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자원 축소가 계속되고 있는 우리 국방의 현실에서 시작되어 20년에 걸쳐서 진행된 국방개혁/국방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갈수록 환경은 더 악화될 것이다. 병력규모 축소라는 현실에서 ①완편된 부대를 유지하면 부대수가 감소하고, ②부대수를 줄이지 않으면 감편이 불가피하여, 이 선택의 문제는 지속적인 쟁점이 되어 왔다. 환경이 같지는 않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서 이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선택: 신규부대 창설
지난 1년 반 정도의 기간에 20개 이상의 여단을 창설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현재 소총병의 부족이 심각한 상태이다. 155기계화 여단의 집단 탈영사건은 이미 포스팅한 바가 있다. 유명한 아조프 여단장 보단 크로테비치는 자신의 포스팅에서 이를 비판한 바 있다. 그의 비판의 요지는 신규여단을 창설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이다.
2023년 여름 공격에 크게 실패한 우크라이나군은 그 이후 상당한 곤경에 빠지게 된다. 이후 2023년 10월 러시아군은 1년 이상 혈투가 계속되어온 아브디이프카에 대해 공격하여, 2024년 2월 17일에 함락하게 된다.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병력부족 문제는 2023년 말부터 심각하게 거론되었다. 2024년 2월 8일 워싱턴포스트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에는 완편의 35%밖에 없다는 증언도 하지만, 이는 낙관적인 평가이며, 실제로는 대부분의 소총중대는 25% 정도였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는 축구장 크기의 면적을 2~4명이 방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단 창설
1차 창설 10개 여단
병력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군은 신규 여단을 창설하기 시작했다. 2023년 가을 150기계화 여단, 151기계화, 152저격, 153기계화, 154기계화 여단과 Pomsta 국경방어 여단, 17방위여단, 17방위여단 등 총 8개의 여단을 창설한다. 여기에는 약 35,000 명 정도의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2024년 초에 징집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추어 신규 병력을 이용하여 10개의 여단을 창설한다.
- 155/156/157/158/159 보병여단
- Hart 국경방어여단, Forpos 국경방어여단, Volya/Skeliya/Kyyzhak 국가경찰 여단
2차 창설 3개 여단
2024년 여름에는 다시 160/161/162기계화 3개의 여단을 창설한다.
대대를 연대로 증편
2024년 4월 120수색대대, 201강습연대, 33대대, 225대대를 각각 120수색연대, 201강습연대, 33연대, 225연대로 승격증편한다. 47기계화 여단은 47기계화 대대에서 47기계화 연대를 거쳐 여단으로 승격하였다. 따라서 여단의 숫자는 계속 증가한다. 이는 모두 서류상으로는 완전하지만, 실제로는 훈련이 부족한 신병으로 채우게 될 것이므로 새로운 여단의 전투력은 극도로 낮은 상태일 수밖에 없다.
155기계화여단의 대량 탈영사건이 벌어지자, 유명한 다빈치 늑대 대대장 Serhii Filimonov는 언론의 기고한 글에서 신규 창설 부대원들의 NATO 훈련의 부실함을 지적하면서, "병사들이 유럽에서 사격과 수류탄 투척과 같은 기본적인 훈련을 받고 오는데, 이는 전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술의 10~15%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 바있다.
이 14개의 여단에 대한 훈련의 문제가 제기되자, 이들을 NATO국가에 보내어 훈련을 시키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이를 실행하게 된다. 최초로 실험하게 된 부대가 나중에 문제가 된 155여단으로 이들은 프랑스로 보낸다. 155여단은 보병여단이었지만, 기계화여단으로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부대창설의 부담
여단을 창설하려면 여단 사령관과 참모들, 다수의 대대장과 대대참모, 중대장, 소대장, 부사관 등의 오버해드가 필요하다. 2022년 봄 전설적인 마리우폴방어로 유명한 아조프여단의 여단장 Denys Prokopenko 중령은 전투경험이 없는 지휘관들은 방어선을 설치하고, 부대화력을 협조하거나, 비효율성과 부패로 돈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부대를 관리하는 일과 같은 핵심기본지식은 부족함을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이것이 결정적일 수 있다.
폴란드에서 훈련받은 160기계화 여단은 해외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로 편성하였으나, 발표와 달리 모집은 계속 지연되었다.
부패
부대는 창설되었지만, 사령관을 실제로 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동안 이들의 급여는 계속 지급된다. 물론 이 급여는 미국과 EU 등 서방에서 보내는 돈이다. 누군가는 서류상으로 대신 이름을 채우고 급여를 타갔을 것이다.
