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이어 10월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하여 보복공격을 하였다.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섞어서 공격했던 지난 4월과는 달리 이번에는 탄도미사일(극초음속 미사일도 포함한 듯)로 공격하였다. 텔아비브의 모사드 기지와 공군기지 등 3군데를 공격했다는 보도들이다.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 Emad, Qadr 와 극초음속 미사일 Fattah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세한 것은 탄착지점 조사, 잔해분석 등을 통해서 알 수 있겠지만, 정확하게 보도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이다라고 보면 된다. 일단 당사자들의 발표부터 보자.
당사자들의 발표
이번 공격에는 이란에서 발표가 있었고, 이스라엘에서도 발표가 있었으며, 미국의 백악관에서도 안보보좌관이 발표하였다.
1. 이란은 공격의 이유를 밝혔고 이스라엘이 다시 보복공격한다면 더 큰 보복이 있을 것임을 이야기 했다.
2. 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은 미국등 우방과 함께 미사일방어를 통해 몇 발을 제외하고 모두 성공적으로 격퇴했으며,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당연히 보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 백악관에서는 이란의 공격은 다 격퇴했으며, 효과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사이렌소리에 1000만명이 지하로 대피해야했던 자국민들에게 불안을 가라앉히고, 사기를 진작할 목적이 추가된 이스라엘의 과장 발표는 그래도 좀 이해가 되지만, 명색이 세계의 제일 국가라고 하는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이 전세계 시청자들의 면전에 대고 생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말로 구역질이 나온다. 이자가 유대인이다 보니까, 미국을 대변하는 것인지, 이스라엘을 대변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실제 탄착장면을 통한 비교검증
우선 이영상을 한 번 보자. 180발 중 텔아비브로 날아가는 미사일의 탄착장면인데, 전체적으로 한 50~60발 중에서 일부가 보인다. 이중에서 요격하는 것을 몇 발이나 볼 수 있을까? 그렇다. 별로 없다. 요격시도조차 잘 발견하기 힘들다. 일부 보도에는 95%를 요격했다고도 하던데, 좀 과장하면 이스라엘 땅이 10발만 떨어지고 나머지는 다 요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미사일 방어체계의 효과에 대한 주장들
그다음은 월스트리트저널기사이다. 링크()https://www.wsj.com/livecoverage/israel-iran-hezbollah-conflict/card/how-israel-s-air-defense-system-works-Mur7Gv1YmhQc4KE6jYz7는 걸어두지만, 클릭할 필요없이 아래 그림만 보면 된다. 나머지는 전혀 맞지도 않고 의미없는 내용들이다. 아마 이 방산업체의 투자와 관련된 기자가 작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이 커버한 회사의 제품들이 실전에 사용되는 기회가 왔으니, 잔뜩 효과를 선전할 것이라는 당연한 이유를 인정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헷갈린다. 정말 이회사들에 투자할 사람들은 절대로 속지 말기 바란다. NYT, BBC 등 서방언론들도 비슷한 기사이다. 읽어볼 가치가 없어니, 독자들은 시간을 아끼려면 읽지 마시기 바란다.
일단 아이언돔은 탄도미사일과 전혀 무관한 방어체계이다. 주로 카삼로켓이나 박격포 등을 요격하는 체계이다. 이란대통령은 아이언돔은 아이언이 아니고 유리보다 더 약하다고 했다. 탄도미사일에는 더 정확한 표현이다. 탄도미사일에 아이언돔을 갖다대는 것은 말기암 환자에게 일회용밴드를 빨간약을 바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번 공격에 대한 방어에 아이언돔은 전혀 가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사용했다면 이스라엘군이 무능하거나, 다른 수단이 바닥났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나머지 체계들은 전부 미국의 보잉과 레이시온의 작품이다. 이스라엘의 라파엘이 어떤 역할을 한 것인지를 밝히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이스라엘은 이런 것을 개발할 능력, 조직, 자금이 없다. 거의 전부를 미국기술로 보면된다. 그런데 미국의 기술은 믿을 만한가? 이번에는 홍해와 지중해(?)에 미국의 이지스구축함이 2척 정도 대기하여 방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M-3(SM-6?)를 쏘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체계들도 극초음속미사일에는 속수무책이다. 그것은 극초음속미사일/활강체 등은 탄도만 비행하는 것이 아닌 기동(manuver)을 한다. 따라서 미래 계산된 탄도를 따라 비행하는 비행체를 요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사실은 구형 탄도미사일에도 무용지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의심되는 분들은 아래의 Warzone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나름대로 잘 정리되어 있다.
