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Escalation

아레즈네크Oreshnik 미사일 분석 #7

진재일 2024. 11. 27. 01:41

7. Oreshnik이 위험한 이유

 

사전통보의 의미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조약상 의무가 없음에도 미국에 사전통보하였다. 그런데, 왜 사전통보했을까 생각해보자. 보통 IRBM재래식 탄두가 없다. IRBM을 발사하면, 상대방은 탄두가 재래식인지 핵탄두인지 알수 없다. 따라서, 실수로라도 핵보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독일은 2026년 독일에 (잠재적 핵탄두를 가진) IRBM 배치 계획을 합의하였다. 그런데, Oreshnik은 비행시간TOF이 10분 내외에 불과하다. 일단 발사되면, 그 사실을 확인하여 경보하는데 아무리 빨라야 2분의 시간은 걸린다. 물론 앞으로 절차를 개선하면 몇 십초를 더 줄일 수 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전체 10분의 시간은 기존의 30분 대의 시간에 비해 너무 짧은 시간이다. 미사일방어수단을 가동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다. 그냥 자동으로 교전하게 만들어두면 된다. 교전능력이 부족해서 문제이지 절차상의 문제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자체로 방어수단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대응공격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르다. 자신에게 주어진 불과 5~7분의 시간에 NATO의 해당기지나 주요자산에 위치한 지역의 작전사령관은 앉아서 상황평가할 시간이 없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당연히 국가지도부National Command Authority에 보고하고 논의할 시간은 없다. 사령관에게 모든 결심이 떨어지게 된다. 사령관이 어떻게 대응할 지 몰라서 잠시 고개를 흔드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핵대량살상을 시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차피 선택은 우리나라 혼자 멸망하느냐, 공격국가도 같이 멸망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푸틴은 이 무기를 다시 사용시 미리 통보하여, 민간인들이 대피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지금은 혼란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선언이다. 그러나 아무도 푸틴에게 강요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러시아는 기습 발사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는 푸틴의 선의에 달려있는 샘이다. 

 

2018년은 러시아가 미국을 군비경쟁에서 압도한 시점

 

2018년 3월, 최신형 러시아 전략 핵무기 6종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밝힌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①지상발사형 ICBM인 RS-28 사르마트, ②ICBM 탄두부에 장착하는 극초음속 비행체 아방가르드, ③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3M22 지르콘, ④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Kh-47 킨잘, ⑤ 핵추진 순항 미사일 9M730 부레베스트니크,  ⑥레이저무기 페레스베트 가 그것이다. 이중에서 가장 큰 위력을 가진 것은 ①지상발사형 ICBM인 RS-28 사르마트이다. 사르마트는 2018년에 처음 시험 발사를 했고, 2020년에 실전배치하였다.

미국이 가진 ICBM은 50년 전에 보잉이 개발한 Minuteman III이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133억불이 들어가는  지상기반 전략 억지력(Ground Based Strategic Deterrent, GBSD) 프로그램을 착수했다. 노스롭 그루만이 개발을 맡은 이 차세대 ICBM의 정식 명칭은 센티넬(LGM-35A)인데, 실전배치 목표년도는 2036년이다. 사르마트와 같은 성능을 보유했다고 하더라도 16년이나 뒤진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미군의 문제일 뿐이다. 러시아가 기술적으로 지나치게 빠르다는 생각보다는 미국이 늦은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중국, 이란, 북한은 이미 극초음속미사일을 실전배치했거나 시험발사를 한 상태이다. 세계에서 국방비를 가장 많이 쓰는 천조국의 군사력 실태이다. 

 

Oreshnik의 의미

 

A. TEL

사르마트는 최대속도가 마하 20인 단연 지구상의 원탑 무기이다. 그런데 Oreshnik은 마하 10인 무기이다. 일견 아무것도 아닐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르마트는 사일로에서 발사한다. 따라서 사일로의 위치를 알고 있으므로 쉬운 표적이 된다. 물론 사르마트의 사일로는 핵방어 Nuclear-Proof 상태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액체연료 방식이므로 발사준비에 시간이 소요된다. 혹시라도 모를 보안이 뚤리는 경우, 어떤 대응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Oreshnik은 고체연료방식이다. TEL로 발사한다. TEL은 아무곳이든지 발사를 할 수 있다. 사일로의 경우보다 훨씬 대응이 어렵다. 