3차 여단 창설
59기계화여단, 93기계화 여단, 82 공정 여단 등이 창설되었다. 이런 창설이 실전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110여단장은 텔레그램 채널에서 "영토손실 원인은 Avdiivka와 비교하여 다르다. Avdiivka에서는 포탄이 없었고, FPV 드론은 막 개발을 시작했을 때였다. 그러나 보병이 있었다. 포병의 부족을 대체하고 있었다. 현재는 뭔가 쏠 것과 날릴 것은 있는데, 싸울 사람이 없다. 소총 부대의 인원이 완전히 부족하다."라고 호소하였다. 이 110여단은 Avdiivka 전투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끝내 Velyka Novosilka에서 러시아군에 포위되었고,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서는 철수요청에 응답하지 않아서 결국은 패전하게되었다. 현재는 러시아군이 소탕중에 있다.
소총병의 부족
소총병의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위치를 유지하고 역습할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있다. 여단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천천히 지속적으로 후퇴하는 것 밖에 없다. 유로마이단에서는 왜 보충보다는 창설하는지에 대해 이유를 설명했다. 그 요지는 두가지이다. 첫쨰는 러시아군이 계속 증원하여 투입하니까, 전방이 확대되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계속 부대가 더 필요했다는 것과 둘째는 기존 여단을 순환시키고 대체하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설명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첫째, 전방이 확대되면, 부대를 더 만드는 것보다 병사를 더 많이 투입하면 된다. 병사를 구하는 것이 장교들을 구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둘째, 기존 여단을 순환시키는 대신에 대대를 순환시키면 된다. 한 부대를 대체하고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예비 부대 2-3개가 필요하다. 후방으로 배치되면 휴식과 훈련을 취하면서 재충전하고 향상된 기술로 전투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완편 부대를 넣고 가능한한 하급부대를 많이 만드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전투경험이 없는 새로운 부대를 투입하는 것보다 신병들을 전투경험이 풍부한 부대에 넣어주어서 전투를 하는 것이 전투력도 보존하고 신병들이 빨리 적응할 수있는 방법이다. 대신 신편 여단을 투입하면, 여단 전체가 처음 전투를 하게 되므로 전투에 익숙한 적군에 비해 매우 불리하게 된다. 따라서 신편부대는 그 자체가 약점이 되어버려 돌파당하기 쉽다.
공군의 보병 전환
소총병의 부족은 전투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공군 기술병을 전방의 참호로 보내는 일이 발생하여 큰 논란이 일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거의 1년 전부터 사실상 소멸된 것과 같은 상태이다. 문제가 심각하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실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공군이 업무가 없다고 하지만, 공군 기술병들은 보병업무에 적합할 수가 없다. 보병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점 투성이 152 여단의 경우
9개월 동안 훈련받은 152 여단은 현장 모집센터로 기능이 바뀌어 버렸다. 152여단은 부대구성 모든 문제점이 다 드러났다. 아래의 문제점 이외에도 각종 문제점이 많았으나, 이 정도로 요약한다. 이부대는 전투에 투입된 3일만에 500명이 MIA가 발생했다.
- 병력을 한번에 300명~800명 씩 계속 뽑아가고 신병으로 보충하는 일이 일이 발생했다.
- 증언에 따르면 전차운전병을 모집했는데, 일반 보병부대로 변경되어 전차운전병을 돌려보냈는데, 나중에 다시 기계화보병이 됐을 때는 전차운전병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 주로 뽑아갈 때는 가장 건강한 사람들을 뽑아가므로 남아 있는 요원들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다.
- 또한 함께 훈련받은 부대라야지 전투에서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데, 부대가 하나의 결속력을 잃어버렸다.
- 서류상으로 부대는 9개월을 훈련받았지만, 남아 있는 부대의 요원들은 사실 몇 주도 훈련받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들의 전투력과 결속력은 거의 존재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 병력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우크라이나군 전체를 다룬 기사. 다름대로 체계적인 분석이 돋보인다.
- 손실률 100%를 기록한 157 기계화 여단
150여단~159여단 까지 150 계열의 여단 10개 중 5개 여단이 최근 몇 주간 완전 붕괴되었다. 여기서 다 옮길 수도 없을 만큼 참혹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이전에 포스팅한 기간별 우크라이나군의 평가와 향후 전망을 읽어보면, 이 글은 그 증거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결론
우크라이나의 사회적 문제점과 창설/보충의 쟁점이 혼재되어서 잘 구분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몇가지 시사점을 정리해본다.
- 창설/보충의 쟁점은 단연코 보충이 훨씬 효율적이다.
- 창설을 추진했던 것은 외부로 부터 자금을 끌어들이고, 이를 착복하는 전쟁지도부들의 부패가 한 몫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익을 위해서 전장의 현실을 무시했다. 전쟁을 수행하려면 부패구조부터 정리해야 한다.
- 전쟁 수행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전쟁을 위해서는 전쟁 지도부가 매우 중요하다.
-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자체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 미국과 NATO의 부추김만 믿고 전쟁을 하여, 나라를 재기불능의 상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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