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 비교/미국의 군사력

신임 미국 국방장관 Pete Hegseth와 그의 과제

진재일 2025. 1. 28. 00:15

미국국방장관의 인사청문회 후 인준을 받았다. 상원의 표결결과는 50:50 공화당에서 미치 매코널을 포함한 3명의 이탈표가 발생했다. 결국은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하여 51:50으로 인준을 받았다.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가 99:0으로 인준을 받은 것과 크게 대조된다. 한편 계속 시간을 끌지 않을까 생각했던 DNI 실장 지명자 Tulsi GABBARD의 청문회 일정이 1월 30일로 잡혔다. 생각보다는 민주당이 크게 방해하지 않는 느낌이다. 지금은 트럼프의 기세에 눌린 모습이기도 하다.

 

 

경력

Pete Hegseth는 20년간 해병대에서 근무했고 소령으로 전역했다. 그 후에 FOX에서 방송활동을 했다. 그리고 음주, 문신 등 이런 저런 사생활의 문제가 있었으나, 사실 그것은 이슈가 아니다. 장관의 인사는 트럼프의 여러 인사 중에서도 매우 파격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고위장성 출신도 아니고 전문경영인 출신도 아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그를 지명한 이유는 군개혁 때문이다. 현재 미군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할 적임자로서 지명된 것이다.

 

항상 어떤 장관이든지 처음에는 야심차게 추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현실에 부딫혀서 시들고 말았다. 미국 국방장관 중에서 가장 개혁적인 사람은 로버트 맥나마라였다. 그가 만든 PPBS 같은 체계는 중에 일부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고, 한국도 많은 영향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현실은 베트남전쟁을 일으킨 장관으로 상당한 실패를 보았다. 그리고 그가 만든 혁신적인 시스템은 관료적인 이끼가 묻어서 이제는 미국의 군사력을 병들게 하고 있다.

 

미국방부의 과제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상당하다. 현재 미군의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와의 군비경쟁에서 패배했다는 것이다. 누구도 감히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어서 필자의 이 같은 주장이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 미국의 국방부와 미군은 모두 알고 있다. 숨기고 있을 뿐이다. 미군은 오랜 기간동안 돈을 물쓰듯이 쓰면서도, 도대체 이긴 전쟁이 하나도 없고, 엄청나게 모멸감을 느낄 일이 늘상 벌어지는 데도 누구하나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프간 철수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패배이다. 모욕적인 아프간 철수 시에 많은 군장비를 그대로 두고 왔고, 그와중에 미군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군사적인 능력과 잠재력에 대해 엄청나게 오판을 한 것이다. 이 모든 일에 책임을 지어야 할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4년 장수를 하고 영예롭게(?) 퇴임했다. 아마도 다시 레이시온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는 가장 비난 받을 일을 한 장관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의 과제는 ① DEI, CRT로 무너진 군사문화를 복원하는 일 ② 방위산업 개선 ③ 국방부의 탈관료화 등으로 크게 요약된다. 

  • DEI, CRT로 인해, 능력중심의 군사문화를 해체하여 미군은 사실상 싸울 수 있는 군대가 아니다. 바이든 정부 때, 군에서는 백인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쿼타를 설정하여 대량으로 해고한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진급이 힘들어서 전역을 하기도 하고, 군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었다. 모집 목표보다 미달하는 사태가 모든 군에서 발생했고, 모집이 힘들자 목표를 하향하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한심한 일이 발생했다. 일단은 대통령이 DEI, CRT를 폐지명령을 내렸으므로 이 문제의 정책방향은 신임장관에게 힘들 것이 없지만, 실행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제약사항이 발생한다. Covid-19 백신 거부자들을 다시 받아준다고 했다. 밀린 임금을 주겠다고 했다. 이같은 정책은 백신을 맞으면서 군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에게 엄청난 위화감을 주는 일이다. 따라서, 과거의 문화와 새로운 문화 사이의 마찰을 조정하는 문제가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런 문제는 그가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전투부대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느낌을 알기 때문에 절충점을 잘 찾을 것이다.
  • 미국의 방위산업이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것은 과거에도 지적한 바가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았던 이 문제가 러우전쟁을 통해서 적나라하게 들어난 것이다. 미국의 최첨단 무기도 러시아군에게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목격했고, 이는 논쟁의 수준을 넘어섰다. 당장 우크라이나군에서 수령을 거부하는 정도이다. 즉, 미군이 지난 30여년간 동급이 아닌 군이나 조직들과 대테러전, 대분란전 등 저강도 분쟁을 수행하는 동안,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 등은 극초음속 미사일, 전자전, 드론 등의 능력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러시아는 국방비가 러우전 이전에는 미국의 거의 십분의 1수준이었지만, 그 무기체계의 질과 량의 측면에서 미군과 유럽의 NATO군을 압도하였고, 전쟁수행능력에 있어서도 압도하였다. 그사이 미국의 방위산업은 비경쟁적인 독과점 구조가 정착하였고, 미국의 민간기업이 혁신을 주도하는 것과 반대로 방위산업은 거의 수공업수준으로 전락하였다. 당연히 우수한 인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위험을 지지 않고, 로비 등을 통해 돈만 많이 버는 산업이 되었다. 이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시작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분명한 로드맵을 그려야 개선이 가능하다. 
  • 거대한 관료조직의 슬림화가 필요하다. 미국은 4성장군이 2차대전 때는 7명이었는데, 현재는 44명이다. 이들의 80%는 퇴임후 방위산업체로 간다. 이들은 현역 때에 비해 상상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소위 회전문이다. 그러니 현역에서의 의사결정에서 방위사업체와 척을 질 수 없다. 고스란히 부패구조가 되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직접 연계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원과 하원의 군사위원회 등은 사실상의 대부분의 업무가 방위사업 예산을 책정하는 일인데, 이들과 현역때 부터 연계되어야 한다. 이런 구조는 무능하더라고 정치적인 감각이 있어야 승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당연히 신임 장관이 이들과 쉽게 일을 할 수는 없다. 엄청난 조직적인 저항이 예상된다. 

