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추진
러우전의 직접적인 이유는 보호책임이다. 그러나, 더 깊은 이유는 서방이 추진하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000년대 중반 부터 본격화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가입을 추진한 주체는 미국의 부시행정부였다. 2008년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열린 NATO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가입의 문을 열게된다. 당시, 지금보다는 주권이 약간 남아 있었던 독일의 메르켈과 프랑스의 사르코지는 반대의견을 제시했었다. 이들은 러시아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 잘 알고 있었다. 또한 당시 주러미국대사였던 윌리엄 번즈가 러시아의 반대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본국에 알린 것은 유명하다.
입증된 NATO의 성격
NATO는 방어조약이라는 가입국들의 주장과 달리, 창설이래 75년간, 실제로는 방어전쟁을 한 번도 한적이 없다. 그대신 공격전쟁은 매우 많이 했다. 보스니아(1992), 코소보(1999), 아프간(2001), 이라크(2003), 리비아(2011), 파키스탄(2011) 등이 그렇다. 냉전 때는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있었지만,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해체된 이후에는 완전한 공격 조직으로 행동해왔다.
러시아가 받아들이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의 NATO가입의 의미
2008년 부카르스트 정상회담 직후에는 조지아전쟁이 있었다. 이는 일종의 신호탄과 같은 것이었다. NATO가 우크라이나로 확대되면 러시아에는 어떤 위협이 될까? NATO에 의한 세르비아와 리비아의 공격을 러시아는 모두 관찰해왔다. 그리고 NATO가 무엇이고 어떤 위협이 초래한다는 것을 충분히 파악했을 것이다.
유로마이단 쿠데타 이후, 크림합병이후, 돈바스 전쟁이 발발하면서 우크라이나 내에서 크림을 공격하려는 세력은 NATO의 도움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었다. 라브로프 등이 지적했듯이,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한 뒤, 크림을 탈환하려고 하면, 러시아는 NATO와의 전쟁에 직면하게 된다. 이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침공하는 전쟁이지만, 서방의 언론들은 어쨌든 러시아의 책임으로 몰아붙이게 되고, 따라서 NATO가 참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 앞에서의 여러 나라를 붕괴시킨 NATO의 침공전쟁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역사적 맥락
이같은 러시아의 생각이 과도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다. 우크라이나 땅은 러시아 역사상 항상 제국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관문이었다. 수세기 동안 여러번 사례가 있었고, 가장 최근의 사례는 독일의 침공이다. 소위 operation barbarossa이다. 독소전쟁이 러시아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자. 소련은 약 2,800만 명이 사망했다. 이중 러시아인들은 1600-1700만명이고, 그외 소련인이 1100-1200만명에 달한다. 소련보다 인구가 많았던 미국은 50만명이 희생되었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 50만이 2차대전에서 치른 엄청나지만 정의로운 희생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사람들이 2800만명이 희생되었다고 하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라.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될 것이다.
소련은 2차대전에서 생존하면서 하나가 되었다. 그들은 모두 사선을 넘는 동지였던 것이다. 대부분의 서방사람들은 러시아의 희생을 이해하지 못한다. 제대로 배운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이 희생이 워낙 컸기 때문에 푸틴은 대통령으로서 러시아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다.
마이단 쿠데타, 돈바스 전쟁, 민스크 협정, 우크라이나군사력 건설
그리고 2014년 우크라이나에 유로마이단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를 위해 미국은 마이단세력에게 50억 불을 지급했다. 이후 돈바스 전쟁이 발발했고,2014년부터 2022년까지 계속해서 서방은 우크라이나군을 건설하였다. 미국이 직접 군사지원한 액수만 해도 다음의 그래프와 같다. 미국의 기타지원과 유럽의 지원은 훨씬 큰 액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이후 계속해서 NATO는 우크라이나에 장비를 들여오고, 장벽을 건설하며, 방어에 필요한 군사력보다 훨씬 많은 수의 우크라이나군을 건설하는 것을 러시아는 계속해서 지켜보왔다. 따라서 당연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준비해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는 정확한 정보가 없으니까 확실한 것을 알수는 없다.
