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자전

평소에 댓글로 활발하게 소통해주시는 구독자 myview0907님 께서 GPS재밍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전자전 개념과 능력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일반이 알기 어려운 전자전에 대해서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해주셔서 댓글에 두는 것보다는 포스트를 하여서 구독자님들이 보다 많이 보실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 포스팅합니다. 내용을 공유해주신 myview0907님께 감사드립니다.

전문

한국인터넷에는 양질의 정보 찾는 것이 매우 어렵고, 교수님 처럼 소신 발언하시는 분은 더더욱 찾기 힘들기 때문에, 자주 들어와 글을 읽게 됩니다. 혹시나 제가 전에 궁금해서 찾아 보았던 내용인데, 교수님 블로그 운영이나 다른 분들 이해에 도움이 될까해서 조금 써 보겠습니다...오래전 인터넷과 관련종사자들에게 들은 내용으로 현재와 안맞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전쟁의 주된 키포인트는 전자전이라고 러시아 언론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 전자전은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좀 쉬운 이해 수준에서 원리를 조금 나누고자 합니다...

 

러시아가 전투를 위해 고민한 전자전은 크게

1) 전파 교란(무선통신 및 GPS신호, 레이더 교란)

2) 고에너지 출력으로 적 무기체계 내부의 전자회로 전자이동을 교란하거나, 회로소자 중 과부하에 약한 소자를 파괴(7~80년대 연구개발 종료된 장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언론 사진에 노출된 것을 보았는데, 이 장치는 40Km밖의 항공기/유도무기 등의 회로를 태울 수 있는 성능이 있으나, 재 충전에 30분 이상이 소요되어, 개발 가능성만 확인하고 박물관으로 보냈다고 알려졌던 것임. 현재 이런 형태는 이 것 밖에 없으니 박물관에서 가져와 쓰는 것일 텐데, 러시아 언론에서는 푸틴이 공개했지만 그 성능을 아직 보여주지 않은 레이저무기가 이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 함).

3) EMP효과를 이용한 전자장비의 무력화(각국은 EMP탄을 순항미사일 형태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에도 미국 것이 20기 정도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언론에 소개된 바 있으나, 요즘은 포탄화 하여 국소적으로 적 무기를 블랙아웃 시키는 것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고, 일부 군사 블로거는 포탄화 양산 중에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음. 러시아는 무기개발과 양산을 항상 비밀로 하고 전력화 바로 전이나 전력화 수준이 어느정도 넘었을 때 세상에 공개하는 경향이 있음)

정도로 그쪽 언론에는 드러나 있습니다...다른 방법이 더 있을 수도 있습니다.

 

GPS 재밍

여러 전자전 형태 중, 특히 전술을 방해할 목적보다는 주요 위협이 되는 핵심 무기들을 매우 저렴하고 손쉽게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사용되는 GPS재밍은 어떤 원리로 재밍을 하는지 쉬운 이해 수준에서 살펴보면, 대략 3가지 이론이 기본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 GPS알고리즘의 버그를 이용한 재밍: 수신주파수 10개의 채널 중 3개의 채널에 오정보를 입력하면 알고리즘적으로 오버 플로우를 일으키는 것을 이용한 재머. 군용GPS들은 이미 버그 패치가 되었을 것 같고, 상용GPS들 중에는 아직 유효한 것들이 있을 것으로 보임. 무기체계에 상용GPS를 넣는 경우가 많고. 군용은 미국이 엄하게 통제하고 있어서, 과거에는 우방들 한테도 거의 판매를 하지 않았음. 그리고, P코드를 쓴다고 재밍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님, 단지 고속비행체 적용을 통제할 목적의 코드임

2. GPS수신주파수(1.2/1.5Ghz)를 더 큰 출력 전파로 케리어 주파수를 매몰시키는 재밍: GPS위성은 고도 2만킬로미터 정도의 저고도 위성(가볍게 빨리 돌아야 함, 궤도높이가 더 높거나 낮으면 GPS로 쓰기 힘듬)으로 초기출력은 5W정도의 출력이었고(탑재 배터리 축전량/무게비와 관련, 현재는 출력이 더 높아짐) 전리층과 대기수분에 의해 지상에 도달하는 신호는 매우 약한 수준이 됨. 초기버전 출력은 검은 구름이 많은 날은 수신이 불가할 정도였음.

