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군 손실 분석

진재일 2025. 1. 16. 02:24

러시아군 사상자 수 - 우크라이나 언론

러시아는 자군의 사상자수를 비밀로 분류하여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우크라이나도 똑 같은 결정을 내렸다. 대신 상대방에 대한 손실 자료는 발표하고 있다. 러시아군의 사상자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국방부의 발표(추정)를 우크라이나 언론에서 집계하여 발표하고 있다. 자칭 민주주의의 등대라고 하는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지에서 발표하는데, 그 숫자를 오랫동안 추정해본 결과 거의 아무런 의미 없는 신뢰도 제로 수준의 가짜 자료이다. 거의 1년 반 전부터는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황을 살피는데 방해가 될 뿐이다.

 

러시아군 사망자수 - Mediazona

그래도 가장 신뢰가 높은 곳은 영국의 BBC News 러시아지국과 협조하여 집계하는 Mediazona의 수치가 가장 일관성이 있는 편이다. 이 수치는 거의 전쟁 초기부터 추적해왔으며, 현재도 발표는 계속하고 있다. 집계 방법은 러시아의 인터넷 등을 검색하여 부고 등으로 실제 사망자를 센 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일정한 승수를 곱하여 추정하는 것이다. 승수는 꽤 영리하게 고안했었으나 약 1년 전쯤 갑자기 별다른 설명없이 그 승수를 2배로 올려버려 하루 아침에 신뢰성을 상실해버렸다. 그 때부터 필자는 사실상 이 수치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 이숫자들의 정확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추세만이 약간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어차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자료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름대로 일관된 방법을 계속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에 이 수치를 참고로 하길 원한다면 이 수치의 일정부분을 차감하여 평가하면 적절할 것이다.

 

Mediazona의 러시아군 손실추정치

Mediazona의 수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망자수와 손실추정치의 측정방법이 다르다는 것이다. Mediazona의 사망추정치는 일관된 방법을 사용하므로 방법론적인 신뢰성이 높지만, 손실추정치는 SNS 등을 참고로 해서 별도로 추정한다. 따라서 이 수치의 신뢰성은 사망자 추정치와 같지 않다. [방법론적인 신뢰성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방법론을 사용해서 추산한 결과 수치가 더 정확한 것은 아니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SNS를 사용한 손실 추정치가 현실을 더 잘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신뢰성 높은 사망자수도 전황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전투에서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사망여부가 아니고, 전투력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 수치는 손실Casualty or Loss이라고 하는 범주로 분류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전투에 다시 참여할 수 없게 되는 인원의 수치를 말한다. 따라서 손실은 사망, 부상, 탈영, 포로, 실종 등 여러가지 범주의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수치는 전투력에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떤 특기를 가진 전투원은 즉시 보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손실은 다양한 형태로 전투력을 약화시킨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현재 전투력을 비교 판단하는데는 불충분하다. 따라서 이때까지는 러시아가 발표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자료만으로 전황을 판단해왔다.

 

Mediazona의 러시아군 사망자수 추세 (반년단위 자료)

Mediazona의 사망자수의 발표추세는 상당한 신뢰성이 있을 것이므로 최소한 추세를 보고 전황을 판단할 수 있다. 이 수치를 보면 다음과 같은 전쟁 전기간 84,761명의 사망자를 확인하였고(유언검인기록으로 추정한 수치는 약 12만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이유로 이 수치가 사실보다 작을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특히 최근으로 올수록 좀 더 과장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24년 하반기 자료를 아직 집계하지 않아서 최근의 전황을 어느 정도 정확히 반영하는지는 추정이 쉽지는 않다. 주간 단위의 자료를 살펴본다.

Mediazona의 러시아군 사망자수 추정치(반년 단위 자료)

 

Mediazona의 러시아군 사망자수 추세 (주간단위 자료) 

주간단위로 발표 자료는 좀더 세밀하여 이 자료의 일관성을 확인하기 쉽다. 러시아군의 큰 손실은 ① 초전, ② 바흐무트 전투, ③ 아브디프카 전투에서 발생했다.

  • 러시아군이 초전에는 공격을 시작하면서 요새화된 방어를 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노출된 공격을 하므로 손실을 많이 입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을 과소평가한 것과 긴장경을 이루는 공격대형을 유지하여 우크라이나의 매복공격 등에 당한 것이 많았다.
  • 바흐무트에서는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이 결국에는 승리했지만,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였다. 프리고진이 2만명 사망했다고 발표할 정도였다.
  • 그리고 2023년말 경에 아브디프카 전투에서도 승리했지만, 상당한 손실이 발생했다. 물론 이 손실은 바흐무트 전투에서의 손실정도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런 전장의 상황과 Mediazona의 수치를 보면 약간의 상관성은 있으나 그다지 일치한다고 보기 힘들다. 아래 챠트의 녹색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① ② ③에 해당하는 것이다. Mediazona의 사망자 추정치의 정확도는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Medianzona의 러시아군 주간 사망자수 발표

 

 

Mediazona 러시아군 인원 손실자료

Mediazona는 별도로 SNS 등을 통해서 손실을 집계하는데, 오히려 이 수치와 추세가 전장의 현실을 더 잘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말한 ①  ③과도 일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군의 손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의 마지막 짙은 색의 막대기가 Kursk 공격을 시작한 시점이었는데, 이 때 이후로 러시아군의 손실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지금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Mediazona 발표 러시아군 손실 추정치

 

군사이론과의 연관성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2025년 1월 4일을 기준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우크라이나의 전사자수 분석에도 언급한 것과 같이 전장에서 발생하는 손실교환비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전쟁의 국면별로 요인을 중심으로 설명해본다.

