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북한군 우크라이나전쟁 참전

북한군의 크루스크 참전 내러티브

진재일 2024. 10. 31. 18:09

내러티브전에서 승리한 미국

 

앞선 두 포스트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선 파견 뉴스 분석(10.19) 북한군 파병에 관한 미국의 공식적 발표 #1(10.24) 에서 뉴스의 근원에 대한 추적과 북한군 파병의 목적 등을 분석하여   뉴스보도와 정부발표의 사실성에 대해 도전한 바 있다. 뉴스의 출처를 시간순으로 우크라니아 Suspilne and Liga (10.13) → 이를 우크라이나 프라우다(Ukrainsk Pravda)가 보도/젤렌스키 언급 ISW 보도 (10.14) 커트캠벨 방한 (10.16)  국정원 발표(10.18) 라고 적시한 바 있다. 

 

뉴스의 전파 도중에 중요한 보도 뉴욕타임즈의 기사 'North Korea, Longing for Battle Experience, Eyes Ukraine'(10.16)가 등장한다. 뉴욕타임즈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를 보도한 기자에 관한 것이다. David E. Sanger라는 사람인데, 이 기자는 CIA의 마우스피스로 알려진 사람이다. '뉴욕타임스'가 북한에 대해 대중을 속인 방법 을 보면 이 사람의 북한관련 거짓보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술이 되어 있다. David Sanger and North Korea Korea Times에서는 1998년 부터의 행적에 대해서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10월 16일자 해당 기사는 David E. Sanger 를 아는 전문가들에게는 적어도 2가지를 암시한다.

  • 이 기사는 거짓이라는 것이다.
  • '북한군 우크라이나전쟁 파병'은 CIA의 내러티브전 Narrative Warfare 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10.18일 국정원 발표 이후, 서방의 미디어는 한국의 국정원 발표를 출처로 보도하였다. 이후, 루터 NATO사무총장이 윤대통령에게 전화로 한국의 대표단 파견을 요청하여, 정부에서는 홍장원 국정원 1차장, 박진영 합참정보본부  정보부장, 유정현 주벨기에 대사 등 정보·군(軍)·외교 고위 관계자로 구성된 대표단이 벨기에 브뤼셀의 NATO NAC에 브리핑을 했다.(10.28) NATO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IP4) 대사를 모두 초청하여, 이 사실을 36개(NATO 32개국+IP4)국에 사실상 통보한 것이다. 지금은 NATO 사무총장도, 지금은 바이든 대통령까지도 이를 사실로 가정하여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로 넘어오면 우크라이나에 반격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모든 언론이 이를 퍼나르고 있다. 즉 어떤 증거도 없이, 북한군의 러시아 참전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내러티브전에서는 미국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내러티브전의 목적

 

그러면 이 구축한 "사실"을 무엇에 사용하려고 한 것일까? 합리성과 상상력의 한계 내에서 몇 가지를 추론해 볼 수 있다.

 

일단 목적은 NATO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젤렌스키는 이미 최초 보도 때(우크라이나 보도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출처)부터 목적을 군사적 지원확대로 설정한 바가 있다. (젤렌스키, 북한이 러시아 전쟁 돕기 위해 군인 파견 비난) 그의 요구는 

  •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동맹 강화에 따라 대응책을 발전,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해 군사 지원 확대
  • 최전선에 더 많은 지원이 필요. 더 큰 장거리 능력, 더 결정적인 보급품을 제공을 넘어선 공격자에게 가하는 압력을 증가.  러시아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강한 압력 행사 등이다.

나아가 젤렌스키는 더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어제(10.30) (Nordic Councile Meeting 에서의 기자회견) 에서,  "나는 지도자들, 많은 다른 지도자들, NATO 등등과 회의를 가졌고, 저는 그들에게 이것은 매우 위험하며 이에 대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몇몇 반응을 들었지만, 충분히 강력하지 않았다." 라고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이 러시아 내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를 키이우에 제공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을 비난했는데, 이는 상황이 악화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라면서, 장거리 무기를 요구하고 있다.  [스톰쉐도우 등의 러시아 본토 공격 사용에 대해서는 지난 달에 노력하였으나,푸틴의 경고와 미국의 반대로 저지된 바 있다. 푸틴은 이 같은 무기는 우크라이나가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무기 제공국의 병력이 와서 운용해야 하는 것으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레드라인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즉 젤렌스키는 ①스톰쉐도우 등 장거리 타격수단의 사용에 대한 요청과 함께, ②NATO에서 장비와 물자만 보내지 말고, 병력을 보내라는 것이다. 즉, 전쟁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스톰쉐도우 등 장거리 타격수단의 러시아 영토 내 공격의 승인은 그 자체로는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목적이 될 수 없다. 결국 ①, ② 모두 러시아에게는 NATO의 참전과 같은 것이 된다. 이것은 이란과의 전쟁을 통해 미국을 참전하게 하려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와 정확히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큰 틀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오니스트에 의해 이끌려가고 있는 것이라는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전선,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의 전선에 이어 이란과의 전선을 열고 있다. 하마스는 1년 넘어 공격하여 물리적으로 완승을 한 것 처럼보이지만, 하마스는 아직도 저항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도부가 몇 차례 암살 등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이스라엘군에게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란과의 도발-대응의 시퀀스는 점차 나선형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하고 있어서 피로도와 전투력의 한계에 봉착하고 있으나, 네타냐후는 미국을 참전시키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8월 초에 행해진 크루스크 역습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시, 필자는 네가지 시나리오(①군사적, 정보심리적 수단 사용 ② 1대1 교환용 협상칩으로 사용 ③ 범용 협상칩 사용 ④ 전술적 활용) 등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이는 NATO를 참전시키기 위한 MI6/CIA의 한 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의 시각이 작전-전략의 수준에서의 사고였다면, 현 시점에서는 좀 더 큰 그림인 확전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크루스크 역습의 목적에 대한 가설 (5:25 부터) 설명

