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전은 혁신의 연속을 나타내고 있다. 초반에는 재블린, NLAW가 전차를 잡고, 스팅어가 헬기를 잡는 장면이 나오더니, 이제는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 벌써 PGM은 재밍으로 무력화된지 오래되었다. 전장의 진화 속에서 서로 서로 혁신을 하고 있다. 혁신의 경쟁이다. 한편 관료주의의 느린 속도는 진화를 못따라 가고 있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급조폭발물IED를 길가에서 발견하고 MRAP트럭을 배치하는데 2년 걸렸다. 러우전을 보면서 러시아의 전자전 능력에 혀를 내두른 미 육군은 대응책을 내놓았다. 그것은 바로 전자전 백팩이다. 이 소식은 금년 여름에 나왔다.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는데 대한 대응책이다. 드론 조종하는 곳을 탐지하고, 드론을 재밍하고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미 러시아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물론 우크라이나도 따라가고 있다. 러시아는 광섬유 드론을 쓰고 있다. 러시아는 2,500불짜리 드론에 1,000 불짜리 광섬유를 달아서 10km 운용한다. 그런데 이번에 우크라이나에서 반값인 1,800불짜리 광섬유 드론을 만들었다고 한다.
불과 몇년전에는 장난감에 불과했던 드론이 이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결국 가격경쟁력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그런데, 미 육군의 전자전 백팩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재밍 기능은 필요가 없어졌다. 광섬유 드론은 미래의 드론이 아니다. 현재의 드론이다. 미육군의 대응은 아프간에서와 마찬가지로 2년이 걸려서 대응책이 나왔는데, 이미 전장은 광섬유 드론으로 넘어가버렸다. 드론-대드론의 진화가 너무 빨라서 과거의 관료주의로는 대응이 되지 않는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재밍가능한 드론을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미군의 전자전 백팩은 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여단 하나에 보급하는데 1억불 정도 드는 모양이다.
이제는 매복 드론 전술까지 생겨났다. FPV 드론이 건물 꼭대기 등에서 휴면상태로 대기하다가 정찰드론이 표적을 지시하면 그때야 공격한다. FOV에 얼마나 표적을 잘 포착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우크라이나군이 좀 당한 모양이다.
우리는 북한의 무인기 소동으로 대드론 체계에 조단위의 돈을 쏳아붇고 있는데, 그중에 재밍을 잡으려는 것도 있다. 그 체계가 전력화될 무렵이면, 재밍당하는 드론은 지구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서둘러 전력화를 하는 것은 돈을 낭비하는 것일 지 모른다.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제는 전력기획의 분권화가 답이다. 현재의 문제를 즉시 풀 수 있고,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혁신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 체제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