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크루스크 전황 요약

진재일 2024. 12. 4. 01:42

이제 크루스크 공격도 내일이면 4달이다. 지금의 전황은 크게 변하고는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는 진전이 없다. 애시당초 목적이 불분명했던 공격이 러시아의 방어에 의해 금방 진출이 좌절된 이후 이때까지 계속해서 밀리고 있다.

 

전체적인 그림

우크라이나군이 초기에 점령했던 지역의 40%는 이미 러시아가 다시 점령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계속 밀리고 있지만, 내년 1월 20일 이후 협상이 시작되면 이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매달리고 있다. Kursk지역을 우크라이나군이 최대로 점령했을 때, 1,380 ㎢ 였는데, 9월과 11월 사이에 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가 추가로 점령한 면적만 1,600 ㎢ 가 넘는다. 우크라이나는 Kursk 공격으로 큰 댓가를 치른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점령하고 있는 Kursk 지역의 면적은 800 ㎢ 정도이다. 

 

 

전황 요약

아직 정확하게 전황을 보고하는 자료를 찾기는 힘들다. 정확한 전투서열은 아직도 파악 중이다. 초기와 달리 후속해서 투입된 부대와 전투력수준의 상황은 찾기가 어렵다. 일단은 러시아의 TASS통신에서 보도한 우크라이나쪽의 손실만으로 전황 요약을 가름하고, 좀 더 신뢰성 있는 자료와 러시아쪽의 투입과 손실 자료를 확보하면 갱신을 하도록 하겠다.

 

1. 부대 손실: 14개 여단 손실

러시아의 북부전투단이 패퇴시킨 우크라이나의 부대는 다음과 같다. 

  • 기계화여단: 21, 41, 44, 47 여단
  • 중기계화 여단: 17여단
  • 전차여단: 5여단
  • 공중돌격여단: 80, 82, 95 여단
  • 해병여단: 36여단
  • 지역방어여단: 112, 116, 117, 129 여단

2. 인원 및 장비 손실(괄호안의 내용은 필자가 평가한 것이다.)

  • 인원: 36,850명 (완편 여단의 인원이 3,000명 정도라면, 12개 여단이 전멸한 규모에 해당한다. 대체로 위의 부대손실 14개 여단과 합치되는 숫자이다.)
  • 전차: 225대 (차대대 7-8개 대대 규모이다. 통상 전차여단의 경우 3개 전차대대+1개 기계화보병대대로 구성되고, 기계화여단의 경우 1개 전차대대+3개 기보대대로 구성된다. 이 경우 1개의 전차여단과 4~5개의 기계화여단에 해당하는 전차의 손실에 해당한다. 위의 부대손실에서 기계화여단 4개, 중기계화여단 1개, 전차여단 1개의 완전 손실에 합치되는 숫자이다.)
  • IFV: 160대(기계화 여단에는 3개의 기보대대가 있고, 대대당 장갑차가 약 13대라고 하면, 여단에는 약 40대, 4개 기계화여단의 장갑차에 해당한다.)
  • APC: 123대 (부대 구성에 따라 APC와 IFV를 다륵르게 운용하지만, 대체로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약 3개의 여단에 해당한다)
  • 장갑전투차량: 1,202대 (장갑전투차량을 IFV나 APC와 혼동할 수 있지만, 대체로 방탄차량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 경우는 차량화 보병대대에서 운용하거나 기타 부대에서 운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여단당 100대 정도의 차량으로 생각하면 12개 여단의 차량과 합치한다.)
  • 차량: 1,060대 (이 차량들은 지원부대, 전투근무지원부대 등이 이용하는 일반차량으로 생각하면된다. 따라서 이차량의 손실로 전투편성을 직접 추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체로 여단에 수백대 차량을 유지할 수는 없으니까 여단당 100대 정도로 생각하면 14개 여단의 손실과 대체로 합치된다.)
  • 포: 305문(포병대대 당 18문으로 구성되면 17개 대대의 포문수에 해당한다. 여단당 1개 대대를 가정하면, 14개 여단의 규모를 상회한다. 그러나 여기에 박격포도 포함되어 있디만, 17개 대대를 하회한다)
  • MLRS: 40문 (HiMARS 11문, M270 MLRS발사대 6문 포함) 
  • 미사일 발사대: 13대(미사일 종류 불상, ATACMS의 가능성)
  • TEL: 7대(단거리 미사일로 추정, 종류 불상)
  • 전자전체계: 70 세트
  • 대포병 레이더: 13 세트
  • 방공레이더: 4개

자료 평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므로 정확성에 의문이 남아있지만, 대체로 러시아국방부의 보도를 종합하여 작성한 것으로 간주하면 될 것이다. 필자도 자료를 수집하고 있지만, 아무리 러시아 국방부의 일일 전황보고이지만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그와 같은 작업을 통해서 확인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워낙 소모되어서 그 작업은 하지 않고, 일단 언론보도를 secodary data로 활용하는 선에서 정리한다. 이후 다른 매체나 연구기관에서 수집한 보다 신뢰성 있는 자료가 나오면 검토해서 보완하도록 하겠다. 

