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 비교/미국의 군사력

미군의 무기의 비대한 비용구조

진재일 2024. 11. 17. 22:10

1. 투명성의 부족

 

미국방부의 7번 연속 감사 실패: 의견 거절 미국방부는 2018년 감사를 실시할 법적 의무가 생긴 이후로 한 번도 감사를 통과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역사상 한번도 감사를 통과한 적이 없는 것이다. 감사통과의 목표년도를 2028년으로 잡았다. 즉 트럼프 임기 마지막 11월, 즉 차기 대선 이전까지는 감사통과 목표도 설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다. 국방부의 감사는 독립회계법인에서 실시한다. 올해의 감사에는 미국방부가 들인 비용은 1억 7,800만 달러에 달했고, 약 1,700명의 감사요원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국방부가 감사 실패한 것은 뉴스 헤드라인 처럼 심각한 것이 아닐 수는 있다. 왜냐하면 매우 방대한 조직을 가지고 있고, 별도의 회계시스템들이 존재하므로 데이터베이스의 연결 문제나 기타 정보제공에 한계가 존재하는 부분이 있을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사요원들에게 정보제공에 실패한 곳이 많고, 이 문제가 2028년에 가서야 해결하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은 시스템의 작동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도 없는 것이다. 감사 실패라는 것은 일단 투명성에서 낙제를 받은 것이다. 물론 투명성 확보 실패가 바로 부정부패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부정부패가 발생하여도 발견하기 어렵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Department of Defense Completes Seventh Consecutive Department-Wide Financial Statement Au

The Defense Department released the results of its seventh annual departmentwide financial statement audit, which again resulted in a disclaimer of opinion.

www.defense.gov

 

 

2. 방산업체는 퇴역군인들의 취업천국

 

미군의 부정부패문제는 감사로 밝힐 수 있는 것보다 더 심한 곳에 존재할 수 있다. 미군은 방산업체와 회전문으로 통한다. 미군의 4성장군의 80%가 전역후 방산업체에 취직한다. 4성 장군 이하의 장성, 영관급들도 취업의 문은 열려있다. 현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은 레이시언의 이사회 멤버로 있다가 장관에 임명되었다. 우리 같으면 한화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다가 장관이 된 것이다. 과거 MTU의 비상근 고문으로 있었던 김병관 장관후보는 청문회 등에서 야당 의원으로부터 "무기중개업체의 고문을 맡은 것만으로도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즉, 우리의 기준은 문제가 되는 범법행위 여부에 관계없이, 취업자체가 포괄적으로 부패와 연결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미군의 경우는 퇴역장성들이 확실히 포괄적으로 부패와 연결된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범법행위가 드러나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기준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기준으로보면 매우 부패한 집단인 것이다. 이들이 받는 댓가는 모두 회사의 직간접 비용으로 계산된다. 즉, 장비의 비용구조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3. 로비가 합법인 구조

 

미국의 방산업체 defense contracters 들은 공식적으로 로비를 한다. 상하원 양원에 군사위원회가 있다. 당연히 법률을 제정하고, 예산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권한을 가진 의회에 대한 로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모든 로비는 모두 합법적이다. 이 예산은 군을 위해서 사용하고 국방부에서 집행하는 것이지만, 그 대금은 모두 방산업체로 돌아간다. 따라서 소요군 보다도 더 적극적인 예산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전쟁이 발발하면, 그와 관련된 예산집행에는 거의 방어막이 없이 통과된다. 2024년 9월 30일 기준, 2022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금액은 1830억불에 달한다. 우리돈으로 200조가 훨씬 넘는 금액이다. 이 중 많은 부분이 미국의 방산업체로 들어갔다. 방산업체의 주가가 폭등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의 방산업체는 수출로 인한 매출확대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그냥 퍼담아주는 것이다. 이 둘의 차이는 엄청나다. 우리의 경우, 수출을 위해서 통과해야할 여러가지 경쟁의 난관을 뚫고 수출하는 것인 반면, 미국은 경쟁없이, 그냥 지원하는 것이다. 의사결정구조는 미국무부 → 미국방부 미의회(상하양원) 대통령 서명의 순이고, 돈의 흐름은 미국방부   방산업체이며, 무기의 흐름은 방산업체생산/미국방부 재고 우크라이나 이다. 여기서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구조는 업체로비 → 미의회로 이어진다. 의원들은 로비스트들의 요구대로 그들의 이익에 봉사할 명분만 있으면 언제든지 열심히 일하는 구조이다. 

