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라진 북한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국정원의 최근 보도이다. 1월 중순부터 안보인다고 했다. 그때는 북한군 300명 사망, 2700명 부상, 김정은 장군 외치며 자폭 시도도 했다고 했다.(1월14일 보도이다. 정확히 1월 중순에 해당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 파병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보고했다고 정보위 간사들이 말했으니 실제로 보고한 것이 분명하다.
국정원의 출구전략
애당초 북한군은 파병하지 않았지만 어떤 이유로 파병설을 만들었으나, 그 용도가 존재하지 않자 더 문제가 커지기 전에 출구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18일 국정원 발표 이후 현재까지 3-4개월간 발표된 북한군 사항을 요약하면, 북한군은 유령처럼 나타났다가 바보같이 싸우며, 항복하지 않고 용감하게 전사를 택하고, 북한군은 전사한 전우의 얼굴을 못 알아보게 불태운, 평행 우주에서 온 군인들이다. 국정원은 1월 중순에 3~4천 명의 엄청난 북한군의 사상자를 보았고, 앞으로 더 파병할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제 와서 보니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조잡한 증거
지금까지 1만 2천명의 쿠르스크 전선에서 전투에 참가하여 3,000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북한군 중, 제시한 증거라는 것은 이것 밖에 없다.
증거로 보기에는 상당히 조잡하다. 우크라이나의 모처에서 촬영한 것이라는 사진들과 동영상들 어디를 보아도 장소를 확증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포로수용소가 엄청난 비밀 장소도 아닐 터인데, 장소를 숨기고 있다. 의심의 눈으로 보자면, 세계 어느 장소에서도 촬영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동북삼성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한국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 젤렌스키는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한 바도 있다. 숫자도 엉망이고, 장소도 없다. 우크라이나어로 쓰져있는 411호실의 문은 세트장으로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사상 가장 영상이 많은 전쟁이다. 텔레그램 채널에 들어가면, 하루에도 수천장의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온다. 최근의 광섬유 드론은 거의 4K의 화질을 보인다. 그 수많은 사진을 매일 같이 보았지만, 북한군과 비슷한 것도 본 적이 없다.
종군기자의 증언
독립 저널리스트로서 종군 기자를 하고 있는 패트릭 랭카스터는 현재 Kursk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취재 중에 있는데 북한군에 대해서는 본 적도 없고, 봤다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참고로 패트릭 랭카스터는 2014년 돈바스 내전부터 취재를 계속해왔고, 러우전 중에는 우크라이나군에서도 취재한 바 있다.
모를 수 없는 상황
현재 쿠르스크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단대호까지도 모두 공개되어 있다. 전쟁에 바쁜 러시아군이 일부러 숨길 수는 없다. 자신들을 위해서 참전하는 북한군을 모를 리가 없다. 불가능하다. 구경하러 왔다가 가도 모두가 아는데, 전투를 몇개월간 했는데 모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러우전은 모두 전장인식(Situational Awareness)가 미래전 수준으로 철저하게 일어난다. 드론으로 보고 있으므로 옆의 부대도 모두 알 수 있다. 이상한 부대가 우리 쪽 진영에 있으면, 클릭 하나로 알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국정원의 정보수집 능력
국정원이라는 기관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정보수집수단의 중요한 부분을 HUMINT, SIGINT, COMMINT, IMINT로 나눠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가동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 HUMNIT를 위해서는 주로 북한, 중국, 일본 등이 있을 수 있고, 러시아는 아마도 무관부를 중심으로, 일부 기업에 들어가서 활동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수도 많지 않을 것이고, 그나마 3년전에 대부분 철수해버려서 별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그 활동도 전략수준의 정보수집이나 기술정보 수집 등인데, 금방 들통날 것이므로 깊은 활약은 어려울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정보원은 거의 없는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크라이나 교민이 100여명 정도 있고,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되어 한국에서 파견을 사실상 거의 제로수준일 것이다. 따라서 HUMINT 능력은 극히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
- SIGINT 수집 자산을 전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백두를 띄울 수도 없고, 잠시 머무는 정찰 위성으로 신호정보를 수집할 수는 없다. 따라서 SIGINT 능력도 없다.
- COMMINT 수집 능력은 있는가? SIGN와 마찬가지로 힘들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이것도 힘들다고 봐야 한다.
- IMINT는 정찰 위성은 3호기를 한달전에 발사했으니, 이것으로 북한군 파견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고, 작년 4월에 발사한 2호기까지를 고려하면, 영상촬영은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위성영상 해상도가 10cm 급으로 아무리 뛰어나도 전체적인 부대 전개형태나TEL이나 전차, 자주포 등 큰 무기의 배치 상태 정도는 알 수 있지만, 군인이 북한군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 상 별 것이 없다.