Missile Defense Madness: Myth Of Perfect Patriots, Magic THAAD, And The ICBM Shield
The reliability and capability claims attributed to anti-ballistic missile systems are getting way out of step with reality.
www.twz.com
방어성공 주장들에 대한 냅킨 위의 계산
미사일방어의 과학
우선 미사일 방어라는 것이 극도의 난이도를 보이는 과학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격미사일 자체가 엄청난 ISR과 통합되어야 가능하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에서 발사정보를 전달받았을 것이고, 이란방향으로 자세를 잡고 있는 그린파인레이더에서 탄도를 추적한다. 이란의 미사일이 고고도와 외기권으로 진입하게 되면, 전방에 배치된 미국의 구축함의 이지스체계에서 잡고 있는 추적정보와 통합하여, 예상 탄도를 계산하여 흩어져 있는 요격체계들에게 최적의 요격시점과 요격명령을 자동으로 내린다. 이 모든 것은 미사일방어통합전투체계가 자동으로 계산한다. 그러니까 일단 잘 작동하는 것보다, 그렇지 못할 확률이 훨씬 높은 군사분야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속지 않는다. 가장 높은분야의 지능을 가진사람들에 대해서 미국에서는 로켓과학자(Rocket Scientist)라는 표현을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이 요격미사일과학자들이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방어율의 개념
95%니 90%니 이런 수준의 요격은 하나의 공격미사일에 대한 방어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요격미사일 한발로 공격미사일 한발을 90%~95%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공격미사일에 대해서 몇 발의 요격미사일을 쏘든지 관계없이, 전체 공격미사일 중 요격한 미사일의 비율이 얼마인가를 표현하는 숫자이다. 따라서 주요자산의 방어를 위해서 하나의 공격미사일에 대해서는 요격미사일을 단발 쏘는 것이 아니라, salvo 개념으로 쏜다. 자산이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방어성공률이 높아야 하므로 다량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만약 요격미사일 한 발의 명중률이 60%(엄청 높은 수준임)인 경우, 3발을 쏘면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93.6% 요격할 수 있다. 이 수준의 방어를 위해서는, 이란이 쏘았던 180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540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야 된다. 그런데 요격체계가 대응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간단히 계산을 해보자.
최대발사 가능 요격미사일 수
1. 미국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구축함에는 VLS가 최대 96발체계를 갖춘다. 여기에 모두 SM-3/SM-6를 넣어도, 2척이면 192발이다. 그런데 VLS에는 TLAM(토마호크) 같은 다른 미사일도 같이 들어가므로, 대탄도탄 방어 미사일은 많아야 절반 정도들어간다고 하자. 그러면 전체적으로 많아야 이지스함에서는 최대 100발 정도라고 볼 수 있다. [VLS도 한꺼번에 50발씩 발사할 수 없다. Hot Launch 방식의 발사를 해야하는 SM-3를 MRLS처럼 그런 속도로 물론 발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이같은 계산을 잠시 접어두고 한척에 50발씩, 2척에 100발을 CIWS처럼 드르럭쏜다고 가정하자.]
2. 그다음은 에로우 3와 애로우 2, 데이비즈슬링인데, 이스라엘이 보유한 애로우3와 애로우2는 24개로 알려져있다. 보통 포대운용을 6개의 발사대에 각각 미사일을 4발 하면 24발을 쏠 수 있다. 그런데 24개의 발사대이니까, 전체 96발로 볼 수 있다.
