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1,000일의 정리

진재일 2024. 11. 20. 21:32

2024년 11월 19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1,000일 째 되는 날이다. 우크라이나의 손실 자료를 엑셀파일에 기록하기 때문에 매일 며칠 째인지 쉽게 알 수 있는 편이다. 11월 19일 전황 자료가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지만, 3행부터 시작했으니, 11월 19일이 1,000일 째인 셈이다. 1,000일간 일어난 많은 사건들을 일일히 기록하는 것은 무리여서, 전쟁의 전반적인 흐름을 정리해보았다.

 

 

 

전쟁의 개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정하면서, 친서방 쪽과 친러시아 쪽이 갈리지는 몇 가지 논란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전쟁의 시작 시점이다. 친서방의 사람들은 2022년 2월 24일에 러시아가 특수군사작전이라고 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시점을 시작으로 보고 있다. 반대편에 서 있는 친러시아 사람들은 2014년 마이단 혁명 부터라고 본다. 마이단 혁명이냐, 마이단 쿠데타냐를 두고 갈라지는데, 호칭이 어떠냐를 떠나, 선거로 선출된 선출된 빅터 야누코비치(천러)를 쫒아내고 패트로 포로쉔코(친서방)로 대처한 것은 사실이다. 

 

빅토리아 눌랜드는 이 마이단 혁명/쿠데타를 설계하고 실행한 사람이다. 이사람이 뒤에 있는 주우크라이나 미국대사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누굴 시킬 것인가에 대한 전화통화 내용이 누출되어 인터넷을 뜨겁게 했으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수사를 하지 않기로 한다.  유로마이단 시위는 거대한 조직적인 공작이 있는데, 이를 올리버 스톤 감독이 다큐멘터리로 만든 Ukraine On Fire에서 깔끔하게 사태를 정리했다. 확실히 스톤 감독은 이 시대의 행동하는 양심이자 영화의 거장이다. 유로 마이단은 오늘의 우크라이나전쟁이 벌어지는 단초가 된, 친러시아계 선출 대통령 빅터 야누코비치를 축출하는 폭력시위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유혈사태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100명의 사망자를 나오게 하기 위해 스나이퍼를 동원한 것인데, 이 과정에 대해서 조사를 못하도록 쿠데타 직후의 의회에서 입법을 하게되어 영원히 묻히게 만들어벼렸다. 같은 날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우크라이나어만 사용하도록 법률을 제정한다. 이후 돈바스의 러시아계가 반발하고, 반발하는 사람들을 우크라이나 군이 포격을 하게 되면서 돈바스 전쟁이 발발한다. 결국 단초가 된 것은 쿠데타와 이후 입법과정이다.

2013년 겨울 마이단 시위때, 시위대에 식품을 나눠주며 격려하는 빅토리아 눌랜드
 

 

NATO의 확대

NATO확대 금지는 독일통일을 조건으로 NATO를 1인치도 동쪽으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고르바쵸프와 조지 부시 Sr. 간의 약속이었다. 서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약속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고 있다. 각국의 대통령실은 기록물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실의 확립은 어려운 것은 아니나, 이해관계로 인하여 후대 정치인들은 사실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가 그야말로 혹독한 시절이었던 1990년대를 지나면서, 내부적으로 극도의 혼란을 거치는 동안, NATO확장은 꾸준히 진행되어 막바지에 이르게 된다. 200841 NATO 부카레스트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Jr는 언젠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를 NATO에 가입을 약속하게 된다. 이는 러시아의 마지막 레드라인으로, 푸틴 집권 후에 국력을 회복한 러시아가 이에 대해 반대하게 된다.

 

그 동안 NATO는 16개국(1991) 에서 현재 32개국(2024)으로 꾸준히 확대가 되었다. NATO는 역설적으로 소련 붕괴 후 목표나 임무가 없게 되었다. 임무를 추가하거나 해체할 좋은 기회였으나, 대신 NATO는 러시아를 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러시아는 1991년 이후 가장 암울한 시기를 겪어 누구에게 도전할 상황이 아니었어나, 2008년도에 이르면 푸틴이 집권하면서 크게 안정을 회복하게 된다. 그런데 NATO가 확대를 계속하다 마지막으로 조지아/우크라이나 까지 확대하기로 계획한 것이다. 

 

 

러시아의 안보 위협

 

조지아나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할 자유가 있지 않느냐라고 물으면 그렇다라고 하겠으나, 사실은 러시아에게 레드라인이 되는 이유는 합당한데 그 이유가 바로 Principle of indivisible security 즉 나라의 안보가 다른 나라의 안보와 분리 불가하다는 이론이다.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희생해서 안보를 향상할 수 없다는 이론인데, 이를 러시아에 적용하면, 조지아/우크라이나의 안보를 향상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적으로 규정한 NATO에 가입하면, 러시아의 안보는 하향한다는 것이다. 