러시아의 반응과 미국의 입장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의 반응이다. 푸틴은 러시아 카잔의 브릭스정상회담 기자회견(10.25)에서 한 기자가 북한군의 이동을 보여주는 위성 이미지에 대해 물었을 때, 푸틴은 "이미지는 심각한 것이다. 이미지가 있다면, 그것은 무언가를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또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맺었으며, 북한은 조약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협정 제4조에는 "당사국 중 한 국가가 어느 국가 또는 여러 국가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다른 당사국은 즉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군사적 지원 및 기타 지원을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으므로, "평양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어떻게 운영할지는 모스크바의 몫이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즉 상당히 중요한 기회에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쟁 파병설에 대해 NCND(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음)로 대응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이것은 우리 일이니까 너희들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즉 북한군의 크루스크 파병을 이용하여 어차피 Escaltion 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알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한 반응이다. 만약에 이것이 중요하다면, 부인 쪽에 신경을 쓸 터인데, 전혀 그렇지 않은 반응이다. 

 

미국방부 대변인은 8월 부터 크루스크 지역에 일부 파병했다는 것과 10000명이 우크라이나에 가깝게 이동 중이라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였고, 오스틴장관과 김용현장관은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한의 파병문제를 둘러싼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는 미국 등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반박하면서, 동시에 북-러간의 군사협력은 양자간의 사항이고 국제법 상 합법적이다라고 했다. 설사 파병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이러라 저러라 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는 철수 요구에 대한 반응이지만, 시점이 미묘하다는 점이 겹쳐 상황인식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외무성 최선희는 모스코바를 방문해서 러 외무장관 라브로프와 전략대화를 가지고 있다. 6월에 맺는 북-러간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의 비준이 이루어진 시점(10.25) 이후에 공식적으로 갖는 회담이므로 별도로 보면, 북-러 간의 대화는 일정대로 이루어지는 것일 뿐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내러티브전의 절정에서 이루어지는 회담이므로 뭔가 마치 딱 맞아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미국의 발표는 잘 들어보면, 북한군이 러시아 극동에서 훈련받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은 '몇 주 내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즉, 엄청난 퍼블리시티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는 참전의 정황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 겨우 한 말은 8월 부터 크루스크 지역에 일부 파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 구체성을 흐리는 정도의 토를 단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NATO의 반응은 매우 격렬하다. 한국의 반응도 격렬하다. 도대체, 북한군의 크루스크 파병이 NATO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그 설명을 듣고 싶으나, 그런 설명은 찾을 수 없다. 

 

미국의 구상에 대한 음모론적 추정

 

여기서 미국의 큰 그림은 무엇인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나아가서 크루스크 혹은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측의 순서를 정하면 북한-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NATO국가-한국-일본-호주 뉴질랜드 일 것이다. NATO국가가 미국보다 지리적 근접성에서는 앞서나 정보수집 수단에서 미국이 압도적이다. 한국은 이 순서에 절대로 낄 수가 없다. 수단과 근접성에서 NATO보다 더 제한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수단은 대북수단과 연해주 일대에 대한 수집수단 또는 정보네트워크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정보력에 대해서 나름 알려져 있는 일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는 수단/접근성 모두 뒤진다. 그런데 북한-러시아-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내러티브전의 대상이 아니다. 결국 미국을 제외하면 NATO국가-IP4의 순이다. 만약, 미국이 주도하는 북한군의 파병에 대해서 내러티브전이 진행 중이라면, 이 내러티브전의 대상은 NATO국가와 한국 등 IP4이다. 우리 정보 대표단이 NATO에서 발표할 때, NATO가 초청한 36개국이다. 

 

미국은 이들 국가를 우크라이나 전선에 갈아넣어려는 의도일지 모른다. 독일은 북한대사를 초치한데 이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위협하고 있다. 프랑스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대포밥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장거리 타격수단을 우크라이나에게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듯하다. 영국은 BBC, Guardian, Financial Times 등으로 미국 못지 않은 언론 플레이는 하고 있으나, 아직 스톰쉐도우 이상의 구체적인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 이 전체의 구상이 CIA와 MI6의 합작이라면, 미국과 같은 입장에 있을 것이다. 폴란드는 한국으로 구매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다. 터키 등의 반응도 중요하나 특별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없다.

 

2022년 9월 가짜 RAND 보고서가 유포되었을 때, 우크라이나전을 기획한 미국의 의도가 다양하게 추측된 적이 있었다. 그 문서는 가짜였을지라도 그 내용은 일말의 진실을 담고 있다. 현재의 내러티브는 모두를 끌고 들어가려는 방향인 것은 분명하다. 스톰쉐도우 든지, 토마호크 든지, F-16조종사이든지 무엇이든지, 지금 잘 못 물리면 큰 탈이 날 수 있다.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