이 원리를 사용하는 재머는 작게 만들 수 있어서, 대응이 매우 어려움. 러시아가 만든 휴대용GPS재머 초기 버전은 워키토키 만한 크기로, GPS 신호를 직선거리 500km까지 방해할 수 있다고 함.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이 이 재머로 인해 꽤 고전했다고 알려져 있음. 이 재머의 가격은 400불(RPG7 한발 암시장가격)정도였고, 대응책이 없던 미공군은 이 러시아 회사를 통째로 사 버림. 그러나 이미 많은 클론들이 세상에 퍼져 있었음. 전파 발신지를 추적해 파괴하는 무기사용은 손익계산(수십억 원 들여 60만원(400달러)을 제거, 보유수량 매우 많음)이 안 나옴

 

3. GPS신호를 속이는 재밍: 스푸핑(spoofing)이라고 하는 방법으로, GPS신호를 모사해서 거짓정보를 뿌려, 적의 무기체계가 자신의 위치와 작동연산에 착오를 갖게 하는 방법.

 

GPS 재밍에 대한 대응책

이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전파는 에어에 노출되어 있고, 자신을 감추거나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수단이므로, 재밍을 극복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는 학자들이 있음.)

1. GPS 알고리즘 버그 패치(군 버전): 알고리즘의 버그(?)로 오버 플로우가 발생하는 것을 패치 함. 과거 생산된 상용GPS수신기들중에는 취약한 것들이 있을 수 있음.

2. 하드웨어적 방법: 최근 러시아아군이 FAB-3000모듈에 장착했다고 하는 안티GPS안테나 Kometa는 16년전에 나온 것으로, 미국, 터키 등의 나라 들에도 유사기술이 존재함. 기본적 개념은 재머 신호는 지상에서 온다는 가정하에, 안테나의 지향성을 능동적으로 이용하여 아래와 옆에서 오는 신호를 받지 않고 위(우주)에서 오는 신호만 받는 형태임.

 

수평비행을 하는 항공기 비행키트, 드론 등에는 적용이 쉬울 것 같으나, 적정 주파수로 회전해야 하는 미사일류들은 INS의 롤 축 신호와 연동하는 방법으로 수신이 잘될지 개인적으로 궁금하며, HALE(고고도 무인항공기)나 인공위성에서 재밍 신호를 보내는 경우는 이 방법 역시 극복이 힘들 것 같아 보임.

3. 소프트웨어적 방법: 인공두뇌학(Cybernetics), 확률통계, 고등수학 등을 이용해 INS+GPS 항법장치의 왜곡된 정보를 수리적으로 분리해 낸다는 개념인데, 러시아는 꽤 오래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연구성과가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음.

4. 양자통신: 중국이 양자통신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도 전파의 보안성과 무관하지 않음. 양자통신은 재밍이나 복사가 불가능 하다 함.

 

5. 대체 항법의 사용: 항법(지구 중심의 좌표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측정)은 과거 선원들이 썼던 별자리 추적방식 부터 매우 다양하나, GPS만큼 언제 어디서나 정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없음.

과거 무기체계에 사용되었던 항법들이 다시 부활하는 모양세가 종종 보이는데, INS가 기본이 되고 보조되는 항법으로 INS 오차누적문제를 해소하는 형태들이 대부분

 

그중 지형대조항법(TERCOM: 지상과 비행체와의 거리를 레이더파, 레이저 등으로 측정해 고도 분포 맵과 대조하여 자신의 위치를 추정/DSMAC: 촬영영상을 매핑하여 메모리에 저장된 맵과 유사도 판별을 통해 위치를 추정)사용이 보임. 그러나 이 항법은 지면이 평편한 곳이나 수면위에서는 자신의 위치를 특정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음.

 

러시아 공격 무인기 란쳇(Lancet)이 GPS를 쓰지 않고 INS+지형대조항법을 쓰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문제가 있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추측하고 있음. 이런 항법을 쓰기 가장 좋은 환경은 우리나라 같이 어디든 지형의 특성이 확실한 지형임. 그래서 러시아가 북한한테 란쳇을 준 것으로 보임.

개인적 추정으로는 Kometa 같은 솔루션이 사용되는 것, 란쳇같은 신형 UAV에 대체 항법을 쓰는 것으로 보아서, 재밍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는 학자들의 말에 더 무게가 가고, 소프트웨어적 방법은 아직 근본적 난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임.

값싼, 작은 노력으로 고정밀, 고가의 무기체계들을 무력화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힘들다면, 고정밀 고가 무기체계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다른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고 생각되고, 서로 같은 교란을 한다고 쳐도, 고정밀 고가 무기체계가 주력인 쪽이 전적으로 불리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에 대해서 러시아가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보기 보다는, 씨름 선수가 적을 모래판으로 끌어들여 싸우는 형태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전도 서방이 낚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다 아시는 내용일 수 있으나, 혹시 기본원리도 궁금한 분이 혹시 있을까 해서 조금 적어 보았습니다... 저도 이 분야 전문가는 아니여서, 더 깊은 내용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