR는 2022년에 배치된 2000km 범위, 1500kg 탄두, 가장 발달한 MIRV(외기권에서 기동가능), CEP 30m 급의 가장 최신형 모델이다. 이 미사일의 재진입체는 대기권 진입 이후 전자장비를 전부 꺼버리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전자전 수단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고도 20km 부터는 순수한 운동에너지로 표적을 향해 직격한다고 보면 된다.

Fattah-1은 종말단계에서 고기동이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따라서 요격이 상당히 어렵다고 보면된다. 이 외에도 Fattah-2도 보유한 것을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래 그림을 보면 Fattah-2의 경우는 기존의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공격을 둘러싼 이란의 의도 추정

 이번 공격은 98~99%가 요격되었던 지난 4월의 공격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도 하나의 다른 관점이다. 이번에는 꽤 많은 돌파가 있었다. 이를 비교해보면 지난 4월에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공격은 실제로 표적에 피해를 일으키려고 한 의도가 엿보인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란의 공격이 성공일까 실패일까?

 

요격여부 판별법

외기권/고고도 요격 성공여부: 다층방어의 최상층방어는 외기권에서 이루어진다. 외기권에서는 열영상 탐색기가 매우 잘 작동하는데, 배경온도가 낮게는 영하 80도~영하270도까지 떨어지므로 발열체 식별이 매우 용이하기 때문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이 선명한 불꽃놀이 같은 것이 외기권/고고도에서 요격에 성공한 것이다.

외기권/고고도 요격, 불꽃놀이를 장면과 유사

 

저고도 요격 성공시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빛난다. 

저고도에서 요격하는 장면, 탄두에 직격되어 큰 폭발

 

중간고도~저고도 요격 성공여부:  간혹 불꽃이 매우 느리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중간에 요격을 당한 잔해(debris)가 떨어지는 것으로 요격장면을 직접 포착하지는 못해도, 이미 요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어망을 뚫고 표적까지 탄착하는 미사일은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방어 성공률

일단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일정부분 요격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SNS에 돌아다니는 동영상에서도 분명히 요격 성공장면이 보인다. 독자 여러분들도 획득한 동영상이 있으면, 위의 방법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인 요격 성공의 횟수를 세어 볼 수는 있다. 더 좋은 방법은 표적지역에 대한 위성사진을 통해서 판독하는 방법이다. 현재까지는 영국의 미들스베리 연구소에서 분석한 사진이 가장 해상도가 좋아 보인다. 그 외에도 많은 사진들이 있으나 너무 많아서 올리기가 곤란하니, 독자분들께서 직접 찾아보시기 바란다. 네바팀 사진을 보면 대략 CEP는 약 1km 정도로 보인다. EMAR, KHEIBAR, Fattah-1 이외에도 Shahab-3(노동미사일을 토대로 만든 CEP2.5km 탄도미사일)와 같은 구형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네바팀 공군기지 탄착점 분석 사진, 흰색은 실제 파괴가 된 곳을 나타낸다.
오브다 공군기지에 대한 탄착점 분석 사진

 

이스라엘 공군기지에 이란의 미사일이 대량으로 탄착한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개~100개 정도는 탄착을 했다. 이번에도 카타르를 통해서 이란은 미국에게 2시간 전에 공격사실을 통보했으므로 이스라엘의 항공기들이 대부분 공중에 떠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므로, 항공기의 피해여부는 직접적인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탄착을 기준으로 방어성공률을 판단한다면,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는 4월의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몇 가지 다른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4월의 공격으로 인해, 방어체계의 미사일들을 상당히 소진하여, 미사일이 모자라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이란이 Shahab-3와 같은 구형 미사일로 방어미사일을 소진시킨 이후에 EMAR, KHEIBAR, Fattah-1을 발사했을 수가 있다.

 

이번 미사일 공격과 방어의 의미

이상의 분석을 통해서 어느 정도 증명이 된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의 방어체계는 돌파가 가능하다.

2. 실제 전쟁 시, 훨씬 유능한 미사일 공격배합의 경우, 이스라엘 군사력의 상당부분이 훼손될 수 있다.

3. 다음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 준비에 이스라엘은 상당한 자원을 할당해야 한다. 

 

분명히 보복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스라엘이 어떤 Escalation 전략을 가지고 나올 지 궁금하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노출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이란의 탄도ㅇㅇ미사일 공격에 노출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