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우크라이나 전쟁 바로 알기

서방과 우크라이나 상대한 러시아의 소모전

진재일 2025. 3. 5. 01:56

소모전의 개념

소모전은 인원, 보급품 및 장비의 지속적인 손실을 통해 적을 지치게 하는 군사 전략이다목표는 적을 무너뜨리거나 전투 의지를 잃게 만드는 것이다. 작동원리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적의 군사 자원을 파괴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초토화, 게릴라전, 인민 전쟁이 포함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사와 군사장비와 같은 자원이 더 많은 쪽이 승리한다. 1812년 나폴레옹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2차 대전 중 과달카날, 스탈린그라드 등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소모전

러시아가 소모전을 시행한 것은 2022년 9월의 수로비킨 라인을 설정한 무렵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협상을 이끌기 위해서 키에프로 들어갔으나, 4월 초 보리스 존슨의 지시에 따라 젤렌스키가 협상을 중단하자, 본격적으로 공격작전을 수행하여, 헤르손, 자파로지아, 돈바스의 해안선을 모두 확보하여, 크림을 보호하게 되면서부터는 작전의 템포가 약간씩 느려지면서 수로비킨 라인으로 후퇴한 뒤, 우크라이나군은 역공격을 펼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역공격을 유도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이 대대적으로 패퇴한 뒤에야 알게되었다.

 

서방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어떤 승리의 기회도 없다고 말해왔으며, 그 중 일부는 지금쯤은 이미 전쟁이 끝났어야 한다고 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느리게 전투가 진행되는 것일까?

 

텔레그램 채널 등에서 전선의  진행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보고를 살펴본 사람이면, 친우크라이나 측도 매우 상세하고 정확하게 보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친러시아측이나 친우크라이나측에서 보고하는 내용은 편향이 거의 없다. 점령지에 대해서 하루나 이틀 정도의 확인 차이가 존재하지만, 고의적이라기보다는 철수하는 측에서 보고의 여유가 없어서 발생하는 보고의 지연 정도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는 USAID 등의 돈으로 운영되는 우크라이나 언론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Deepstate 등, 우크라이나측 텔레그램 채널의 보고에는 최근 돈바스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은 소규모 보병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러시아군은 어떤 지역에서 전체 부대가 전진하지 않는다. 수목라인을 따르거나, 수풀지역으로 몰래 접근할 수 있는 소규모 보병집단을 사용하여, 약점이 있는 곳을 발견한 뒤 다량의 포격이나, 항공폭격으로 공격한다. 현재 러시아는 2023년 우크라이나의 여름공세 이후에 가장 낮은 인원손실을 보이고 있다. 

BBC의 자료

BBC의 외주회사 Mediazona가 말하는 2025년 2월 25일 현재, 확인된 러시아의 총전사자 73,746명(Mediazona는 이 수치에 1/3 정도를 더하여 전사자 추정치를 발표한다.)의 분포를 보면 다음의 그래프와 같다. 작년 8월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체 전사자 추세

전사자의 구성

PMC 전사자 추이

 

죄수 전사자 추이

 

동원병력 전사자 추이

 

 

이를 보면, 전사자의 50% 이상이 2022년 이전에 러시아군의 일원이 아니었다. 사망자의 상당부분이 준군사조직, 신규 모집병과, 죄수들이었다. 이 죄수들은 러우전에서 첫번째 주요전투였던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히 소진되었는데, 바흐무트 전투는 러우전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교전 중 하나에 속한다.

 

이 뜻은 러시아가 가장 낮은 전투력을 가진 부대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차출된 죄수들은 약 3개월 간의 훈련과정을 거쳐 바흐무트로 보내져, 우크라이나의 최정예병사들과 싸웠다는 뜻이다. 즉, 이들 우크라이나의 최정예병사들 대부분은 2022년 가을, 헤르손과 하르키우에서 죄수들에게 낭비되었다. 

 

사용 장비도 구형

참고로 현재 러시아는 아직도 소련제 탱크와 무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러시아는 최고의 병력과 최고의 장비를 보존하고 있으며, 현재까지의 러우전은 소모성 병력과 장비로 치르고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최고의 병사, 최고의 장비를 사용하였고, 그 중 가장 마지막 남은 분량을 쿠르스크로 보내어 몰살을 시키고 있다. 아마 쿠르스크는 군사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작전으로 기록될 것이다.

 

군사력 균형

러우전 시작 전에  러시아군은 95만명의 현역과 200만명의 예비군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러시아는 2022년 약 19만명의 병력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였다. (사실, 초기 침략군은 10만명 미만이라는 보고가 많이 있다. 19만명은 추정치 상한에 속한다.) 이들 대부분은 징집병들이었다. (초기에 징집병들의 손실이 높아지자, 러시아는 계약병제도를 도입한다.) 2022년 가을에 실시한 부분동원은 예비군에서 나왔다.

 

2022년 공격이후 다음 주요 전투는 바흐무트 였고, 이 때는 죄수를 사용했다. 즉, 이 전쟁의 전반부에서 러시아군은 정규현역 인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들은 어디 있을까? 아마도 발트해 연안국가나 다른 NATO국가와의 국경을 방어 중일지도 모른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실제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군과 NATO 후원자들을 상당히 패배시켰다. 

 

우크라이나 군의 현재 상황

최근 포크롭스크 남쪽, 세브첸코와 포보트로이츠게 사이에 잘 구축되어 있고 보급품이 잘 준비되어 있는 요새화된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압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의 방어범위가 너무 확대되었거나, 너무 많은 사상자를 내어서,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우크라이나군 지휘부가 무능하거나, 부패하여 군대를 요구되는 시간 내에 제대로 보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종류의 실수는 2022년에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즉 현재의 우크라이나군의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것이다. 

 

2024년 어느 보고서(찾지 못함)에는 우크라이나군이 200만명 동원했는데, 인구가 2,000만명 수준이었으므로 인구의 10%를 동원한 것으로 이는 매우 중요한 기준선을 넘은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보고서도 추정에 불구하겠지만, 상당한 부분이 사실과 근접한다면, 이는 국가가 붕괴위험에 처한 것이다. 2차 대전 핀란드는 동원률이 12%에 달하자, 관련 인프라를 맡은 인력이 모자라 국가가 운영될 수 없다.

러시아의 전쟁방식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재빨리 승리하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패배했다. 러시아는 1990년 이래 많은 분쟁을 겪었지만 패배한 적은 없다. 그들은 제1차 체첸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 전쟁에서는 승리했다. 거의 모든 갈등은 5년 이상 지속되었고 러시아가 승리했다. 미국은 일찌감치 성공을 거두었지만 적군을 지치게 하지는 못했고, 적군은 비정규전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우크라이나가 병력이 모자라서 위험에 처한 반면, 러시아군은 인원과 장비와 물자의 정예는 아직도 그대로 있다. 러시아인들은 항상 긴 게임을하기 때문에 "전격전"을 물리 쳤고 체스 게임을 좋아한다.

 

유럽은 미국없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고 한다. 지금의 상황은 무기를 줘도 사용할 사람이 없다. 결국 유럽국가들이 십시일반으로 병력을 모아서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혀서 투입할 기세다. 그런데 이들 유럽의 지도부가 현재 러시아의 전투력 상황을 제대로 평가나 하고 있을 까? 플랜 B가 없는 유럽은 성공을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