 

American Exceptionalism 미국예외주의

 
이렇게 무리하게 추진하는데는 미국 외교가에 팽배한 American Exceptionalism 미국예외주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는 프랑스일본 여러 강대국 존재했다. 그 당시 미국은 선진국에는 끼지 못했다. 그런데 2차 대전 후에는 , 프랑스, 일본, 소련, 독일 등 경쟁국들 모두 붕괴하여, 미국이 20세기 말까지 계속 패권국이 될 수 있었다. 1960년 대 이후, 특히 1980년대 소련의 붕괴 이후 세대는 미국이 전분야에서 압도하지 않는 세상은 이해 불가였으며, 물론 지금은 다극세계의 태동하고 있지만, 이같은 사조를 바탕에 깔고 NATO의 확대를 추진하였다. 
 
 

러시아에게 지금의 분쟁이 사활적인 이유

 
러시아는 NATO가 우크라이나를 접수하여, 미사일을 배치하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었다. 미사일의 비행시간(TOF)이 너무 짧아서 러시아가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2014년으로 돌아가서 빅터 야누코비치의 축출 이후, 돈바스는 저항이 일어나고,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 지역을 포격한다. 2022년 2월 24일까지 8년간 14,000 명의 민간인 사망을 보게 된다. 따라서 돈바스지역 민병대와 우크라이나군이 충돌하게 되고 내전에 가까운 전쟁이 발발한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서 민스크 협정을 추진하는데, 그 주요 내용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계 차별을 금지하고, 돈바스에 포격을 금지하는 약속을 하게 된다. 그런데 8년간 단 하나도 지키지 않게 된다. 충격적인 것은 2014년 협정당시 약속지키지 않을 것을 프랑스/독일은 알고 있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성장할 시간을 벌기 위해 협정을 맺었다고 앙헬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통이 실토하게 된다. 결국 푸틴을 속인 것이다.
 

 

특수군사작전의 개시

 
2021년 바이든이 취임하자 푸틴은 설득에 들어가 우크라 NATO가입 추진 중단 을 요청하였으나, 바이든은 전혀 듣지 않았다. 따라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인 2022224소위 SMO(특수군사작전)시작한다. 이 작전이 전면전이 아닌 것은 러시아의 전체 군사력의 1/10 수준인 19~21만명으로 공격을 시작한다. 당시 러시아의 목표는 서방/우크라이나 협상을 통해, 돈바스에 확전 중지하고 우크라 NATO가입 추진 중단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서방은 선전전으로 대응했다. 러시아는 영토에 관심 없고, 우크라이나 정복에 관심 없었으나,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러시아는 매우 불편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임할 것을 거의 확신했으나, 협상을 서방이 방해를 하니, 이제 러시아는 한 나라를 침공한 상태가 되었다. 협상을 기대했던 서방은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올인을 결정했다. 결국 러시아는 더 많은 군대를 투입하여, 수년이 걸리더라도 소모전을 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양쪽의 오산

 
러시아의 오산은 특수군사작전이 금방 끝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서방은 러시아를 장기전에 끌어들이면, 러시아의 경제력이 피폐해져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을 퇴진시킬 것으로 생각 레짐 체인지를 시도했다. 그런데 러시아 경제는 활황을 보이게 되고 푸틴이 아닌 서방의 정치지도자들이 퇴진하게 된다. 25천건 이상의 역사상 유래없는 경제 제재가 실패로 돌아가는데, 가장 큰 이유는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의 에너지를 구입하여 준 까닭이다. 사실 그동안 BRICS의 경제가 G7으로 대표되는 서방의 경제보다 훨씬 규모가 크게 성장하였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유럽의 경제가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미국의 이익으로 돌아갔다.
 
유럽은 2중의 피해를 입었는데, 값싼 러시아 에너지에 접근이 불가하고, 비싼 미국 에너지를 구매하게 되었다. 독일은 당연히 최대의 피해를 입었다. 녹색당의 자살적인 정책으로 원전을 모두 없애버렸기 때문에, 원전에 크게 의존하는 프랑스에 비해 피해규모가 엄청나다. 수십년간 독일의 미래를 보장했던 Nordstream pipeline이 파괴되었는데, 모두가 그 범인이 미국인 것을 알고 있짐나, 공식적으로 우크라가 범인으로 지목되었고 독일은 한 마디도 못하게 된다. 미국의 속국이라하더라도 너무도 자주권이 없는 독일의 정치적 지형에 국민들이 희생되었다. 독일은 2년 연속 경기후퇴를 보고 있으며, 미래전망은 더 나쁘다. 러시아에 의존하던 중화학공업은 미국과 중국으로 회사를 이전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석유/가스산업의 혜택이 확대되었다. 재정이 피패해진 유럽인은 35조 달러의 부채에 허덕이고 이자만 매년 1.8조 달러를 지급하는 미국에 대출 받으로 가고 있다.
 