 

B. 비핵무기

Oreshnik의 가장 획기적인 능력은 비핵무기라는 것이다. 핵무기의 경우,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지 핵보복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Oreshnik은 비핵무기이다. 따라서 방사능 낙진 등 부수적인 피해가 전혀 없는 그야말로 외과수술적인 도구이다. 그런데도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히로시마 나가사키 이후 거의 80년간 수없는 핵실험이 있었지만, 단 한번도 실전 공격이 없었던 것은 핵무기가 가진 비도덕성에 근거하고 있다. 수많은 핵전략이 나왔지만, 궁극적으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고정관념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Oreshnik을 Yuzhmash에 발사한 뒤에 그 공장은 파괴되었지만, 옆 동네의 누구에게도 큰 피해가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런데 핵으로 보복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Oreshnik에 대응하기 위한 교리가 논의되고 개발될 것이다. 수년은 족히 소요될 작업이다.

 

독일의 패닉

올라프 숄츠는 거의 사색이 되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사민당이 새총통후보로 지명하기는 했지만, 선거전망이 어둡다. 그렇지만 그 때문이 아니다. 독일의 정보당국에서 숄츠에게 Oreshnik에 대해서 보고했을 것이다. 미국과 2026년 IRBM배치 합의를 맺은 것을 되돌리기도 어렵다.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되돌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보여준 것이다. 당장 명료한 표적이 된다.

독일이 충격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이번에 공격을 받은 Yuzhnash에서는 독일의 라인메탈이 우크라이나에서 파손되거나 고장난 레오파드 전차 등의 수리와 정비 작업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낭패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8월 포르토바에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관련된 스웨덴의 전문가들이 대거 손실을 입어서 스웨덴의 외무장관이 그자리에서 사임하고 바로 정계를 은퇴한 일을 생각해보면, 그 충격이 이해가 될 것이다. 

 

casus belli, 미국의 패닉

Oreshnik을 발사한 이유는 정확하게는 ATACMS/스톰쉐도우로 러시아내 공격 승인에 대한 보복 예고이다. 만약에 ATACMS/스톰쉐도우가 없었으면 Oreshnik의 발사는 없었을 것이다. ATACMS/스톰쉐도우는 실제로 발사했지만 전혀 영향력이 없었다. 시간도 돈의 낭비에 불과했다. 그런데 러시아에게는 전쟁의 명분을 제공했다. 러시아는 가만히 인내하고 기다리면, 서방에서 어처구니 없는 도발을 하여, 러시아에게 좋은 명분을 제공해준다. Oreshnik이 시험발사를 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전쟁에서 실제 표적을 상대로 시험발사한 것이다. 얼마나 자신감이 있었으면 그랬을까? 어리석은 영국과 미국은 자신들의 능력도 모른채 마구 설치고 다니고 있다. 적어도 명분의 측면에서 러시아는 도발자가 될 수 있었는데, 거꾸로 미국과 영국이 도발자가 된 것이다.

당연히 미국은 패닉 모드이다. 적어도 미국의 국방부는 피할 수 없다. 국무부 등 정치권은 60일 이후에 도망가면 면책이 되지만, 군은 다르다. 군복을 입고 복무해야 한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라도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조직이다. 앞으로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미군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무력을 사용해도 협박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력은 협박력에 의존하였는데, 전가의 보도인 항공모함은 이제 후티에게 쫒겨가는 신세이다. 구시대의 무기로 허세부리다가 이제 모든 밑천이 드러나 버렸다. 이는 트럼프에게도 악재이다. 자칭 거래의 신이라고 하지만 카드가 없으면 협상을 이끌 수 없다. 조용히 러시아가 무대를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키에프 보리스필 공항을 탈출하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3년 전 카불공항을 탈출하던 행렬과 계속 겹친다.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는 쥐의 행렬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NATO 국가들의 패닉