- 다만 북한의 파병 정보를 한국이나 북한에서 파악할 수는 있다. 무선 통신 감청을 통해 내용을 들을 수 있으나, 대부분 광케이블이 되어 있으므로 감청은 쉽지 않다. 그러나 북한 내에 HUMINT 정보원이 있으면, 내부의 결정사항을 알 수는 있다.
- 또한 그 정보에 따라서 북한군이 집결해서 이동하는 것을 처음 포착하면 이를 IMINT로 계속해서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극동 러시아에 있는 정보원을 통해서 이동을 파악할 수는 있다.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지 실제로 파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10월 18일 제시한 위성사진으로는 알 수 없다. 밀착해서 정보를 수집하거나, 하루 4-6회 재방문하는 정찰위성을 이용해서 움직임을 파악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증거는 제시한 적이 없다.
- 그리고 그 뒤에 제공한 군인들이 물품을 수령하는 동영상은 일부러 해상도를 낮춘 것이다. 몰래카메라가 아닌 정식 카메라로 촬영을 했고, 병사들의 시선을 보면 카메라를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상도를 높이게 되면, 북한군과 얼굴이 다른 것이 드러날 수 있으므로 일부로 해상도를 낮추었다고 봐야 한다. 그 해상도에서도 북한군의 평소 모습과는 매우 달랐다. 북한군은 꽤 절도 있게 행동한다. 북한군은 모자를 푹 내려쓰지 않는다. 폭풍군단의 특수전 요원 같으면 겉는 모습부터 다르다. 그 동영상은 증거가 될 수 없다.
타국의 정보 활용 가능성
결국 미군이나 우크라이나군의 정보를 활용해야 한다.
-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얼마든지 허위정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 미군은 우크라이나보다 정보수집수단이 훨씬 많지만, 그 정보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먼저, 우크라이나를 통해 흘러나온 뒤, 국정원에서 발표했고, 미국방부는 오랫동안 확인해주지 않았다. 정보 평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자신의 정보가 아니라는 암시이다.
- 전체적인 흐름은 우크라이나-한국국정원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서 충분히 반복되고, 미국방부, 미국무부의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대변인 간의 질의 응답이 며칠 반복된 뒤에 사실로 확인하는 식이었다. 언론 프리핑 기록을 살펴보면, 어느 시점에서 정확하게 정보를 확정한 적이 없다.
- 위의 흐름 속에서 오스틴 국방장관이 정보 평가라는 방식으로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조작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개인으로서는 모든 것을 건 무모한 도전
필자는 유튜브 방송에서 수차례 북한군 참전/파병의 증거가 없다는 말을 했고, 여러차례 포스팅한 바가 있다. 아예, 북한군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포스팅한 글만도 10개가 넘는다. 정보수집수단도 없는 한 개인이 OSNT만으로 국정원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미국의 정보당국과 국방부, 국무부 등의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거의 4개월 동안 전세계 언론에서 반복해서 기사를 내는 어마어마한 내러티브에 도전한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수준을 넘어서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렇지만 진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증거가 없다고 부정하고 나섰던 것은 간단한 이유이다. 전황과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크라이나군은 붕괴되고 있었다. 러시아가 북한군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군 참전 내러티브는 서방에서 선전한 러시아군이 붕괴되고 있다는 내러티브에 맞는 내용일 수는 있지만, 3년 간 전황을 추적해온 필자에게는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는 말이었다. 따라서 국정원의 발표를 처음부터 엉터리로 보았으며, 미국의 발표를 전부 살펴보았으나 증거가 없었다.
진리가 주는 진정한 선물, 자유
이 같이 국정원의 발표와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을 걸고 싸워온 이유는 국가에 닥칠 위험 때문이었다. 조작 내러티브는 결국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운용요원 지원, 참전 등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고, 더 나아가, NATO군의 북한 공격 등의 시나리오도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 그 내러티브는 한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발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우크라이나에 지원, 참전 등을 버티기를 간절히 바랬다. 바람대로 이루어진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제 출구전략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게 되면서 북한군 파병은 조작된 채로 사실로 남게 되고, 필자와 같이 조작설을 주장한 사람은 허공에 대고 주먹을 휘두르는 우스운 상황이 된다. 그러면 무엇이 남을 것인가?
영원한 자유가 남는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진리를 알게 되면 그 자체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 반면에 거짓에 가담한 자들은 자유가 없게 된다. 그들의 영혼은 항상 어두운 곳에 머물게 되며, 과거의 거짓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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