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의 분쟁 해결책 논의: 분쟁 동결 방안

진재일 2024. 11. 30. 01:29

몇 주전부터 서방에서 분쟁의 동결을 논의하는 기사들이 눈에 띈다. 카말라 헤리스의 선거 캠프에서 흘러나오더니, 정식의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사envoy로 임명된 Kieth Kellog와 관련해서도 흘러나온다. 소위 'Frozen Conflict' 분쟁동결이론을 짚어본다.

 

전제 조건

분쟁을 동결하는 방안은 꿈을 꿀 수는 있어도, 실행을 하려면 분쟁을 동결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분쟁을 동결하는 방법 중의 중요한 전제조건은 분쟁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2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전쟁을 하면서 한번도 러시아를 통제한 적이 있는가? 통제는 커녕 바이든은 푸틴에게 전화 한번 건 적이 없다. 분쟁을 통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 어떤 지렛대가 있어야 하는가? 경제적인 지렛대는 개전 첫달에 다 사용해버렸다. 군사적 지렛대는 지난 2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쉴 새 없이 사용하였다. M1 아브람스 전차, 레오파드전차, 챌린져 전차는 전부 모스코바에 포획되어 전시장 신세로 끝났다. M777, 엑스칼리버, ATACMS, 패트리어트, F-16 등 끝도 없는 게임체인저가 등장했으나 대략 2-3주면 게임오버가 되었다.

 

NATO의 게임플랜

분쟁을 통제할 군사적 지렛대는 처음부터 없었다. NATO는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무너뜨릴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오직 전쟁을 일으켜 경제적으로 붕괴하게 만들어,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을 끌어내리면, 90년대 보리스 옐친과 같은 지도자로 레짐 체인지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오랫동안 준비하여 개전과 함께 사용했던 경제재제라는 지렛대, 2만 5천건이 넘는 지렛대를 사용했는데, 서방이 무너져버렸다. 유럽은 경제가 붕괴상태이다. 처음에 편을 들었던 글로벌리스트들의 꼭둑각시 정부들은 대부분 정권을 잃었다. 이제 자신들이 무너질 차례이다.

 

러시아의 의사

러시아는 당연히 분쟁동결을 반대한다. 왜 반대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더 이상 추진할 수가 없다.

 

① 영토문제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현재 자신의 영토로 선언한 헤르손, 자포로지아, 도네츠크, 루한스크에도 아직 우크라이나 군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여기서 동결해버리면, 자신의 영토를 뺏긴 셈이 된다. 당연히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야 된다.

 

② 외국군 진주문제와 DMZ 방안

그리고 나머지의 우크라이나 영토에 NATO와 미군이 점령하는 경우, 러시아는 통제되지 않는 영토가 된다. 당연히 NATO를 몰아내야 한다. 한국의 DMZ 같은 것을 거론하는데, 이런 방식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625 당시 한국에는 미군이 엄청난 규모로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물론 중공군도 참전해있었다. 전쟁은 사실상 한미(UN군) vs 북중 간의 전쟁이었다. 전쟁은 마지막 3년간은 고지전에 가까운 지연전이었다. 따라서 DMZ안은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NATO군이 없다. NATO군이 간혹 몇 십명단위로 사살되기도 하는데, 그 규모도 작지만, 이를 이용해 NATO와 확전을 유도하는 미끼를 푸틴이 물지 않기 때문에, 확전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DMZ가 생길 수 없다. 누가 DMZ를 관리할 것인가? NATO는 대리전 당사자이니까 러시아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푸틴에게 신뢰를 받는 NATO국가가 있을까? 러시아의 비우호국만 50개국이나 된다. 중국이나, 브라질이나 뭐 이런 나라들이어야 하는데,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협상 파트너가 아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젤렌스키는 임기를 넘긴 대통령이며, 서방에서 용도 폐기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젤렌스키의 장래는 벙커에서 러시아의 Oreshnik에 맞아 죽거나, 자국민들에게 살해당하거나, 서방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자살하거나, 항복하여 재판을 받거나 하는 대안 밖에 없다. 몰룬 재수가 좋으면 도망가서 마이애미 비치의 맨션에서 여생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나, 그전에 죽을 확률이 높다.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병사들을 100만명 이상 손실을 입게하고 나라를 부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고, 영토를 뺏긴 대통령을 가만 둘 수 없을 것이다. 

서방이 젤렌스키를 앞세워 협상을 시도한다면, 협상 후에 즉각 용도폐기해버릴 것이다. 협상이 이루어지는 순간, 우크라이나는 전시 상태가 아니며, 따라서 임기가 끝난 젤렌스키와 국회의원들을 대체하는 투표부터 실시해야 한다. 따라서 그와 맺은 약속은 작성하는 종이 값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서방의 꼭둑각시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책임 질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우크라이나는 협상대상이 되겠지만, 이미 우크라이나는 야당을 모두 패쇄해버렸다. 제1야당 지도자 메드베대프축은 감옥생활하다가 러시아에 망명해있는 상태이다. 

러시아가 협상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사envoy로 임명된 Kieth Kellog

이 사람은 특사의 적임자가 아니다. 바이든이 ATACMS 사용을 승인함으로써 트럼프에게 더 많은 지렛대를 줬다고 한 사람이다.  2년 전에는 우크라이나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치할 방법이 있다고도 말했다. 사실은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무장하게 되는데 역할을 한 바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이 전쟁을 트럼프의 전쟁으로 만들려 하지 않고 바이든의 전쟁으로 낙인찍으려 할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당연히 사람이든 아니면 제안 내용이든 뭐든지 거부할 것이지만, 러시아의 기대치를 낮추는 역할은 수행하게 할 것이라면 충분히 이용가치가 있을 것이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 사람을 트럼프가 임명한 까닭을 이 이상 생각할 수 없다. 트럼프가 되었던 누군가가 되었던 미국인들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개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바뀐 '힘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실현 불가능한 분쟁동결이라는 방안이 거론되는 동안 전쟁은 계속될 것이고, 종전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