그 외의 국가들 중 지금 오금이 가장 저린 국가는 영국이다. 영국은 주인인 미국이 몰고 다니는 불독과 같은 공격견역할을 했다. 한줌의 군사력밖에 없지만, 미국이라는 주인을 믿고 제국을 운영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위세로 세계를 호령했다. 호가호위인 것을 모두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젤렌스키와 우크라이나 나치들도 보리스 존슨의 사주로 사실 3년간 전쟁을 지속하였다. 보리스 존슨이 무슨 능력이 있겠나? 미국의 심부름꾼이라는 위세가 있었다. 이렇듯 유럽이 국가들은 냉전시절부터 특히 탈냉전시대에는 더욱이 전부 미국의 주구로서 역할을 해온 것이다. 아마도 토니 블레어 시절부터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예측불능의 상황에서 혹시라도 다시 Oreshnik을 발사한다면, 제일 표적은 영국의 공군기지일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지금은 ATACMS/스톰쉐도우/SCALP에 대한 대응모드가 발동 중이다. 따라서 ATACMS 저장기지들과 스톰쉐도우 탑재 항공기가 있는 곳이 보복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지난 2년간 미국과 IRBM/MRBM 전개 연습을 한 덴마크도 지금은 패닉 상태일 것이다.

 

예상되는 추가 공격 표적

당분간 즉 1-2개월 내에 러시아가 공격할 수 있는 표적은 ATACMS/스톰쉐도우/SCALP, F-16( 스톰쉐도우를 투발하는 항공기)등의 대응과 관련된 표적과 Oreshnik을 요격할 가능성이 있는 SM-3의 지상발사대인 이지스어쇼어 등이 Oreshnik의 예상 표적이다. 이 기지들은 다음에 열거하였다.
  • 폴란드 지코보(이지스어쇼어)
  • 루마니아 데베셀루(이지스어쇼어)
  • 사이프러스 아크로토리 영국공군기지(스톰쉐도우)
  • 폴란드 내 미군의 무기고/장비고(ATACMS)
  • 루마니아 페테스티 공군기지(우크라이나 조종사 F-16훈련)

그 다음은 덴마크, 독일 등 IRBM 배치 기지일 것이나, 이들은 몇 년 내의 표적이 될 것이다. 러시아가 지금까지와 같이 인내심을 가지고 냉철하게 대응하지 않고, 만약에 감정적으로 나간다면, 최우선 표적은 눈에 가시같은 영국이 될 것이다. 그러나 본토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사이프러스 Acrotori RAFB 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도 사정거리 내 위치

러시아의 극동지역에서 발사하면, 한국, 일본 그리고 알레스카의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을 조작하여, 크루스크내 러시아군/북한군을 대상으로 ATACMS/스톰쉐도우의 사용승인을 미국으로부터 받았다는 뉴스와 함께 실제 발사를 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Oreshnik을 시험발사한 것이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한국에 직접 경고도 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매를 벌고 있다. 쓸데 없는 허세를 부리지 말고, 국방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제국주의자가 될 수 없고, 강대국도 될 수 없는 입장에 있는 현재의 우리나라는 군사력을 오로지 국익의 보호와 국가의 생존 번영과 기회가 오면 통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쓸데 없는 남의 싸움에 말려들면 안된다. 러시아가 무슨 짓을 하든, 우리와 상관없으면 나서면 안된다. 일본은 러시아의 100년 넘는 숙적이지만, 한국은 최근의 눈에 가시이다. 우크라이나는 무능할 뿐아니라 도덕적으로도 타락한 나라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임기를 넘긴 대통령이 전쟁을 연장해서 계속 집권하려는 나라이다. 제발 정신차리고,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일단락, 그리고 개인적인 섭섭함

이상으로 7편에 걸친 Oreshnik에 대한 분석 포스팅을 이후 다른 전개가 있으면 추가하기로 하고 여기서 일단락한다.표현력이 거칠어서 두서없이 기술한 글을 여기까지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필자가 이 블로그를 개설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군사력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국제관계학, 외교가, 안보전문가 등 지정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대부분이 의외로 군사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일전에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 토론하던 중 미국의 군사력이 러시아의 군사력보다 약하다는 설명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 매우 많은 분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댓들을 달았다. 결코 무지하거나 책임없이 한 말이 아닌데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

 

따라서 이에 대해서 책임을 크게 느껴서 상세한 설명을 하기로 마음먹고, 지금도 러시아와 미국의 군사력 비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사력이라는 것이 워낙 방대하여 비교 이전에 자료를 수집하는데만 많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러나 군사력의 현실을 모르고는 오판하기가 매우 쉽고 이는 매우 위험하므로 꼭 제대로 지식을 생산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표면적인 군사력이 아닌 실전에서 사용되는 군사력을 제대로 안다면 현재의 지정학적인 지도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 착실히 준비해서 잘 이해할 수있도록 노력하겠다.


달란트투자에 출연하여 우크라이나 전황과 군사력에 대한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