 

부대손실과 인원/장비의 손실을 전체적으로 비교검토해보면, 대체로 자료가 합치함을 알 수 있다. 전투서열과 TO&E 작업을 해본 사람들은 각국의 군대의 구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만, 북한과 동구권은 서방의 편제와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판단해보면, TASS 통신의 보도 자료(= 러시아 국방부의 자료)의 일관성과 합치성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비록 언론보도 자료이지만 일정수준의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다.

 

형세 판단

4달 동안 14개 여단이 전멸하는 수준의 손실은 사실 매우 큰 손실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같은 손실을 감내하면서 크루스크 전투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손실의 상당부분은 공격 태세를 취했던 초기에 발생한 것이지만, 방어태세를 취하고 있는 현재도 손실율은 상당히 높을 수 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국경내로 돌출부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러시아군의 입장에서는 소위 선호하는 cauldron 가마솥의 형태를 만든 것이다. 즉, 우크라이나군은 포위가 된 형상이다. 바둑으로 따지면 호구에 들어간 모양이다. 이 진형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틸 수 없다. 아직은 가스관이 교차하는 동남부의 수자지역을 우크라이나가 튼튼히 장악하고 있으므로 포위망이 좁혀지지 않아서, 서쪽에서 좁혀오는 러시아군이 급격히 퇴로를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는 현재로는 후퇴가 용이한 상황이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후퇴를 하지 않으면 피해는 늘어날 구조이다.

 

반면, 러시아군은 인원, 장비, 물자 등 군사력의 구성에 약점이 거의 없는 상태이다. 시간이 지나기만 기다리면서 가마솥 입구를 차차 줄이면된다. 그러면 우크라이나군의 측방은 점차 노출되므로 사방에서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수세에 몰리게 된다. 아직은 출구가 넓은 편이므로 크게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점차 조아오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이 상태에서 항공력과 포병으로 우크라이나군을 공격하고 있다. 조금만 더 좁아지면 소위 말하는 artillery pocket이 된다. 그러면 양사방에서 포병으로 공격하고, 항공기로서 폭격하면 우크라이나군은 공격이 불가능해진다. 탈출이 불가능해지면, 포로가 되는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상태는 시간의 문제일 뿐 결과가 바뀌기는 어렵다. 그리고 러시아군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서두르면 손실이 발생한다. 러시아는 자원은 매우 풍족하다. 방산생산력이 뛰어나므로 무기 장비 탄약 물자는 걱정거리가 아니다. 인력이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우크라이나에 비해서 약한 것이 아니다. 인력의 희생에 대한 부담때문이다. 따라서 희생이 따르는 작전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우크라이나의 편이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매우 곤란한 지경에 처해있다. 인력이 모자라고, 무기 장비 물자도 모자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전력 및 에너지 생산 인프라의 거의 대부분을 파괴해버렸다. 올 겨울에는 우크라이나가 추위에 시달릴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겨울은 러시아의 장군이다. General Winter! 시간은 러시아 편이다.

 

전략적 가치

젤렌스키는 ATCAMS와 스톰쉐도우를 사용하여 Kursk에서 전과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계획했던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충 지대 대신, 우리는 러시아 영토의 국경 근처에 완충 지대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Kursk 작전을 극찬하면서, 이 작전 덕분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포로로 잡혀 있던 "상당수"의 우크라이나인을 귀환시키고 국경을 접한 수미와 체르니프 주가 재점령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 자신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듯한 기괴한 논리이다. 수미와 체르니프의 경우는 키에프쪽의 진출선과 함께 2022년 2월-3월에 러시아가 진출했다가 터키에서 진행되는 협상에 선의를 보여주기 위해서 러시아가 철수한 것이다. 이를 격퇴한 것처럼 선전한 것이 우크라이나의 모습이다. 

 

KYIV INDEPENDENT에 따르면 Kirsk에서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인들 중 누구도 왜 여기서 작전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초기의 공세에서 방어로 돌아선 뒤에는 침공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큰 손실을 입었는데, 목표가 불명확한 것이다. 전진도 할 수 없고, 가치도 없는데, 후퇴를 왜 안하는지 알 수 없고, 특히 자신들이 방어했던 돈바스 전선이 붕괴되는 것을 보고 더욱 좌절하고 있다고 한다. Kursk에서는 사람들이 홍보를 위해서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