러우전의 개시의 직접적 원인은 인종청소 행위에 대한 보호책임
러우전(러시아는 특수군사작전이라고 한다. 그리고 양국 어디에도 정식 선전포고가 없었다.)의 직접적인 이유는 우크라이나정부의 러시아계 자국민 인종청소 정책에 대한 보호책임(R2P)이라는 것은 설명한 바 있다.
개전 직전 상황, 우크라이나의 도발
젤렌스키가 2021년 3월 24일 크림과 돈바스에 대한 재정복 명령에 서명한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비해왔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2022년 3월 중순에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대공세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2022년 2월 16일 부터 우크라이나군은 돈바스지역에 엄청난 포격을 한다. 이 포격증가는 10%, 20%가 아니다. 5배, 10배, 20배 30배 증가한 것이다. 당연히 러시아는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에 러시아는 특수군사작전을 위한 절차를 서두른 뒤, 2022년 2월 24일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한다. 당시의 상황을 다시 살펴보면 이날이 ASAP에 해당하는 날임을 알 수 있다.
전쟁의 시작, 내러티브: Unprovoked War
서방에서 주장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획적이고, 도발되지도 않는, 정당하지 않는 전쟁 (Russia’s premeditated, unprovoked, and unjustified war against Ukraine)은 사실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한편 미국무부 싸이트에는 아직도 이 문구가 버젓이 걸려있다. 이같은 주장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다. 그들은 자신이 도발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것이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를 파괴하기 위해 이 전쟁을 기다리고 있었다.
MSC 2022, MSC 2025: 3년 사이에 달라진 분위기
전쟁 며칠 전에 열린 민헨안보협의회 MSC 2022를 보면 매우 들떠 있는 열광적인 모습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같은 광적인 분위기를 보고한 사람들도 있다. 모든 사람이 기대에 가득찬 모습이라고 했다. 전쟁이 임박한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 왜 그리 기쁨과 설레임에 들떠 있을까? 마침내 러시아를 파괴할 기회가 온 것이다. 위의 도표에서 2월 18일은 뮌헨안보회의가 개최되는 날이다. 포격횟수가 최고치를 갱신한 날이다. 이들에게는 축포와 같은 것이다. 물론 그들은 실패했다. 2025년 MSC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도발의 책임
이 전쟁이 누구의 책임인지를 말하려면, 분명히 그 내용을 알아야 한다. 당연히 NATO가 도발한 것이다. 물론, 러시아에게도 SMO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선택이 존재했으며, SMO는 분쟁의 확대(Escalation)으로 가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에게는 분명한 레드라인이 존재했으며, 이를 건넜을 때는 생기는 책임은 건넌사람이 져야 한다. 마이단 쿠데타, NATO의 우크라이나 확대 선언(이것은 단순한 말이 아니다. 주요한 Escalation이다), 돈바스 포격, 계속된 군비증강 등은 분명히 Escalation 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Escaltion 했다.
시작은 미국, 남은 것은 유럽
분명히 부시행정부에서 시작하였다. 독일과 프랑스는 주저했지만, 오바마의 미국은 그사이에 러시아를 위한 십자군 전쟁을 유럽각국에 설득해나갔고, 트럼프 1기 때 약간 주춤했지만, 바이든 때 모든 일을 주도했다. 이제 트럼프의 미국은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유럽은 남아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에서 쫒겨난 젤렌스키가 영국으로 가자 유럽에서는 십시일반으로 그에게 수고비를 주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경박한 서유럽인들은 미련한 러시아인들의 생각의 깊이를 예측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3년전 전쟁의 희망에 도취했던 그들은 3년간 변한 현실을 보면서 서서히 두려움이 자라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쯤 스스로 물어볼 것이다. "도대체 러시아는 어떤 패를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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