 

 

 

 

4. 경쟁구조의 상실

 

1990년 냉전이 종식되고 가장 먼저 요구된 것은 평화분담금이었다. 방대한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으니, 군축을 해야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많은 부대의 감축이 일어났다. 그와 함께 진행된 것은 방위산업체의 인수합병(M&A)의 추진이었다. 합병하지 않으면 퇴출시킨다는 미국방부의 강력한 압력으로 많던 회사들이 5개의 주요업체로 사실상 정비되었다. 빅딜 같은 것이었다. 아래의 그림은 1990~2004년 사이의 변화이지만, 현재까지도 사실상 메이저는 5개 회사이다. 경쟁구조가 제거된 것과 다름 없다. 물론 형식상은 완전한 경쟁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물량은 배정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비용구조가 비대하게 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5. 미국의 비싼 인건비

 

산업마다 다른 인건비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획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방위산업은 더욱 그러하다, 일일히 회계장부를 조사하지 않으면 거의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대체지표로 1인당 GNI가 있다. 실질적인 비교에는 구매력지수PPP에 의한 값을 비교해야 하지만, 무기체계의 가격과 비용구조를 위해서는 명목 값이 정확하다. 2024년 시점에서 대략적인(2023년의 자료가 많을 것으로 추정) 1인단 명목 GNI는 미국($86,601), 한국($36,631), 러시아($14,953), 중국($12,969) 등이다. 방위산업에서 인건비가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산업에 비해 자동화/대량생산이 불가한 경우가 많아서,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인건비는 매우 중요한 비용결정요인에 속한다. 만약 미국의 방위산업을 다른 제조업과 같이 외국으로 Offshoring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6. 가성비가 낮을 수 밖에 없는 미국의 무기, 효과적인 것보다는 헛된 정교한 것을 추구한다.

 

이상의 요인들이 합쳐져서 비용구조를 형성한다. 따라서 미국의 무기는 높은 비용에 비해 성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무기는 팔아야 한다. 따라서 방산업체에서 추구하는 것은 고성능을 추구한다. 명품과 같은 개념이다. 일반 덤벨은 쿠팡에서 1~2만원에 살수 있지만, 루이비통 덤벨은 3,440,000원에 살 수 있다. 그 자체로 명품이고 고급스럽지만, 운동효과를 논할 때는 가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

 

 

 

미국의 무기들이 그렇다.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가성비 제품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 아마도 20~30년은 된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미국의 군사기술이나 무기체계를 설명할 때, '효과적인Effective' 대신에 '정교한Sophisticated' 이란 표현을 남발한다. 무기체계가 효과적인데 관심이 줄어든 것이다. 정교함의 집합이 효과적임의 집합에 포함되면, 정교하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정교함의 집합과 효과적임의 집합은 별개의 집합이다. 따라서 정교하면서도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왜 효과적이라는 표현 대신 정교한 이라는 표현이 들어갔을까? 이유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의 무기체계에서는 볼 수 없는 불필요한 성능과 기능이 추가된다. 스텔스가 그중하나이다. 지난 30년간 스텔스를 강조하다 보니, 스텔스에 그야말로 몰빵하였다. F-35가 대표적이다. 워낙 중요한 스텔스를 추구하다 보니, 무장이 제한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탐지기술의 발달로 스텔스기를 탐지해내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F-16 이외에는 일절 논의가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S-400으로 F-35를 쉽게 잡아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러시아 이외에도 중국은 10년전, 터키와 사우디는 5년전 부터 알고 있었다. F-35를 우크라이나에 투입한다면, 록히드 마틴은 파산할 위험이 있다.

 

조단위의 돈이 투입된 애로우2/3, 패트리어트로 구성된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이란의 공격에 쉽게 뚫린 것은 정교함이 효과성과는 관계가 없을 뿐더러, 비싼 것이 싼 것보다 더 못한 경우의 예를 제공하고 있다.

 

 

7. 장기경쟁에서의 패배

 

고 앤드류 마샬(1921-2019)은 42년간(1973-2015) 미국방부의 ONA(Office of Net Assessment)를 이끌면서 국방부의 공무원들이 일상의 업무에 집중하느라 다루지 못하는 장기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분석하여 장관에게 직보하는 업무를 맡아왔었다. 그의 냉전시기의 주임무는 소련과의 장기전략적 경쟁이었다. 그의 생각은 간단했다. 소련과의 장기전략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소련보다 더 경쟁력있는 군사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는 상대를 헛된 곳에 돈을 허비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소련의 방공망이었다. 알레스카를 넘어서 미 본토를 공격하는 폭격기를 개발하려는 시도에 있어서 엔진의 성능에서 불만족이었던 소련은 미국의 폭격기 개발에 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 당시, 미국의 내부적으로는 미국의 폭격기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론자들이 많았지만, 소련이 미국의 폭격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파악한 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그 넓은 영토에 많은 방공망을 설치해야 하는데, 여기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폭격기 개발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소련은 방공망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소련이 실제로 그렇게 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고 방식이다. 장기적인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가 더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결과로 보면, 냉전 이후 미국은 장기적인 경쟁상대가 사라져서, 많은 노력을 허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군비경쟁에서 미국은 러시아에 패배하였고, 중국과의 경쟁에도 이대로 가다가는 패배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은 질보다 양이지만. 미국이 방황하고 있는 사이에 질의 추세를 놀랍게 추격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