 

확전전략을 선택한 서방

 
이 상황에서도 유럽은 후퇴하지 않고, 확전 전략을 채택했다. 20223-4월은 협상이 거의 체결 직전에 왔다. 러시아는 협상에 선의를 과시하기 위해 키에프 쪽으로 진출했던 대규모 기갑/기계화 전력을 철수했다. 그런데, 미국의 심부름을 받은 영국의 보리스 존슨이 키에프에 와서 방해를하게 된다. "협상하지 마라. 우리가 돈과 무기를 지원할 것이니 싸워라. 싸우면 이길 수 있다."라고 부추기고, 서명까지 했던 협상안을 이끈 우크라이나 협상대표는 암살된다. 협상의 마무리 지점에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확전 전략 Strategy of Escalation은 이렇게 구사되었다. 전황이 불리하면 게임체인져로 불리는 새로운 유형의 무기가 언론에서 거론된다. 처음에는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유형의 무기를 주어서 확전되는 것을 반대한다.” 라고 선언한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새로운 유형의 게인체인져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 M1 아브람스/챌린저/레오파드 탱크가에 대해서 그랬고, 미사일, HIMARS, F-16에 대해서 그랬다. 현재의 버전은 장거리 미사일 허용이다. 일견 약삭빠른 것 같은 서방의 확전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가 확전을 압도 Escalation Dominance한다는데 있다. 서방이 제공한 무기는 금방 포획되어 모스코바의 전시장에 전시되는 신세로 전락한다. 
 
 

예상 못한 Industrial Warfare

 
러시아가 이렇게 많은 제재에도 전쟁을 통해 번영을 할 것을 서방은 상상도 못했다. 서방의 전략은 러시아에 물리적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서방은 러시아에게 경제적으로 승리할 것을 당연한 것으로 예상했다. 서방 역시 러시아1000일동안 전쟁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전혀 계획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러시아 혼자 모든 범주의 무기 생산에서 범서방의 무기 생산량을 압도하였다.
 
 

Kursk Adventure

 
20246월 스위스에서 평화 회의Peace Conference가 열린다. 우스운 형식의 평화 회의에는 우크라이나만 초대하고 러시아는 초대하지 않는다. 여기서 젤렌스키는 매우 이상한 개념의 평화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2달이 되지 않은 86일에 Kursk 를 침공한다. 소위 Kursk Adventure라는 것이다. 아무도 Kursk Adventure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돈바스 전선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이 급격하게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전장을 장악하는 무기인 전차/장갑차/IFV의 우크라이나 손실을 보면 정확하게 Kursk 침공이후에 심각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군대를 희생시켜서 얻은 것은 내러티브 하나였다. 이차대전 이후 러시아 영토를 침공한 나라가 우크라이나 이외는 없다.”라며 승리의 개념을 띄운다. 전장의 현실과 무관하게 내러티브가 중요했던 것이다. 2024년 미국 선거와도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바이든과 네오콘은 무조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니 그들의 선거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여 선택한 방안이었다. 물론 젤렌스키가 선택했다기 보다는 미국의 지시에 순응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협상회피에 도움

 
그런데 분명히 Kursk 모험이 가져다준 이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군이 Kursk에 남아있는 한, 러시아가 협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젤렌스키는 협상의 압박 회피할 수 있다. 왜 젤렌스키는 협상을 회피할까? 그것은 권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기가 지난 젤렌스키가 권좌에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계엄령이고, 계엄령은 전쟁이 지속되는 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내 공격 허용

 
이제 ATACMS을 통해 주요한 확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젠렌스키는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내 공격을 허용해달라고 몇 달 동안 조르고 다녔다. 그런데 바이든이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의 각료들은 물론이고 바이든 자신도 NCND로 대응하는데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ATACMS 6발을 Bryansk지역에 발사한다. 정부도 모르는 사이에 뉴욕타임즈가 전쟁지휘부가 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escalation을 통해, 러시아를 도발하여, NATO를 전쟁에 끌여들이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NATO의 전쟁 참가는 젤렌스키의 유일한 기회가 되고 있다. NATO가 참전하면, 이제 전쟁은 장기전일 뿐아니라, 전선이 엄청나게 확대된다. 젤렌스키에게는 꿈의 순간이다. 1,000일을 즈음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엄청난 러시아의 군사력과 계속된 오판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선언했으므로 보복을 할 것이다. 아마도 키에프는 가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키에프가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 대해 러시아가 어떤 공격을 할 것인가 염려된다. 서방이 이 전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해서 끊임없이 과소평가를 해온 까닭이 있다. 세계 최대의 국방비를 쓰는 천조국 미국에 대응하는 러시아의 군사력이 아주 형편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군사력이 미국보다 1세대 이상 앞서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러시아가 양적으로 뿐아니라 군사력의 모든 면에서 미국을 압도한다. 러시아가 막 수정한 핵교리를 적용할 첫 대상이 미국과 우크라이나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방어할 수 없는 공격 무기가 엄청나게 많다. 워싱턴, 뉴욕, 로스엔젤레스에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이 한 발 떨어지는 순간,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바이든은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60일 남은 바이든을 탄핵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바이든이 한 짓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LBJ는 리차드 닉슨의 당선 직후부터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신 행정부에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훌륭한 전통도 많이 있지만, 바이든의 네오콘 행정부는 그 어느 것도 따르지 못한다. 미국예외주의에 오염된 미국의 네오콘들의 한계일 것이다. 1,000일이 지났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느낌이다. 전쟁은 끊임없이 확전되고 있다. 이 흐름을 누가 막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