신임장관에 대한 기대

 

남의 나라 장관에 대해서 기대 운운하는 것이 표면상으로는 우스운 일이지만, 미군의 내부와 외부에서 거는 기대라고도 할 수 있다.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살펴볼 만한 일이다. 일단은 신임 장관의 임명이 미군 전체에게는 매우 신선한 일이다. 만약 군 내부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느끼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희망을 가질 것이다. 과거의 4성장군 출신이나 정치인 장관들은 현상유지가 정책기조가 될 수 있겠지만, 소령 출신은 개혁을 할 수 있는 바탕이 있다. 우선 그가 군에서는 중대장이나 대대참모 등 수준의 대대 단위의 하부조직에만 근무했으므로, 실제 전투원들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그는 청문회에서 전투원들의 관점에서 일을 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당연히 최고위층의 의사결정자로서 하위부대원까지의 영향력은 립서비스 이상은 제한된다. 따라서 장군들을 통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군들은 그가 실패하길 바랄 것이다. 그리고 과거 소위 swamp 사람으로 대체하려 할 것이다. 그의 성공은 실력있는 조력자에 의해서 좌우된다. 

 

그가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성과시스템이다. 성과가 좋지 않은 사람은 제거하겠다는 정책을 시행하면 된다. 다행히 미군에는 성공한 전례가 있다. FDR 대통령 시절 조지 마샬 장군이 그 예다. 2차 대전에 참전했을 때 그는 90일 동안 성과를 보여주거나, 죽거나, 떠나거나 하는 선택을 제시했고, 군에서 성과가 없으면 떠나는 것이 당연한 문화를 만들었다. 그것이 살아서 움직이는 조직이다. 현재 미군에서는 accountability가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따라서 그는 이 문제를 알고 있으며, 아마도 머스크 등의 도움을 받아서 일을 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성공을 정의하면서 ① 전투에서의 승리, ② 전쟁을 빨리 종결하는 것, ③ 불필요한 전쟁에 들어가지 않는 것을 언급했다. 취임사에서 그는 이를 복창하면서, 만약에 전쟁을 해야 한다면, 압도적으로 적에게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직은 과제로 설정하지 않았지만, 해외미군기지의 축소문제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오래되고 무용한 전력에 대한 대체 등의 과제도 필요하다. 이는 군간의 마찰이 예상되는 문제이므로 그의 경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지만, 젊은 패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에의 영향력

 

미국에서 발생하는 것은 좋은 것이든 결국에 나쁜 것이든, 우리 군에는 일단 검토와 관찰대상이 된다.

  • 그가 국방획득 분야에 개혁을 이룬다면 우리도 참고할 것이다. 우리의 방위산업은 세계를 시장으로 하므로 경쟁력을 제고해야할 부담도 느낄 수 있다. 또는 미국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을 모색할 수도 있다. 따라서 면밀히 주시하면서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 
  • 만약 그가 비대한 관료조직을 혁신한다면, 그리고 성과제를 성공적으로 이식한다면, 우리의 국방조직도 단순한 문민화와 같은 외형적인 문제보다도 성과위주로 개혁할 여지가 있다. 특히 만약 4성장군 수를 줄인다면, 우리도 4성장군수를 축소할 공간이 발생한다. 한미연합 때문에 미군의 계급구조와 한국군의 계급구조는 어느 정도 상관성을 둘 수 밖에 없다. 예를 들면 한미연합사 사령관이 3성이 되면 연합사 부사령관도 3성을 배치할 수 있다. 

아직은 신임장관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알 수 없고 그의 성공 확률도 점치기 힘들지만, 엄청나게 파격적인 미국 국방부의 진행상황은 우리의 발전에도 큰 참고가 되므로 앞으로의 전개방향을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