즉 한번에 방어할 수 있는 탄도탄방어용 요격미사일은 합쳐서 200발 미만이다. 왜냐하면 미사일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발사대 당 미사일을 4발 쏘고 나면 재장전의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이 안된다. 이란에서 이스라엘까지 탄도미사일이 날아오는데는 길어야 12분이다. 대응시간을 몇 분 밖에 안되는데, 재장전할 시간은 없다고 보면된다.
요격성공 탄도미사일 숫자
그러니까 이스라엘의 방어체계 전부와 미국 이지스함 2척의 VLS를 모두 비웠다고 해도 200발이므로 180발에 대한 요격 성공은 많아야 100발로 보면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발당 요격성공률 60%의 가정은 너무 심한 가정이다.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이날 이스라엘과 미국이 요격에 성공한 이란의 탄도탄은 많아야 20~30발 일 것이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15% 정도 성공하고 85%는 요격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미국의 고민
방어체계 개선의 기회
무기체계는 대표적으로 실험에 의한 분석이 극히 제한되는 분야이다. 실험에 매우 높은 비용이 소요될 뿐더러, 실험환경을 조성하기 조차 어렵다. 미사일방어에 대한 실험은 태평양 한가운데서 가끔 실시되기는 하지만 10년에 2-3번 정도로 보면 된다. 따라서 베이지언적인 분석이 불가피하다. 실전에서 증명을 하고, 실전을 바탕으로 무기체계를 수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이번에도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레이시언 등은 자료수집과 분석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
이런 노력과 다른 한편으로는 잠재적인 구매자들도 모두 보고 있다. 모든 구매 의사결정은 명중률, 대응시간, 비용 등을 바탕으로 의사결정한다. 명중률을 도저히 알 수 없어서 제조사의 자료들만 보고 가정한 명중률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의사결정을 했다면, 실전을 통해서 명중률과 대응시간 등은 바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요격과 리커(leaker, 방어체계를 뚫고 표적에 도달한 공격미사일을 칭하는 용어)에 데이터는 절대로 공개하면 안된다.
공개를 못하는 이유는 안보적 측면보다, 제조사와의 proprietary 제약조건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미국 무기를 구매하면 나사못 하나 열어도 계약위반으로 아예 손대지도 못하고 쳐다보지도 못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 방사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구매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번의 요격 성공률은 체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높게 쳐줘봐야 SM-3는 10% 미만, 애로우2/3는 20% 정도 일 것이다. 누구도 이런 체계에 수조원씩 투자할 생각이 없을 것이다.
미국은 패트리오트, THAAD, SM-3 등을 팔아야 하는데, 이번 이란의 공격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방어체계의 무능이 사실당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 군비경쟁에서의 패배
이번의 공격에서 미국(이스라엘의 방어체계 등은 전부 미국의 기술이다)은 이란이 개발한 Fattah-1, Fattah-2(극초음속 할강체 포함, 기동력이 더 높아짐)에 대해서는 대응의 엄두조차 못했을 것이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미국이 아직도 하나의 무기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실전에 이미 사용하고 있고, 중국도 실전배치했으며, 심지어 북한도 지난 4월2일 극초음속할강체를 포함한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란이 이번 공격에 실전에 사용한 것이다. 기존 탄도 미사일 방어도 어려운데, 러시아는 그렇다고 해도, 한참 벼르고 있는 중국과 그보다 못한 국가들도 공격무기를 개발해내고 있는 현실은 한마디로 이 분야에서 미국이 수십년 뒤진 것으로 밖에 평가할 수 없다. 패권국 미국이 군사분야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1950년대 스푸트닉의 충격처럼 미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의 혈명인 미국의 앞날이 걱정된다, 우리도 변화하는 세계질서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자강을 중심으로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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