 

공격과 방어

초전에는 러시아군이 공격 작전을 수행하였다. 공격작전에는 노출이 불가피하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에 8년에 걸쳐 요새를 구축해왔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군의 준비된 방어진지에 대해서 러시아군은 급편공격 성격을 띈 태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러시아군의 손실이 높아지는 현상이 일정부분 발생했을 것이다. 한편, ATO를 실시하여 항공력, 미사일, 포병 등으로 초전 우크라이나군의 방공망에 큰 피해를 가했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ATO등을 고려하면 초전의 손실교환비는 그래도 러시아가 유리했을 가능성이 높다. 군사이론에서는 공격군이 방어군에 비해 3:1의 전력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초전에는 러시아군이 19만 5천명으로 공격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Kursk 역습의 폐해

Kursk 역습 이전부터 이미 전세는 러시아쪽으로 기울었다. 바흐무트 전투, 아브디프카 전투 등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러시아군은 계속해서 공세를 유지했다. 그런데, 오랫동안 버텨왔던 우크라이나군이 정예를 빼어서 Kursk의 의미 없는 공격에 투입하는 바람에 전황에 갑자기 우크라이나에게 불리하게 된 것을 Mediazona의 SNS조사방법에 의한 러시아군 손실추정치는 말해주고 있다.

 

공자-방자의 이론의 가정사항 ceteris paribus

그런데 바로 앞단락에 말한 공격의 불리함은 작용하지 않는 것일까? 공자가 방자에 비해 불리한 것은 하나의 가정 ceteris paribus 즉 다른 모든 것이 동일할 때 성립하는 것이다. 초전에는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선이 거의 무너진 상태이다. 다른 모든 것이 동일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공격자가 불리할 것이 없는 국면이다.

 

포병, 미사일, 드론 및 항공력의 효과

러시아군은 공세적 진출을 위해서 사전에 포병으로 제압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에 비해 포병전력이 10:1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사자료들은 포병이 손실의 70%~80% 정도 기여한다고 한다. 1차대전은 60%, 2차대전은 7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또 러시아군은 Fab-500에서 Fab-3000에 해당하는 활공폭탄Glide Bomb을 대량으로 사용했고, 미사일 전력에서도 절대 우위를 유지했다. 현재는 드론도 러시아군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자체 생산하는 장거리 드론을 제외하면 항공전력이 전무한 상태이다. 방자가 전혀 유리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보수적인 러시아군의 작전방식

또한 러시아군은 철저히 측면공격 → 보급차단   포위망형성   소탕작전 등의 순서로 작전을 진행해왔다. 진격하기 전에 항공폭탄으로 우크라이나의 진지와 건물 등을 완전히 파괴하고, 포병으로 진지를 공격하며, 드론으로 정찰하여 제압한 다음에 공격한다. 너무 진격속도가 늦어서 러시아군이 관료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자군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쟁방식을 사용해왔다. 따라서 인원손실 교환비는 우크라이나군이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정보실패

NYT, FT 등 서방언론에서는 러시아군이 전진하니까 손실은 우크라이나군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설정한 기사를 많이 내보낸다. 따라서 트럼프와 같이 정확한 전황보고를 받지 못하면, 60만명의 손실과 같은 숫자를 믿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전쟁이 끝나면 다 밝혀질 것이지만, 미국의 정보부서는 어쩌면 전황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아웃소싱했을 수 있다. 이결과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측의 정보가 미군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네오콘이 만든 조작으로 생각해온 북한군 참전도 우크라이나-한국 국정원이 만든 조작으로 미국의 입장에서는 정보실패의 가능성도 있다.

 

전사자 비교, 손실 비교

Mediazona의 자료는 약 10만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6개월간의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매우 높은 상태에 있다. 또한 감소추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같은 방식이라면 우크라이나군은 사망자만 50만명을 상회했을 것이다.보통 손실은 사망의 2~3배의 규모로 추정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전은 정밀도가 매우 높은 전쟁이었다. 소화기에 의한 공격 이외에는 사망이 아닌 부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최하의 추정치를 사용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모든 것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는 아래의 추정치가 합리적인 범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사망자수: 러시아 10만, 우크라이나 50만
  • 인원손실수: 러시아 20만, 우크라이나 100만

 

러시아국방부 발표 우크라이나군 1일 이원 손실, 2024년 6월부터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